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그룹 본사.소식은 금세 퍼졌다.동생을 데리고 이사회에 참석한 신은채가 그 자리에서 지분 양도를 발표했다는 이야기였다.“관장님, 지금 농담하시는 건가요?”오랜 이사인 노현철 이사가 따로 나를 붙잡으며 말했다.“이사님, 저 진심이에요.”나는 서류에 내 이름을 적었다.“오늘부터 신유나 씨가 저를 대신해 회사 의사 결정에 참여할 거예요.”유나는 흥분으로 온몸을 떨면서도 애써 겸손한 표정을 지었다.“언니, 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돼.”나는 서류를 신유나에게 건네면서 건조하게 한마디만 했다.“잘해봐.”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신유나는 드디어 가면을 벗어 던지고 진솔하게 물었다.“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네가 원한 거잖아. 아니야?”나는 차창에 몸을 기댔다.“내 남편, 내 딸, 내 재산까지. 유나야, 네가 이겼어.”“언니, 나는...”“한 가지만 약속해.”나는 신유나의 말을 끊었다.“적어도 내 딸 앞에서는 계속 연기한다고. 걔는 아직 어려. 완전한 가정이 필요해.”저녁에 나는 혼자 서재에서 물건을 정리했다.이때 진영숙 간호사가 들어와서 내 모습을 보더니 눈시울을 붉혔다.“사모님.”“이거 다 처리해 주세요.”나는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가리켰다. 그건 바로 신유나의 범죄 증거였다.“다 태워요.”“그래도 사모님, 이게 있으면 저희가...”“다인이는 엄마가 필요해요.”나는 눈물을 닦았다.“그 사람이 제가 아니더라도 말이죠.”마지막 날 아침, 나는 거의 자리에서 일어날 수조차 없었다.암세포는 이미 온몸으로 퍼져서, 숨을 한 번 쉴 때마다 칼날 위를 구르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이윽고 난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았다.귀신처럼 창백한 얼굴은 놀라울 정도로 야윈 데다가 두 눈두덩은 움푹 꺼져 있었다.“24시간 남았어. 버텨야 해.”나는 거울 속의 나를 보며 스스로 세뇌했다.오늘은 유성진과 신유나의 약혼 파티가 열리는 날이었다.아무래도 두 사람은 더 이상 기다리긴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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