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시아! 청소부 주제에 내 남편 이름을 왜 써 놨어?”백세나가 찢어진 메모를 흔들었다. 윤시아, 아니 한서리는 당장 그 종이를 삼켜 버리고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강태오 이름까지 먹었다간 체할 게 뻔했다.서리는 반쪽짜리 종이를 슬쩍 쳐다봤다. 이름 하나에 저 난리라니. 세나가 만약 자기가 전처라는 걸 알면 저택 기둥을 뽑아 들고 달려들지도 몰랐다. 상상만 해도 무서웠다. 아니, 조금 재미있기도 했다.“제가 대표님 이름 적었다고 벌금 내나요?”“내 남편이잖아!”“아, 그렇죠. 제 남편은 없고 사모님 남편은 있으니까요. 호적 검사 끝났습니까?”“입 닥쳐! 뭐라고 써 놨는지 말해!”세나가 종이 반쪽을 강태오 코앞에 들이밀었다. 태오는 소파 등받이에 기대 앉더니 웃음을 삼켰다.“자기야, 직원 이름표 검사라도 해?”“당신 이름이잖아! 이년이 당신 이름을 적어 놨다고!”“내 이름이 뭐, 금지어야?”“둘이 아주 쌍으로 지랄하네!”서리는 주머니에서 남은 메모 반쪽을 꺼냈다.[강태오님 와인 금지.]세나가 코웃음을 쳤다.“뭐야? 우리 남편 술 마시는 것까지 네가 관리해?”“사모님이 말하지 말라고 하셔서 적어 놨습니다. 읽는 것도 죄면 다음엔 그림으로 그려 드릴까요?”“그려 봐. 당장!”서리는 메모판에 삐뚤빼뚤 술잔을 그린 뒤, 거기다 커다란 엑스를 쳤다. 옆에 태오처럼 가르마를 탄 졸라맨을 그렸다.“자, 사모님. 대표님이 와인 안 드시는 그림입니다.”오복자가 입을 가렸다. 태오는 아예 박수를 쳤다.“머리 모양까지 똑같은데?”“당신 왜 좋아해!”“나보다 잘생겼잖아.”세나는 휴대폰을 꺼내 그림을 찍으려다 멈췄다.“이거 증거로 남겨야겠어. 직원이 남편 얼굴을 몰래 그렸다고!”“사모님, 제 그림 실력이 그렇게 탐나세요?”“증거라고!”“그럼 액자에 넣으세요. 대표님 사무실에 걸면 직원들이 출근하기 싫어지겠네요.”세나가 종이를 구겨 던졌다. 하필 아침에 정리 중이던 와인잔에 퐁당 빠졌다.“아, 씨! 내 결혼반지보다 비싼 잔인데!”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0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