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한 젊은 여자가 묘 앞에 찾아왔다.“누구세요?”유다인이 의아한 눈으로 여자를 바라봤다.“저는 장수연이라고 해요. 췌장암 환자예요.”여자의 눈가가 붉어졌다.“5년 전, 신은채 님의 재단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어요. 그래서 오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려고 왔고요.”“분명히 듣고 계실 거예요.”유다인은 나직하게 말했다.장수연은 꽃다발을 내려놓고 깊이 허리를 숙였다.“신은채 님, 정말 감사드려요.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 있을 수 있었고, 제 아이가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이런 장면은 유다인에게 있어서 너무나 익숙했다.재단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신은채라는 이름을 기억했다.어머니가 목숨으로 바꿔 낸 것은 가족들의 후회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준 것이었다.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자, 유다인은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엄마.”유다인은 마지막으로 묘비를 바라봤다.“엄마가 물었잖아. 우리가 엄마를 기억할까 하고.”“그 질문에 답은 이거야. 매일, 매 순간, 영원히 기억할 거야.”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유다인은 어머니가 남긴 일기장을 펼쳤다.그 일기장은 성인이 되던 해에 받은 일기장이었다.그 안에는 신은채가 임신했을 때부터 유다인이 5살이 될 때까지의 하루하루가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마지막 글은 신은채가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에 쓴 것이었다.[사랑하는 딸 다인아. 오늘 너는 또 유나를 감싸고 돌더라. 그 모습이 엄마는 마음이 정말 아팠지만, 그렇다고 너를 원망하지 않아.][너는 아직 너무 어려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줄 모르잖아.][엄마는 그저 언젠가 네가 자라서 모든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엄마는 한 번도 너를 원망한 적이 없었어.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지 않을 거야.][너를 사랑하는 것이 엄마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었으니까.]일기장 마지막 장에는 흘려 쓴 글씨로 한 줄이 남아 있었다.[다음 생이 있다면, 엄마는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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