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한 예하가 경례하듯 손을 관자놀이 옆으로 올리며 대답했다. 얼른 자라. 머리를 비벼 엉망으로 만들어둔 서린이 얼른 쉬라며 대충 손을 흔들어 보이더니 방을 나갔다. 하. 속에 담고 있던 말을 털어놓으니 이제 좀 후련해졌다. 서린에게 제 속마음을 말했으니 다음은 한성이었다. 유일하게 저와 세민이 무슨 관계였는지 아는 사람 중 하나였으니 말이다. 분명 바보 같다는 눈으로 쳐다보겠지. 그렇게 상처받아 놓고 아직도 좋아하는 거냐고 타박할지도 몰랐다. 세민과 엮이게 만들어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하고 밥도 사줬는데, 아무래도 이번엔 제가 밥을 사야 할 것 같았다. *** 벌써 3년째 모델로 활동 중인 커피 광고 촬영이었다. 처음 모델이 됐을 때와 달리 이젠 몸값도 많이 올랐지만, 저를 놓칠 수 없다는 듯 계속해서 연장을 요청했다. 새로 나온 커피를 든 채 카메라를 응시한 세민을 찍으며 하얀 플래시가 정신없이 켜졌다가 꺼졌다. 처음 사진 촬영을 할 땐, 하얀 플래시가 너무 강해 눈을 감아서 여러 번 NG도 났었고, 어떻게든 눈을 안 감기 위해 힘을 잔뜩 주고 부릅떴다가 이상한 표정으로 찍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젠 하도 많은 광고를 찍다 보니 눈을 뜨고 있는 게 편해질 정도로 플래시에 둔감해졌다. 이미지에 맞춰 오랜만에 슈트로 빼입고 깔끔하게 넘겨 포마드 머리를 한 세민이 이번엔 하얀 커피잔을 손가락에 건 채 카메라를 쳐다봤다. 남자치고 가늘게 쭉 뻗은 손가락이 예전에 콤플렉스였지만, 데뷔한 후에 오히려 예쁘다며 좋아해 주는 팬들이 많아져 이젠 장점으로 바뀐 지 오래였다. “네, 됐습니다.
Last Updated : 2026-10-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