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서인은 평소와 같은 시간에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재하는 먼저 식탁에 앉아 있었다.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있었고, 앞에 놓인 커피 위로 옅은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잘 잤어요?” “네.” 서인은 맞은편에 앉아 빵 한 장에 잼을 발랐다. 커피를 마시는 사이 휴대폰에 들어온 메일 몇 통을 확인하고, 평소처럼 답장이 필요한 것만 따로 표시해두었다. 빵을 한입 베어 물다 고개를 들었다. 재하가 보고 있었다. “왜요?” 재하의 시선이 얼굴에 잠깐 더 머물렀다. “멀쩡하네.” “그럼요.” 재하는 별말 없이 다시 커피를 마셨다. 잠시 뒤 서인의 휴대폰이 울렸다. 도윤이었다. [몸은 좀 괜찮으세요?] 어제 접수하지 못했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간단하게 사정을 설명해둔 참이었다. [네. 괜찮아요.] [다행이네요. 법원 일정은 다시 확인해볼게요.] [네. 부탁드릴게요.] 서인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남은 빵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각자의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섰다. *** 점심을 조금 넘긴 시간. 회의를 마치고 대표실로 돌아온 재하는 자리에 앉아 오전부터 검토하던 자료를 다시 열었다. 데스크톱 화면 한쪽에 사내 메신저 알림이 떠 있었다. [대표님, 14시 전략회의 자료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첨부된 파일을 두 장쯤 넘겼을 때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서인이었다. [법원 일정 다시 잡혔어요.] [다음 주 목요일 2시.] 재하는 캘린더를 열었다. 같은 시간에 투자위원회 보고가 잡혀 있었다. 비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 주 목요일 2시 투자위원회 보고 일정 조정 부탁드립니다.] [네, 대표님. 변경 후 공유드리겠습니다.] 재하는 다시 서인의 대화창을 열었다. [시간 비워둘게요.] [네.] 짧은 답장을 확인한 뒤 대화창을 닫았다. 화면에는 조금 전까지 보던 보고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재하는 다음 장을 넘겼다. *** 재하가 집에 들어온 건 밤 11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거실은 비어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