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가 바닥으로 거칠게 나동그라지며 귀를 찢는 듯한 마찰음이 울렸다.거의 패닉에 빠진 한성균은 수화기를 부서져라 움켜쥐고 따져 물었다.“임대 주택이라니? 당신 대체 누구야?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수화기 너머의 상대는 이런 상황에 이골이 난 듯, 남자의 격앙된 물음에도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그는 지극히 사무적인 어조로 대답했다.“한성균 씨, 일단 진정하시고요. 여기는 관할 경찰서입니다. 한 시간 전쯤, 한성균 씨 명의의 임대 주택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저희가 현장에 출동해 확인해 보니, 사망한 지 3일 정도 지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신원 조회 결과, 사망자는 한성균 씨의 전처 되시는 정설아 씨로 확인됐고요. 중요한 건, 이웃들 진술에 따르면 고인 곁에 여섯 살배기 남자아이가 하나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현장엔 아이가 없고 행방도 묘연한 상태입니다.”“혹시 짐작 가는 곳이 있으십니까? 있다면 즉시 알려주시고, 지금 당장 경찰서로 좀 나와주셔야겠습니다. 조사가 필요합니다.”툭.휴대폰이 바닥으로 떨어졌다.한성균은 두 눈이 시뻘겋게 충혈된 채 넋이 나간 얼굴로 집사를 바라보았다.“아저씨, 들었어요? 저 사람... 방금 뭐라고 한 거죠?”집사는 납빛으로 무겁게 굳어버린 얼굴을 한 채, 눈치를 살피며 더듬거리듯 입을 열었다.“대표님, 전 사모님께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쾅.다시 한번 커다란 굉음이 울려 퍼졌다. 이번에는 휴대폰이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한성균의 주먹이 내리꽂히는 소리였다.그의 주먹이 최고급 원목 책상을 거칠게 내리치며 집사의 말을 끊어버렸다.“당장 알아봐요. 지금 당장 가서 도대체 무슨 일이 터진 건지 낱낱이 알아 오라고요!”집사는 화들짝 어깨를 움츠리더니 쫓기듯 허둥지둥 방을 빠져나갔다.그가 문밖으로 나서던 찰나, 마침 낌새를 살피러 올라온 서지윤과 맞닥뜨렸다.그녀는 따뜻한 우유가 담긴 잔을 두 손에 쥔 채, 더없이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김 집사님, 무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