“여기 비계가 좀 많네요.”불판 위로 자글자글 피어오르는 연기 너머로 현재의 나직한 목소리고 내려 앉았다.여림이 미처 손을 뻗기도 전, 그는 능숙하게 집게와 가위를 쥐었다. 노릇하게 익은 고기 한 점을 제 앞접시로 조심스레 옮기더니, 비계부분을 깔끔하게 도려냈다.“아, 감사합니다.”“천천히 먹어요.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다정한 어조, 잔뜩 휜 눈매에 묻어나는 익숙한 배려. 누가 봐도 평범한 직장 동료는 아님을 알 수 있는 행동이었다.그 광경을 맞은편에서 흥미진진하게 관찰하던 연우의 입꼬리가 짓궂게 말려 올라갔다.“현재 님 완전 다정하네요? 원래 이렇게 세심해요?”순진한 척 던진 미끼였지만 눈빛엔 호기심이 가득했다. 게다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굳이 옆자리의 윤호를 툭 건드리며 동조를 구했다.“그쵸, 윤호 님.”“네. 그러네요.”어색하게 지은 미소. 달달 박자를 쪼개는 다리.불판 위에서 먹음직스럽게 익어간느 고기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바짝 타들어가는 목구멍 속으로 차가운 생수만 연거푸 털어놓았다. 회사 동료가 다 저런다고?일단 자신은 당장 제 옆에 있는 연우와 저러지 않는다. 같은 남자의 촉이 비상을 외치고 있었다. 살코기만 집어 여림의 그릇에 놔주는 현재의 시선. 절대로 단순한 동료 사이가 아니다.“와, 진짜 맛있다. 윤호 님 왜 안 드세요?”그때, 여림이 생긋 웃으며 불판 위 고기를 슬쩍 그의 쪽으로 밀어주었다. “아, 먹고 있습니다.”거짓말. 물만 마셨으면서.아까부터 물만 마시면서 현재를 째려본 걸 다 알고 있었다. 억지로 고기 한 점을 입으로 밀어넣는 윤호를 보며 물컵을 입가로 가져갔다.그리고 그 찰나.“그런데 두 분 정말 아무 사이 아니에요?”우물우물 큰 쌈을 간신히 삼티 연우가 엉뚱한 표정으로 폭탄을 던졌다.“……켁, 켁!”기도로 물이 넘어가며 격한 기침이 터져 나왔다. 여림은 가슴팍을 쥐어뜯으며 허리를 숙였다. “괜찮아요?”현재가 번개처럼 손을 뻗어 티슈 서너 장을 뽑아 건넸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