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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مؤلف: 이라이커스
“엄마.”

고개를 숙이자 딸이 내 앞에 서 있었다.

분홍색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꼭 예쁜 공주님 같았다.

“유나 엄마가 알려 주라고 했어요.”

예쁜 외모와 달리 딸의 말투는 마치 낯선 사람에게 말하는 듯 데면데면했다.

“이제 케이크 자른대요.”

“알려 줘서 고마워.”

나는 쪼그리고 앉아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했지만, 딸은 곧바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유나 엄마는 엄마가 분위기 망치지 말고 좀 멀리 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다섯 살 난 내 딸이 다른 여자가 품고 있는 나에 대한 악의를 그대로 전하자, 가슴이 칼에 베이는 듯 아파오기 시작했다.

“다인아.”

나는 나직하게 말했다.

“엄마가 너한테 할 말이...”

“듣기 싫어요!”

내 말을 끊은 딸의 작은 얼굴에는 짜증과 귀찮음이 가득했다.

“엄마는 맨날 유나 엄마 기분만 나쁘게 하잖아요! 엄마 싫어요!”

말을 끝낸 딸은 그대로 몸을 돌려서 신유나에게 달려갔다.

“유나 엄마!”

“참 딱하기도 하지.”

옆에서 누군가 작게 수군거렸다.

“친딸도 친엄마한테 정이 없네.”

“일만 하느라 그렇지. 그러니 신유나가 얼마나 좋겠어? 늘 아이랑 같이 있어 주잖아.”

내 손에 들린 샴페인 잔이 가늘게 떨렸다.

남들의 수군거림 때문이 아니라, 내 딸이 내뱉은 엄마가 싫다는 말 그 한마디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꼬박 열 달을 품고 낳은 내 딸이 나를 싫다고 했다.

나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었지만, 마치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이 모든 장면을 바라보는 제3자처럼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내 남편, 내 딸, 내 가족...

모두 신유나를 중심을 에워싸고 있었고 오히려 내가 불필요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정말 감동적이구나.”

엄마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

“봐라. 다인이 유나를 얼마나 좋아하니? 은채야, 너도 이제 네가 어떤 엄마였는지 좀 돌아봐야 하지 않겠어?”

“그래.”

아빠도 다가오더니 엄마의 말을 거들었다.

“아이의 눈은 가장 솔직한 법이야. 다인이 유나를 선택했다는 건 유나가 너보다 엄마 역할에 더 잘 맞는다는 뜻이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부모님의 눈에 나는 언제나 틀린 사람이었다.

파티가 끝난 뒤 나는 혼자 자리를 떠났다.

물론 내가 떠나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기에 있는 모두가 행복한 예비부부를 둘러싸고 축하하기에 바쁘기 그지없었기에.

집에 돌아온 나는 곧장 서재로 들어가서, 항상 내 곁을 지켜 준 진영숙을 찾았다.

“간호사님,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사모님, 말씀하세요.”

나는 USB 하나를 진영숙에게 건넸다.

“여기에 영상이랑 녹음이 들어 있어요. 내일 아침 8시에 유성진한테 보내 주세요.”

“이건...”

“진실이에요.”

나는 힘없이 웃었다.

“죽은 사람의 마지막 말인데, 그래도 누군가는 들어야 하잖아요.”

나는 편지 몇 통을 더 꺼냈다.

“이건 부모님께 드리고, 이건 다인이에게 주세요. 다인이 성인이 되면 그때 전해주세요.”

“사모님...”

진영숙은 울음을 참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부탁할게요.”

나는 금고를 열어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

“이건 엄마 반지예요. 진짜 그 반지예요. 다인이에게 남겨 주세요. 넘기실 때 엄마가 영원히 사랑한다고 했다고 전해주세요.”

모든 준비를 마친 나는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이제는 정말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창밖에서는 불꽃이 화려하게 터지고 있었다. 아마도 유성진과 신유나의 약혼을 축하하는 불꽃놀이였을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게 내 인생의 마지막 밤을 두 사람의 행복을 축하하는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보내고 있네.’

“이제 몇 시간 남았어. 신은채.”

나는 스스로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조금만 더 버티자.”

내일 진실이 밝혀지게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이미 세상을 떠났을 것이다.

내 목숨을 내걸고 저 사람들이 평생 후회 속에서 살아가게 만드는 것, 이것이 내가 계획한 복수였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이젠 바이.’

그렇게 나는 눈을 스르륵 감았다.

‘남은 평생 동안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너희를 자기 목숨처럼 사랑했던 바보 같은 여자가 있었다는 걸.’

...

오전 6시.

신은채의 심장은 그대로 멈춰버렸다. 진영숙은 침대 곁에 앉아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차가워진 손을 꼭 잡은 채, 한때 그 누구보다 당당했던 심은채가 조용히 누워 있는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 얼굴에는 마치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희미한 미소가 남아 있었다.

오전 8시 정각, 진영숙은 유성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에서 지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장님, 저 진영숙이예요. 사모님이, 사모님이 돌아가셨어요.”

수화기 너머가 한참 동안 조용했다.

[뭐라고요?]

유성진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롭게 변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어젯밤까지만 해도 파티에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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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복수는 내 장례식에서 시작될 거야   제12화

    해 질 무렵, 한 젊은 여자가 묘 앞에 찾아왔다.“누구세요?”유다인이 의아한 눈으로 여자를 바라봤다.“저는 장수연이라고 해요. 췌장암 환자예요.”여자의 눈가가 붉어졌다.“5년 전, 신은채 님의 재단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어요. 그래서 오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려고 왔고요.”“분명히 듣고 계실 거예요.”유다인은 나직하게 말했다.장수연은 꽃다발을 내려놓고 깊이 허리를 숙였다.“신은채 님, 정말 감사드려요.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 있을 수 있었고, 제 아이가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이런 장면은 유다인에게 있어서 너무나 익숙했다.재단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신은채라는 이름을 기억했다.어머니가 목숨으로 바꿔 낸 것은 가족들의 후회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준 것이었다.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자, 유다인은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엄마.”유다인은 마지막으로 묘비를 바라봤다.“엄마가 물었잖아. 우리가 엄마를 기억할까 하고.”“그 질문에 답은 이거야. 매일, 매 순간, 영원히 기억할 거야.”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유다인은 어머니가 남긴 일기장을 펼쳤다.그 일기장은 성인이 되던 해에 받은 일기장이었다.그 안에는 신은채가 임신했을 때부터 유다인이 5살이 될 때까지의 하루하루가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마지막 글은 신은채가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에 쓴 것이었다.[사랑하는 딸 다인아. 오늘 너는 또 유나를 감싸고 돌더라. 그 모습이 엄마는 마음이 정말 아팠지만, 그렇다고 너를 원망하지 않아.][너는 아직 너무 어려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줄 모르잖아.][엄마는 그저 언젠가 네가 자라서 모든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엄마는 한 번도 너를 원망한 적이 없었어.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지 않을 거야.][너를 사랑하는 것이 엄마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었으니까.]일기장 마지막 장에는 흘려 쓴 글씨로 한 줄이 남아 있었다.[다음 생이 있다면, 엄마는 또

  • 내 복수는 내 장례식에서 시작될 거야   제11화

    신은채가 사망하고 난 20년 뒤, 유다인은 갤러리의 통유리창 앞에 서서 번화한 뉴욕 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어머니의 미모를 물려받았고, 타고난 사업 감각까지 물려받았다.만 25살의 유다인은 미술계에서 주목하기 시작한 루키였다.“관장님, 인터뷰 시간이에요.”비서가 일러주었다.타임지와의 단독 인터뷰였다.테마는 어머니인 신은채의 바통을 이어받은 딸의 예술 제국이었다.“유다인 관장님, 많은 분들이 어머님과 많이 닮았다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기자가 묻자 유다인은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저는 영원히 어머니처럼 될 수는 없어요.”“왜 그렇게 말씀하시죠?”“어머니는 29년이라는 시간으로 모든 사람에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치셨죠. 그런데 저는 성인이 지나서야 비로소 후회가 무엇인지 알았거든요.”기자는 이 집안의 과거를 잘 알고 있는 듯 더는 묻지 않았다.인터뷰가 끝난 뒤 유다인은 차를 몰고 묘지로 향했다.오늘은 신은채의 기일이었다.유다인은 해마다 이날이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았다.묘 앞에는 이미 꽃이 가득 놓여 있었다.유성진이 보낸 꽃도 있었고, 신은채가 생전에 알던 친구들이 보낸 꽃도 있었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보내온 꽃도 있었다.그동안 신은채가 만든 자선 재단은 수많은 암 환자를 도왔다.그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한 송이 꽃을 들고 이곳을 찾아와서 감사의 말을 남기곤 했다.“안녕, 엄마!”유다인은 해마다 그랬듯이 묘비 앞에 앉아 담담하게 인사했다.“나 또 왔어!”마치 대답하는 것처럼 바람이 묘지를 스쳐 지나갔다.“우리 갤러리 올해 매출이 400억이야!”유다인이 나직하게 말했다.“엄마는 분명 자랑스러워할 거야. 엄마가 일기에 적었던 거 기억하거든. 갤러리가 뉴욕에서 제일 좋은 곳이 되길 바란다고 했잖아. 지금 그렇게 됐어.”유다인은 잠시 말을 멈췄다.“아빠는 여전히 그대로야. 그 일이 있은 뒤로 다시는 연애를 하지 않았어. 엄마를 한 번 아프게 했으니 다시는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 내 복수는 내 장례식에서 시작될 거야   제10화

    한 달 뒤, 유성진은 매일 신은채의 묘 앞에 와서 한동안 앉아 있었다. 유다인도 함께 데려갔지만 어린 딸은 늘 내키지 않아 했다.“아빠, 우리 여기는 왜 오는 거예요?”곧 유다인이 작은 돌멩이를 발끝으로 툭 차면서 물었다.“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여기 있으니까.”“그래도 나랑 안 놀아 줬잖아요.”유다인은 입을 삐죽였다.“유나 엄마가 그랬어요.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은 계속 곁에 있어 주는 거라고요.”그 말에 유성진의 마음은 또 한 번 무너져 내렸다.고작 5살짜리인 이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몰랐다.계속 곁에 있어 줬던 사람은 사실 거짓말쟁이였고, 같이 놀아 주지 않았던 사람은 실제로는 목숨을 걸고 자신을 사랑했던 엄마였다는 사실을 설명하기가 힘들었다.결국 신유나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법정에서도 여전히 모든 일이 신은채가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꾸민 것이라며 변명했다.하지만 증거는 차고 넘쳤기에 그 누구도 신유나의 말을 믿지 않았다.신은채의 부모는 집을 처분하고 플로리다로 이주했다.뉴욕의 모든 것이 세상을 떠난 딸을 떠올리게 한다고 하면서.떠나기 전에, 윤미경은 신은채의 묘 앞에 한참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다.“다음 생이 있다면...”윤미경은 목이 메어서 말했다.“엄마는 꼭 너만 사랑할게.”갤러리는 신은채의 유언에 따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됐다.전시가 열리는 날, 미술관에서는 특별히 신은채 추모전을 마련해서 생전에 고인이 소장했던 작품들을 전시했다.그중에서도 유독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그림이 한 점 있었다.신은채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어린 여자아이가 바닷가를 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림 뒷면에는 작은 글씨로 한 줄이 적혀 있었다. 바로 유다인이 태어난 다음 해였다.[내 딸 다인아, 엄마는 영원히 너를 사랑해. 2019년.]5년 뒤, 10살이 된 유다인은 사진첩을 넘기다가 문득 유성진에게 물었다.“아빠, 나랑 엄마가 같이 찍은 사진은 왜 이렇게 적어?”유성진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그건 엄마가

  • 내 복수는 내 장례식에서 시작될 거야   제9화

    신유나가 끌려간 뒤, 저택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그리고 신은채의 시신 곁에 앉은 유성진은 넋을 잃은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다.휴대폰이 끊임없이 울렸다. 이사회 사람들, 사업 파트너들, 기자들까지 모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있었다.하지만 유성진은 그 누구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사장님.”진영숙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장례업체에서 왔어요.”유성진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안 돼요! 데려가지 마세요!”하지만 유성진도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신은채는 이미 떠났다. 영원히 자신의 곁에서 떠나 버렸다.아래층에서는 신은채의 부모가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었다.서류 하나, 녹음 1분 1초가 모두 비수가 되어 두 사람의 가슴을 할퀴었다.“이 날짜...”윤미경이 의료 서류 하나를 가리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작년 크리스마스에 은채가 이미 암 진단을 받았어요.”“그런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신정호의 목소리는 어느새 10년은 늙어 버린 듯했다.이때 진영숙이 다가왔다.“그날 신유나 씨가 갑자기 아파서 두 분이 병원에 계셨거든요. 사모님은 두 분께 폐를 끼치고 싶지 않으셨던 거예요.”윤미경은 얼굴을 감싸 쥔 채 통곡했다.“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죠? 우리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그때 유성진의 변호사인 장현수 변호사가 도착해서 더욱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사모님께서 3일 전에 유언장을 수정하셨어요.”장현수 변호사가 서류를 펼쳤다.“모든 재산을 신유나 씨에게 넘겼어요. 다만...”“다만 뭐죠?”“이 양도에는 특별 조항이 있어요. 양도를 받는 사람이 범죄에 연루될 경우, 모든 재산은 자동으로 신은채 자선 재단에 귀속된다고요.”유성진이 멍하니 굳었다.“자선 재단이라고요?”“네. 암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재단이에요.”장현수 변호사가 잠시 말을 멈췄다.“다시 말해서 신유나 씨는 아무것도 얻지 못해요.”신은채는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자신의 목숨을 걸고 판을 짜

  • 내 복수는 내 장례식에서 시작될 거야   제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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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복수는 내 장례식에서 시작될 거야   제7화

    차 안에서도 윤미경은 계속 신은채에게 전화를 걸었다.“여전히 핸드폰이 꺼져 있어요.”윤미경은 초조한 얼굴로 남편을 바라봤다.“은채가 이렇게 오래 전화를 안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일단 진정해. 내가 성진이한테 전화해 볼게.”신정호가 운전대를 잡은 채 말했다.몇 번이나 신호음이 울린 뒤에야 겨우 전화가 연결됐다.[장인어른이 무슨 일로 연락하셨어요?]유성진의 목소리는 어딘가 이상했다. 뭔가 지친 듯한 조용한 목소리였다.“성진아, 은채는 지금 집에 있니?”신정호가 다급하게 물었다.“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찾을 수가 없어. 변호사한테 들었는데 은채가 가진 재산을 전부 유나에게 넘겼다더구나. 혹시 은채가...”수화기 너머에서 잠시 동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장인어른, 장모님... 두 분 지금 어디세요?]“지금 너희 집으로 가는 중이야.”윤미경이 남편에게서 전화기를 빼앗아 들었다.“성진아, 은채가 지금 집에 있는 거니? 은채는 괜찮아?”[두 분 빨리 오세요.]유성진의 목소리가 더욱 낮아졌다.“대체 무슨 일이야?”윤미경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은채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말 좀 해 봐!”[장모님, 오시면 아실 거예요. 운전 조심해서 오세요.]그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다.윤미경은 자신의 남편을 바라보더니 두 사람의 얼굴은 동시에 굳어졌다.“빨리 가요!”윤미경이 다급하게 재촉했다.“분명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우리 딸이...”20분 뒤, 두 사람의 차가 유성진과 신은채 집 앞에 멈췄다.대문은 이상하리만큼 활짝 열려 있었고, 정원에는 검은색 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그건 다름 아닌 장의차였다.“아...”윤미경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설마...”두 사람은 휘청거리며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거실에는 눈이 퉁퉁 부운 채 신유나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그리고 유성진은 창가에 서서 등을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은채는 어디 있어?”윤미경의 목소리가 떨렸다.“내 딸은 어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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