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남동, 태성그룹 회장 저택.수백 개의 샹들리에 조명이 대리석 바닥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오늘은 태성그룹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가족 연회가 열리는 날이었다.정·재계 인사들이 오가는 바깥 연회장과 달리, 저택 안쪽에 마련된 가족 식사 자리에는 태성그룹 직계 가족들만 모여 있었다."할아버지, 이번에 뉴욕 경매에서 낙찰받은 시계예요."태성그룹 장손 강준혁이 검은색 상자를 내밀었다."전 세계에 열 점밖에 없는 모델이라는데,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바로 샀어요.""어머, 역시 장손은 다르네.""가격이 3억이 넘는다던데?"가족들의 감탄이 이어졌다.그 옆에서는 둘째 손녀가 유명 화가의 작품을, 막내아들은 수천만 원짜리 와인을 선물로 내놓았다.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단 한 사람만 제외하면.긴 테이블 끝자리에 앉아 있던 서윤아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앞에 놓인 와인잔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남편 강태욱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태성그룹 회장의 둘째 손자이자 태성호텔 대표.그리고 서윤아와 결혼한 지 정확히 3년이 된 남자였다."윤아야."맞은편에 앉아 있던 시어머니 최미란이 눈살을 찌푸렸다."태욱이는?""회사에 일이 있다고 했어요.""오늘 같은 날에도?"그녀의 목소리에 노골적인 불만이 묻어났다.그때 옆에 있던 강태욱의 사촌 여동생이 피식 웃었다."회사가 아니라 다른 데 간 거 아니에요?"윤아의 손끝이 순간 굳었다."무슨 뜻이야?""언니는 아직 모르나 봐요?"강세라는 휴대전화를 꺼내 테이블 위에 툭 올려놓았다.화면에는 사진 한 장이 떠 있었다.호텔 로비.검은 정장을 입은 강태욱과 한 여자가 함께 서 있었다.여자는 태욱의 팔을 자연스럽게 붙잡고 있었다.윤아도 아는 얼굴이었다.한지수.강태욱의 첫사랑.그리고 두 달 전 미국에서 돌아온 여자였다."세라야!"최미란이 다급하게 소리쳤다.하지만 이미 늦었다.가족들의 시선이 일제히 윤아에게 향했다."저게 뭐야?""태욱이 옆에 있는 여자, 한지수 아니야?""둘이 예
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