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호는 두 사람의 말이 많다고 생각했는지, 벌써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월남쌈 맛있어!”“만두도 맛있어! 아빠, 사랑해!”정훈은 지민호에게 다가가 뺨에 뽀뽀했다.“착한 아들, 아빠도 아들 사랑해!”송연서는 지민호가 이렇게 행복한 모습을 오래간만에 보았다.이 순간 송연서는 어렴풋이 세 사람이 한 가족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밥을 다 먹고 정훈이 운전해서 송연서와 지민호를 유치원에 데려다주었다.오늘은 가족 운동회라서 지민호가 일부러 두 사람을 모두 불러 함께 가자고 했다.가는 길에 지민호는 신이 나서 쉴 새 없이 떠들었다.“이번엔 나도 엄마 아빠랑 같이 가니까, 누가 나한테 아빠 없다고 놀리나 볼 거야! 흥!”“엄마, 아빠, 새 유치원에는 서진이가 없어서 아무도 민호를 괴롭히지 않아. 민호는 매일매일 정말 행복해.”“이번엔 다른 애들이 아빠가 있다고 부러워할 필요도 없어. 민호에게도 엄청 멋진 아빠가 있으니까!”지민호는 무척 기뻐했다.그런데 송연서는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이 편치 않았다.어린 아들이 너무 일찍 철이 들었다.피아노 학원 제자 자리를 빼앗겼던 일 말고는, 늘 좋은 일만 말하고 힘든 일은 숨겼다.송연서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지민호는 얼마나 많은 억울함을 겪었을까...정훈은 백미러로 송연서와 지민호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눈빛을 보냈다.“슬퍼하지 마. 네가 나를 받아들이든 말든, 나는 평생 민호의 아빠가 되어 줄게!”지민호는 눈이 초승달처럼 휘었다.“좋아, 좋아! 민호는 훈이 아빠가 엄청 좋아. 아빠는 최고의 아빠야!”“말 참 예쁘게 하네. 그럼 상으로 울트라맨 로봇 하나.”정훈이가 선물 상자를 꺼내 지민호에게 쥐여 주었다.지민호는 자기보다 큰 선물 상자를 안고 엉덩이를 흔들며 말했다.“성은이 망극하옵니다!”지민호는 최근에 이가 하나 빠져서 발음이 새어 나왔다.‘성은이 망극하옵니다’라고 했지만, 이가 빠진 발음 탓에 웃기게 들렸다.송연서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며 크게 웃었다.유치원에 도착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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