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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빛나게 해줘요: Chapter 11 - Chapte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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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단둘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면 고민 없이 나갔겠지만, 저희 말고도 6명이 더 나오는데, 누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 쉽게 오케이하기란 예하의 성격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성 말고 정해졌다던 분 역시 처음 보는 사람이었고, 촬영 내내 한성과 붙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니, 고민이었다.“이참에 친구 좀 만들어.”“그래, 언니. 한성 오빠랑 우리 말고 친한 사람이 없잖아.”“맞아.”“왜, 나 너희 멤버들이랑 인사해.”억울하다는 듯 외치는 예하의 대답을 모두가 무시했다. 그건 그냥 같은 소속사에 선후배 사이니까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 딱 그 정도였다. 당당하게 대답하는 예하가 웃긴 듯 한성이 참고 있던 웃음을 터트렸다. 갑자기 웃는 한성을 보며 미간을 찌푸린 예하가 뭐냐는 듯 노려봤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을 저은 한성이 웃음을 꾹꾹 눌러 참았다.“무대 말고 다른 프로에서 예하 좀 보고 싶은데.”“나도. 우리 언니 자랑할 거 진짜 많은데, 노래도 잘하지. 요리도 잘하지. 얼마나 매력덩어린데.”갑자기 온갖 칭찬을 하는 멤버들 때문에 부끄러워진 예하의 얼굴이 순식간에 발그레해졌다. 수줍어하며 열이 오른 뺨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던 예하가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히죽이며 지켜보는 한성의 팔을 때렸다.“아, 왜!”“너는 왜 갑자기 와서.”갑자기 맞은 것도 모자라 너 때문이라는 핀잔을 들은 한성이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 지었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괜히 내 핑계 대기는. 예하의 성격을 아는 한성은 속으로 하고 싶은 말을 감춘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에서 얼른 나오라는 듯 손짓하는 매니저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암튼 나 시간 돼서 이만 가본다. 생각해봐. 같이 예능 찍게.”자기 할 일은 끝났다는 미련 없이 일어나 손을 붕붕 흔들며 사라지자 기다렸다는 듯 멤버들이 달려들었다. 그래서 어떡하려고? 할 거야?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부담스럽게 쳐다보는 릴리에게 어색하니 웃어준 예하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준영에게 이틀만 생각해본다고 했는데 벌써 며칠이나 지났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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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분명, 그 선배인데.

“그래서 예하는 결정했대?”“아마 할걸요? 아까 제가 슬쩍 던졌으니까 이제 멤버들이 엄청 찔러댈 거거든요. 걔가 또 착해서 옆에서 찌르면 하는 애라서.”바로 옆 방송국이라 곧바로 계약하러 왔어도 됐지만, 일부러 회사로 걸음을 옮겼다. 아직도 예하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준영에게 귀띔을 받은 상태였다. 슬쩍 던져두면 할 녀석이라 일부러 멤버들이 많은 자리에서 말을 꺼냈다. 아마 제 예상컨대, 제가 나오고서 바로 준영에게 하겠다고 답했을 거다. 훤히 보이는 장면에 키득거리며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올라갈 층을 누르고 닫힘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다. 웃으며 고개를 들었던 한성이 닫히는 순간 지나가는 누군가를 발견하고 얼굴이 어두워졌다.“왜 그래?”“네? 아니….”매니저의 물음에 엘리베이터의 문을 쳐다보다 비친 제 얼굴과 눈이 마주쳤다. 잔뜩 굳은 채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얼른 표정을 풀며 고개를 저으며 조금 전 본 사람을 떠올렸다. 분명, 그 선배인데. 왜 여기 있지. 하고 생각하다가 하긴 배우니까 드라마 미팅을 왔을 수도 있지. 방송국에 예능국만 있는 건 아니니까.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풀린다. 괜한 걱정이라는 듯 고개를 흔든 한성이 조금 전 본 장면을 머릿속에서 지웠다.***오랜만에 듣는 팬들의 커다란 함성과 응원법을 듣고 있으니 드디어 컴백을 하긴 했구나 싶었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촬영할 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공식 응원봉을 흔들며 저희를 응원해주는 팬들을 앞에 두고 있으니 제대로 실감이 들었다.쇼케이스 첫 무대를 끝낸 멤버들이 정해진 자리에 서자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던 스태프가 핸드 마이크를 들고 올라왔다. 직접 색깔을 골라 취향에 맞게 커스텀한 개인 마이크를 가지고 간 멤버들이 아직 환호성 중인 팬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우리 플라워 잘 지냈어요?!”서린의 외침에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함성이 들려왔다.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다며 우는 소리를 내는 팬도 있었고, 잘 지냈다며 정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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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고삐가 제대로 풀렸네.

재빠르게 갈아입은 멤버들부터 지워진 메이크업을 손보고 다음 무대에 맞춰 머리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현재 팬들은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뮤직비디오와 메이킹 영상을 보고 있었다. 두 개의 영상을 합하면 1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5명이 완벽하게 준비를 마치고 다시 무대 뒤로 가서 마이크를 착용해야 했다.“예하야! 옷 다 입었으면 머리 다시 하자.”“네.”“우리는 메이크업부터 만지자.”처음에는 여자들끼리 있다고 해도 가림막 없이 옷을 벗고 갈아입는 게 망설여졌지만, 데뷔 연차가 쌓이고서는 수줍어할 시간이 없었다. 잠깐의 망설임이 무대를 망칠 수도 있었다.1분 전, 준비를 마친 멤버들이 다시 무대 뒤로 달리기 시작했다. 도착한 멤버들이 다시 마이크를 차고 인이어를 끼는 동안 영상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화면이 꺼지고 공연장이 암전된 것을 확인한 스태프들이 올라가라고 손짓했다. 어두컴컴한 무대 위, 멤버들이 다시 올라와 자리 잡는 것을 확인한 스태프가 중앙에 있는 콘솔 쪽에 신호를 줬다. 이어지는 다음 무대의 곡이 흘러나오며 무대에 선 멤버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쳤다.***“들어오는데도 모르고 뭐 하고 있어?”“오늘 쇼케이스 방송해준다길래.”들어올 때부터 웬 괴성이 이렇게 들려오나 했더니 오늘 컴백한다던 블라썸 쇼케이스를 보는 중이었나 보다. 누가 알기나 할까. 인기 배우 민세민이 집에서 블라썸 덕질, 아니 설예하 덕질이나 하고 있다는걸.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사 온 초밥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동훈이 하나씩 꺼내 펼치기 시작했다.“갑자기 왜 온다고 한 거야? 혼자 밥 먹기 싫어서 그랬어?”“응. 회사에서 먹기도 싫고, 어차피 너도 아직 안 먹었을 거 아냐.”“그렇긴 하지.”대화하던 세민이 갑자기 말을 멈췄다.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던 동훈이 헤벌쭉 웃으며 화면에 나오는 예하를 보고 있는 모습에 못 볼 걸 봤다는 얼굴로 피해버렸다. 절대 들켜서는 안 되는 얼굴이었다. 저 모습을 보는 순간 수많은 팬이 떨어져 나갈 거다. 며칠 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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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멤버는 거의 확정됐대요?

오랜만에 마시는 새벽 공기에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쉰 예하가 아직 어둑어둑한 하늘 쳐다봤다. 새벽 4시부터 사녹이라니. 저희야 차를 타고 편하게 이동하니까 괜찮지만, 팬들은 어떻게 방송국까지 오나 싶어서 걱정됐다. 열려있는 밴으로 올라탄 예하가 항상 앉는 자리에 앉으며 준영에게 물었다.“오늘 팬들 많이 왔대요? 새벽 녹화라서 오기 힘들 거 같은데.”“방금 현장에 있는 팬 매니저한테 연락이 왔는데, 신청했던 120명 모두 와 있는 거 같아. 그리고도 혹시나 몰라서 예비로 뽑은 팬들까지 와 있다더라.”“오빠, 우리 폴라로이드 찍어서 오는 팬들한테 주면 안 돼요?”“어, 찬성! 거기에 메시지도 써주면 좋겠다.”틈틈이 찍어뒀던 사진도 있으니 오늘 찍은 거랑 합하면 100장 정도야 어렵지 않았다. 멤버들끼리 30장씩만 찍어도 150장이니까. 예상에도 없던 이벤트를 하고 싶단 말에 준영이 난감한 얼굴을 했다. 오늘은 카메라랑 캠으로 찍을 생각에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안 챙겨와서 더 그랬다.“오늘 말고 내일 하자. 안 챙겨왔어.”“그럼, 오늘은 사인만 해줘도 돼요? 새벽에 나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해주고 싶어요.”포기하지 않는 나현의 부탁에 잠시 고민하던 준영이 종이 정도는 구해보겠다며 마지못해 허락해준다. 예! 만세를 부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나현이 자리에 앉아 항상 가지고 다니는 인형을 끌어안으며 목쿠션을 걸쳤다.“오늘 새벽 사녹하고 나면 바로 생방 하러 가야 하니까 다들 눈 좀 붙여.”“두근거려서 잠 안 와요.”“나도.”예하의 대답에 릴리가 어깨에 고개를 기대며 대꾸했다. 눈은 금방이라도 감길 것 같은데, 나도라고 대답하는 게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준 예하 역시 릴리 쪽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다들 기대에 부풀어 안 잘 줄 알았지만, 오랜만에 새벽에 일어났으니 쏟아지는 잠을 이길 수는 없었다. 어느새 모두 잠이 들었는지 차 안에는 텅 빈 도로를 달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세민에게 속을 털어놓고 난 후 다시는 그날의 일을 꾸지 않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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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우리도 1위 하면 좋겠다. (+팬반응)

정해진 안무를 추면서 본인 파트 때마다 준비해온 제스처를 보이는 멤버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곡의 하이라이트인 예하의 시원한 고음을 마지막으로 노래가 끝나자 타이밍에 맞춰 양쪽에서 폭죽이 펑! 하고 터졌다.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깜짝 놀란 몇몇 멤버들이 화들짝 놀라다가 웃는 팬들과 눈이 마주쳐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방송의 마지막 순서였던 블라썸 멤버들이 무대를 끝낸 후, 숨을 고르는 사이, 무대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던 출연진들이 올라와 무대를 채우기 시작했다. 한가운데에 선 MC들이 1위 후보를 양옆에 세운 채 발표하는 동안 뒤에서는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는 멤버들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예하가 맨 앞에 서 있는 한성을 쳐다봤다.1위 후보라 MC 옆에 선 한성은 떨리는 얼굴로 1위 후보들의 점수판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트로피를 받았지만, 1위 발표 전에는 항상 떨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한성이 속한 그룹은 저희 팀과 마치 바통 터치하듯, 마지막 방송이라 더 떨리는 듯싶었다.“오늘의 1위는!”MC의 외침에 무대 위를 비추고 있던 TV 화면에 칸이 나눠지며 1위 후보 자리에 서 있는 가수들을 비추기 시작했다. MC의 멘트와 함께 화면에 1위 후보의 점수들이 정리되어 뜨기 시작했고, 이윽고 합계 부분의 숫자가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휙휙 움직이던 숫자가 멈추고 1위한 팀의 이름이 크게 화면을 채웠다.“축하합니다. 얼루어의 attack 입니다!”좋아하는 한성의 모습에 예하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같은 식구이자 가족인 팀이 1위를 하자 다른 멤버들도 함께 좋아했다. 트로피와 마이크를 건네받은 한성이 울컥한 듯 울먹거리며 소감을 얘기하기 시작했다.“우리도 다음 주에 1위 하면 좋겠다.”옆에 선 나현이 부러운 듯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할 수 있을 거라며 서린이 어깨를 토닥였다. 1위를 위해 앨범을 내고 컴백하는 건 아니지만, 팀이 1위 하면 그 팬들 역시 대우가 좋아졌다. 저희도 좋긴 했지만, 팬들을 위해서 꼭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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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니까.

무대에 끌려와서 얼결에 노래하게 된 예하는 몰랐지만, 한성이 한 행동은 얼루어 팀의 1위 공약이었다. ‘오늘 컴백한 블라썸 멤버와 함께 앵콜 무대’를 꾸미겠다. 라고 말하는 속뜻에는 저희 노래를 소화 못 하면 평생 놀림감으로 삼아줄 음흉한 속셈도 있었는데 예하가 생각보다 너무나 잘 소화해낸 탓에 제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뭐야, 랩을 왜 이렇게 잘해.”다른 멤버가 노래하는 동안 다가온 한성이 귓가에 작게 툴툴댔다. 아쉬워하는 얼굴을 보니 저를 놀릴 속셈이었던 게 분명했다. 으휴. 고개를 저으며 등을 때려준 예하가 1위 축하한다며 어깨를 토닥였다. 그리고 한성에게 받았던 꽃다발과 들고 있던 마이크를 다시 건네주고 얼른 무대를 내려왔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팬들과 함께할 앵콜 무대에 다른 가수가 오래 있는 것도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던 준영에게 내려오면서 뺀 마이크와 인이어를 건넸다. 마이크 선을 정리해 기다리고 있던 스태프에게 반납하는 준영을 가만히 쳐다봤다. 가자. 앞서는 그의 뒤를 따라 걷던 예하가 슬쩍 질문을 던졌다.“오빠는 알고 있었지?”“응.”“아, 진짜. 뭐야!”그래, 갑자기 끌려갔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은 게 이상했다. 준영 역시 말리러 오기는커녕 흐뭇하게 웃으면서 모든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설마 멤버들도? 제 물음에 대답 없이 웃는 준영을 보며 혼자 당했다는 생각에 기가 막혔다. 얼루어 팀이 인터뷰하며 1위 공약을 말할 때 일부러 예하를 밖으로 불러내 못 보게 했다는 걸 알면 더 놀랄 거다.“와, 진짜. 내가 얼마나 놀랐는데.”“응. 카메라에 아주 잘 찍혔어.”“정말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니까.”날아온 매서운 손에 팔을 맞은 준영이 앓는 소리를 냈다. 대기실로 들어선 예하가 이미 옷을 갈아입고 기다리는 멤버들을 얄밉다는 듯 노려봤다. 손뼉을 치며 잘했다고 소리 지르며 좋아하던 멤버들이 예하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슬그머니 손을 내렸다.“한성 오빠가 말하지 말라고 했어.”“너는 내 동생이야. 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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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내가 이래서 고민했었던 건데.

“이번 앨범 너무 좋아. 활동하는 동안 아프지 말고.”“고마워요. 언니! 또 봐요.”사인한 앨범을 옆에 앉은 서린에게 넘겨주며 팬의 손을 꼭 잡아준 예하가 제 앞으로 자리를 옮긴 새로운 팬과 대화를 나눴다. 예하야, 이거 해주면 안 돼? 안 해주면 울 것 같은 얼굴로 조심스럽게 생화로 만들어진 화관을 내밀었다. 쉽게 상할 수 있는 먹은 것을 제외하고는 이런 가벼운 소품은 받는 게 허용된 만큼 그동안 찾아둔 귀여운 머리띠나 화관을 가지고 오는 팬들이 많았다.“당연히 되죠.”흔쾌히 선물을 받은 예하가 제 머리에 가볍게 얹자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미나가 살짝 만지며 예쁜 위치를 잡아준다. 아래에 앉아있는 팬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예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거 직접 만들었어. 사인하던 예하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진짜요? 너무 잘 만들었는데요?”“각자 좋아한다는 꽃으로 만들어봤어.”“어, 진짜네?”놀란 예하가 머리에 얹었던 화관을 확인하며 놀랐다. 노란 프리지어로 화사하게 꾸며진 화관을 다시 머리 위에 얹은 예하가 환히 웃었다. 진짜 고마워요. 잘 가지고 가서 벽에 걸어둘 거라고, 예쁘게 말린 후 꼭 인증하겠다고 약속해주자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이런 얼굴이 보고 싶어서 앨범을 내고, 팬들을 만나는 거였다. 팬들의 이런 표정을 보면 저 역시 덩달아 행복해졌다. 그래서 더 많이 뭐든 해주고 싶었다.앉아있는 멤버들 뒤를 천천히 돌아다니며 안 움직이는 팬들이 있으면 눈치를 주거나 앨범을 옆으로 옮겨 주며 신호를 주며 틈틈이 시간을 확인했다. 사인회가 끝나면 곧바로 또 라디오 스케줄이 있어서 지체되면 안 됐기에 더욱 민감하게 굴었다. 오랜만에 팬 사인회가 즐거운지 멤버들의 신난 얼굴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준영이 다급하게 다가와 핸드폰을 내미는 미나의 행동에 고개를 돌렸다.“왜 그래.”“오빠 이것 좀 봐봐.”다급한 목소리로 내미는 핸드폰 화면을 본 준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거 뭐야? 미나의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 화면에 뜬 기사 제목을 확인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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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너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마.

「설예하!!」“아, 귀 따가워.”전화를 받자마자 소리를 빽 지르는 한성 때문에 귀가 먹먹해졌다. 한쪽 눈을 찡긋 감으며 짜증 낸 예하가 중얼거리면서 핸드폰을 멀리 떨어뜨린다. 멀리 떨어뜨렸는데도 소리를 지르는 한성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왁왁대는 한성이 조금 잠잠해졌을 때 핸드폰을 귀에 댄 예하가 그를 말렸다.“소리 좀 지르지 마.”「오늘 올라온 기사 봤어?」“조금 전에 오빠가 보여줬어.”「하. 나…」한숨을 푹 쉰 한성이 뭔가 말하려다 잠시 머뭇거렸다. 제가 하자고 꼬드기지만 않았다면 예하가 예능을 하는 일도 없었을 건데. 그렇게 생각하고 미안함에 말을 잇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예하가 먼저 괜찮다고 말해온다.“김한성,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너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마.”「안 할 수가 없네.」시무룩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한성의 얼굴이 상상됐다. 이럴 줄 알았지. 준영이나 한성이나 왜 다들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마지막 결정은 직접 했다. 정말 하기 싫었다면 두 사람이 옆에서 꼬드겼어도 넘어가지 않았을 거다. 괜찮은 예능이 들어온 김에 하겠다고 결정한 건 저였다. 원망할 사람은 찾는다면 나를 원망해야 했다.“선택한 건 나야. 내가 하고 싶어서 했는데 왜 그래.”「사실… 계약서 사인하러 가는 날 방송국에서 봤어.」“… ….”생각지도 못한 한성의 말에 무슨 대답을 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는 이내 답을 내렸다. 말했다고 해도 세민이 예능 때문에 왔을 거라 생각 못했을 거다. 당연히 드라마 때문이라고 생각했겠지. 그래서 한성도 제게 말하지 않았을 거다.“몰랐을 거 아냐. 프로그램 회의실에서 나오는 걸 본 건 아닐 거고.”「응.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지나가는 걸 얼핏 본 거라….」“그래. 그러니까 어떻게 알았겠어. 내가 봤어도 그냥 넘겼을걸?”미안해하는 한성에게 일부러 웃으며 다독였다. 그래서인지 처음 전화했을 때보다 목소리 톤이 높아지는 게 느껴졌다. 미안해하지 마. 계속 그러면 나 화낼 거야. 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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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작발표회 (1)

세민 역시 이런 상황은 처음 겪는 일이라 표정으로 불쾌함이 드러났다. 당시 촬영 장면 분위기가 여주 쪽이 들이대는 상황이 아니라 여러 번 NG가 났다. 그때마다 좋은 건, 신이현이었고 힘든 건 세민이었다. 오죽하면 촬영을 끝내고 감독이 찾아와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스태프들이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솔직히 신이현 나온대서 우리가 나갈 일은 없겠다 싶었는데, 갑자기 스케줄 잡았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데.”“하… 설마 자기 때문에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혹시나 하는 마음에 세민이 묻자 유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몰라도 그 여자라면 그렇게 생각하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세민이 먼저 오케이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그렇게 생각한다’에 내 손목을 걸게.”“악! 끔찍해. 그런 말 하지 마.”듣기 싫다는 듯 귀를 막은 세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예하 때문에 앞뒤 생각 없이 결정하긴 했는데 뒤늦게 걱정이 됐다. 또 얼마나 들이댈까. 관심 없다고 딱 잘라 이야기해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 이게 기회다 싶어서 다가올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제야 촬영 날이 조금 걱정스러워졌다.***사녹 촬영 후, 곧바로 제작발표회장으로 넘어온 예하가 메이크업 수정을 위해 의자에 앉았다. 화려했던 무대 메이크업을 지워내고 오늘 발표회 때 입는 옷의 분위기에 맞춰 단정하게 수정했다. 하나로 묶었던 머리는 풀어서 웨이브를 주고 의상과 어울리는 머리띠를 얹었다. 미리 입고 왔던 연한 노란빛의 민소매 원피스가 무대 위에서 입었던 옷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어때. 마음에 들어?”“언니가 해주는 건 다 마음에 들죠.”방긋 웃으며 하는 말에 미나가 예뻐죽겠다는 듯 뒤에서 살짝 끌어안았다. 현재 다른 멤버들은 음악방송 현장에 있는 탓에 매니저 없이 미나와 단둘이 오게 됐다. 준영도 없는데 세민까지 마주칠 상황에 어떡하면 좋을지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의연해 보여서 다행인가 싶다가도 워낙 티를 내지 않는 성격이라 안심할 수 없었다.“언니, 우리 오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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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작발표회 (2)

그나마 같은 직종이라 몇 번 마주쳤던 탓에 눈에 익은 얼굴이 몇 있었다. 한 명은 아이돌 선배로서 현재는 남자 솔로로 승승장구하는 사람이었고, 다른 한 명은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 여자 아이돌 멤버였다. 예전에 음악방송 대기실에 인사하러 왔을 때 만났던 게 떠올랐다.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낯설긴 했지만, TV에서 자주 봤던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보기 힘든 사람들과 한 공간에 있는 게 신기한 느낌에 두리번거리던 예하가 저를 보고 있던 세민과 허공에서 눈이 마주쳤다. 저와 눈이 마주친 것을 깨달은 세민이 반갑게 미소 짓는다. 그 모습에 고개를 팩 돌려버린 예하가 저를 보고 있던 한성과 눈이 마주쳤다.“최대한 같이 있지 마.”“제발 그러고 싶다.”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가. 사실 데뷔 연차로 보면 여기서 저나 한성은 뒤에서 두세 번째 정도 될 것 같았다. 신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었으니까. 아무리 분야는 달라도 선배가 같이하자고 하면 해야 할 상황에 언제든 봉착할 수 있었다.“보니까 다 선배들인 거 같은데. 같이 하자고 하면 해야지. 어떻게 싫다고 해.”“그건…”“오랜만이에요. 예하 씨.”예고 없이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에 깜짝 놀란 예하가 돌아섰다. 언제 이렇게 가까이 온 건지. 뒤에 바싹 붙어있던 세민이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선배가 먼저 인사를 건네왔는데, 보는 눈이 많아 무시할 수 없었다. 고개를 살짝 숙인 예하도 얼른 인사했다.“…네. 안녕하세요. 선배님.”“우리 만난 게 벌써 2주나 지났네요. 잘 지냈어요? 뮤비 찍은 것도 잘 나와서 좋더라고요. 얘기하고 싶었는데 제가 아직 예하 씨 연락처가 없더라고요.”이건 거의 대놓고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돌려 말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세민의 말에서 의도를 읽은 예하가 어색하게 웃으며 대꾸했다.“찍은 건 감독님이니까요. 제가 전해드릴게요. 민세민 배우님이 잘 나와서 엄청 좋아하셨다고.”연락처 줄 생각 따위 없으니 수작 떨지 말라는 칼 같은 대답에 세민이 피식 웃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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