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씨발. 내 아내 이름 그렇게 부르지 마. 형수라고 불러!”유건이 태겸의 손을 뿌리쳤다. 방금까지 이도의 멱살을 쥐고 있던 남자가 이제는 형의 호칭 하나에 얼굴을 붉혔다. 태겸은 유건보다 먼저 세령을 살폈다. 부엌 식탁에는 식어버린 달걀이 놓여 있었고, 세령의 손목에는 남편을 말리다 생긴 붉은 자국이 남았다.“세령아, 괜찮아?”그 이름은 너무 익숙하게 들려서 오히려 아팠다. 비 오는 밤이면 우산을 세령 쪽으로 기울여주고, 손이 시리다 하면 자기 주머니에 넣어주던 남자. 그가 다시 자신을 부르는 동안에도 남편은 손목의 상처보다 호칭부터 따지고 있었다.“형!”유건의 고함이 거실 천장을 때렸다.“일부러 그러는 거지? 나 보라고, 내 앞에서!”“네가 아내 앞에서 동생 멱살을 잡으니까 부른 거야.”“그럼 형수라고 해야지. 왜 세령아인데?”태겸은 물러서지 않았다.“이름 부르는 게 그렇게 거슬리면, 네가 왜 그 이름을 울리고 있는지부터 생각해.”이도가 구겨진 옷깃을 펴며 휘파람을 불었다.“와, 둘째 형. 호텔에서 들킬 땐 멀쩡하더니 큰형이 이름 한 번 부르니까 사람 잡겠네.”“문이도, 닥쳐!”“나 오늘 몇 번 닥쳐야 해? 형수님, 횟수 세주실래요? 나중에 벌금 청구하게.”세령은 웃지 않았다. 세 남자의 시선이 한꺼번에 자신에게 쏠리자 참아왔던 분노가 뒤늦게 치밀었다. 하나는 거짓말로 시작한 만남을 우연이라 우겼고, 하나는 알고도 방관했다. 나머지 하나는 7년 전 떠난 이유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그녀를 두고 서로의 목소리를 높였다.“셋 다 그만해.”유건이 먼저 다가왔다.“자기야, 형이 먼저 이상하게 굴잖아. 내가 화 안 나게 생겼어?”“이상하게 구는 건 당신이야. 남편 자격은 호텔에 벗어놓고 왔으면서, 이름 부르는 자격은 따져?”유건이 굳자 이도가 옆에서 중얼거렸다.“형수님, 오늘 대사 진짜 살벌하다. 저도 조금 반했는데.”“너도 입 다물어. 네가 그날 전시장 얘기를 왜 이제야 했는지 아직 안 끝났어.”
Last Updated : 2026-09-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