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밤은 벚꽃이 떨어진 자리를 채우려 애쓰는 푸른 잎사귀 냄새가 고여 있었다.어느 치킨집의 야외 테이블. 플라스틱 의자가 땅에 부딪혀 삐걱거렸고, 테이블 중앙에 놓인 양념치킨 위로 노란조명이 감성 있게 일렁이던 때.탁. 그 감성에 불을 지핀 건 수진이었다. 뼈를 담는 통에 탁 소리가 나며 치킨 뼈가 떨어졌다. “나부터 말할게.”수진의 시선이 윤호에게로 향했다. 여림은 침을 꿀꺽 삼키며 뺨 한 쪽 넣어놨던 무를 우물우물 씹었다. “난 선배가 너랑 옆 건물 사는 거 네가 알기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어.”“뭐? 너 언제,”여림이 황급히 따지려 들자, 수진은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며 쉿, 소리를 냈다. “최근에 너네 집 놀러갔을 때, 편의점 가다가 마주쳤어.”“근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나 이제 끝. 이제 선배 차례.”수진이 턱짓으로 발언권을 넘기자, 윤호는 갑자기 ‘나?’ 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시선을 굴렸다. 수진은 ‘얼른 말하시죠’ 라는 태도로 턱을 괴며 윤호를 응시했다. 윤호는 차가운 맥주잔을 만지작거리다 낮게 헛기침을 했다. “아, 내가 수진이한테 비밀로 해달라 했어. 여림이 너한텐 내가 먼저 직접 말하고 싶어서.”“자, 비밀 풀렸지? 이제 네 차례야, 홍여림.”“나 뭐?”“설명해. 둘이 왜 같은 차에서 나왔고, 내가 아까 봤던 그 다정한 분위기는 뭐였는지!”수진은 입에서 치킨 살이 다 튀어나오도록 말했다. “야야, 우리가 또 언제 다정, 먹어, 먹어.”여림은 다급히 수진의 입에 닭다리를 넣어주었다. “……”바삭거리는 튀김옷 씹히는 소리가 밤을 갈랐다.그때, 닭다리를 뜯던 수진이 앞접시에 닭다리를 던지듯 내려놓으며 고개를 턱 들었다. “그래서 사귀어, 안 사귀어. 나 지금 남의 연애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 왔는데, 이게 더 궁금한 내가 이해가 안 간다. 그냥 둘이 출연하실래요?”여림은 뜬금없는 소리에 깜짝 놀라 손사래를 쳤다.“아, 오빠. 수진이가 방송국 작가야.”괜히 수진의 어깨를 툭 치며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9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