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너무 놀란 연우의 눈코입은 앞다투어 커다래졌다.꿈인가 싶어 테이블 밑에서 몰래 제 손을 꼬집어 보기도 했다.놀랍게도 현실이었다.지난번 지언이 얘기했을 때, 잠시 상상을 펼친 적은 있었지만 당사자 입으로 직접 들으니 더 현실감이 없었다.“뭐야, 너 사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잘못하고 그러냐?”연우의 고개가 지언에게로 돌아갔다.당장 이 상황을 설명하라는 뜨거운 눈빛을 보냈다.지언은 그런 연우의 눈빛을 단번에 캐치하고 윤호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아, 얘 연애해요. 두 달 됐나? 놀랐죠? 저도 처음에 듣고 경악했어요.”“와, 대박.”확인 사살에 겨우 나온 리액션은 ‘대박’ 뿐이었다.지금 심정을 표현할 하찮은 단어였지만 이것만큼 적나라하게 표현할 단어는 없었다.욕을 할 순 없었으니.“빨리 말해 봐. 무슨 일인데.”지언은 윤호를 툭툭 치며 설명을 재촉했다.“대뜸 어? 여자친구 서운하게 했으면 어떻게 하냐 물어보면 어떡해.”한숨을 내쉬며 말을 고르는 윤호에게 지언은 공백을 주지 않았다.“서운하게 하는 방법도 갖가지잖아. 뭐, 기념일을 까먹었다던가, 데이트 날인데 늦잠을 잤다던가.”지언은 랩을 하듯 쏜살같이 말을 뱉어냈다.하지만 윤호에게 지언은 투명인간과 마찬가지였다.아예 본 체도 하지 않고 연우를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이럴 땐 먼저 연락을 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여자친구가 풀릴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심각하다 못해 사뭇 비장하기까지 했다.찌푸린 미간엔 짙은 고민이 드리워진 것만 같았다.그 모습에 연우는 작게 실소를 터뜨리며 물 한 모금을 넘겼다.“당연히 연락해야죠, 기다리면 끝! 날 수도 있죠.”‘끝’ 이라는 말을 유독 강조하며 연우는 지언이 윤호에게 주었던 너비아니를 집었다.“서운하게 했는데 왜 윤호 님이 기다려요? 얼른 가서 풀어줘야죠. 이건 친구나 연인이나 똑같아요.”너비아니를 한 입 앙 문 볼이 부풀었다.하지만 연우가 너비아니를 가져가든, 뱉어내든 그건 윤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아아……”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23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