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대학병원 응급센터에는 소문이 빨리 돌았다.정확히 말하면, 소문이라기보다 피로에 절은 사람들이 버티기 위해 주고받는 짧은 말들이었다. 누가 밤새 심정지 환자를 살렸는지, 어느 보호자가 울다 쓰러졌는지, 어느 교수의 호출이 또 늦었는지, 어느 전공의가 컵라면에 물을 부어놓고 세 시간 뒤에 발견했는지. 응급실 사람들은 사소한 일도 금방 알았다. 좁은 공간에서 너무 많은 죽음과 너무 많은 생존을 함께 견디다 보면, 서로의 숨소리까지 기억하게 된다.그날 아침의 소문은 하나였다.도화준 선생님이 이상하다.처음에는 사고 후유증이라는 말이 붙었다. 그럴 만했다. 밤새 교통사고로 실려왔고, 흉부 수술까지 받았다. 기억이 흐려지고 말투가 어긋나는 것쯤은 충분히 있을 수 있었다.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에 앉아 응급실을 돌아다닌 건 문제였지만, 그것도 사고 직후 혼란이라고 설명하려면 못 할 건 없었다.그런데 두 번째 말이 붙었다.심정지를 맞혔다.그 말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진짜로 3분이라고 했다면서요?”간호사 스테이션 뒤쪽에서 누군가 낮게 물었다.“나도 들은 건 아니고, 태겸 선생님 표정이 장난 아니었대요.”“심근경색 환자요?”“네. 모니터 붙이기도 전에.”“말이 돼요?”“그러니까 소문이죠.”사람들은 웃으면서 말했지만, 웃음 끝은 가볍지 않았다. 응급실에서 이상한 일은 많다. 죽을 것 같은 사람이 살아나고, 멀쩡해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무너진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경험으로 위험을 먼저 느끼기도 한다. 피부색, 호흡, 말투, 눈빛, 식은땀. 그런 것들이 합쳐지면, 때로는 검사보다 먼저 몸이 반응한다.하지만 도화준은 그 환자를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멀리서 말했다.3분. 그리고 3분 뒤, 환자는 심정지에 빠졌다.민영은 스테이션 한쪽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차트를 보는 척했지만 귀는 이미 그쪽으로 가 있었다. 누군가가 더 말하려는 순간, 그녀는 조용히 펜을 내려놓았다.“소문으로 환자 얘기하지 마세요.”목소리는
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6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