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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이름 하나에 흔들린 밤

Author: 루니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0 08:28:44

“한서리? 당신 지금 새 마누라 앞에서 전처 이름을 불러?”

백세나가 빈 잔을 쿵 내려놨다. 강태오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청소부를 바라봤다.

“시아 씨한테 물었잖아. 한서리 알아요?”

서리는 은쟁반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망할 놈. 결혼했을 땐 하루 종일 이름 한 번 안 불러주더니, 새 마누라 앞에서 아주 출석 체크를 한다.

“그분이 유명한 분인가요? 제가 사인이라도 받아드릴까요?”

“전처예요.”

“아. 그럼 사인 대신 이혼 도장 받으셨겠네요.”

태오의 입가가 씰룩였다. 세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야!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야?”

“청소부 편이요. 여기선 제가 제일 바빠 보이거든요.”

세나는 테이블에 놓인 자기 결혼사진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우리 오빠는 과거 같은 거 없어. 내가 첫사랑이고 끝사랑이야. 알았지?”

서리는 눈을 깜빡였다.

“끝사랑이면 다행이네요. 그 뒤에는 더 안 생길 테니까.”

“당연하지!”

‘지금 웃지 마. 아직 저년한테 네가 누구인지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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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12화. 이름 하나에 흔들린 밤

    “한서리? 당신 지금 새 마누라 앞에서 전처 이름을 불러?”백세나가 빈 잔을 쿵 내려놨다. 강태오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청소부를 바라봤다.“시아 씨한테 물었잖아. 한서리 알아요?”서리는 은쟁반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망할 놈. 결혼했을 땐 하루 종일 이름 한 번 안 불러주더니, 새 마누라 앞에서 아주 출석 체크를 한다.“그분이 유명한 분인가요? 제가 사인이라도 받아드릴까요?”“전처예요.”“아. 그럼 사인 대신 이혼 도장 받으셨겠네요.”태오의 입가가 씰룩였다. 세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야!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야?”“청소부 편이요. 여기선 제가 제일 바빠 보이거든요.”세나는 테이블에 놓인 자기 결혼사진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우리 오빠는 과거 같은 거 없어. 내가 첫사랑이고 끝사랑이야. 알았지?”서리는 눈을 깜빡였다.“끝사랑이면 다행이네요. 그 뒤에는 더 안 생길 테니까.”“당연하지!”‘지금 웃지 마. 아직 저년한테 네가 누구인지 말하면 안 돼.’“당신도 미쳤어, 오빠? 내 앞에서 그 여자 이야기가 왜 나와!”태오가 어깨를 으쓱했다.“그냥 생각나서. 시아 씨가 예전에 알던 사람하고 좀 닮았거든.”서리의 목덜미가 뻣뻣해졌다.“어디가요?”“컵 치우는 버릇 같은 거.”“청소부가 컵 치우는 건 직업병 아닌가요? 대표님은 회사에서 서류 치우면 전 직원이 전처로 보여요?”복자가 은수저를 정리하다 고개를 푹 숙였다. 태오는 기어이 웃음을 터뜨렸다.“말하는 것도 묘하게 비슷하네.”“와, 씨! 둘이 아주 첫사랑 찾기 놀이하네!”세나가 손을 뻗어 태오의 턱을 자기 쪽으로 돌렸다.“똑바로 봐! 당신 아내는 나야. 지금 여기 서 있는 초절정 미녀, 백세나!”“알아. 볼 때마다 본인이 말해주잖아.”서리는 쟁반을 턱 밑까지 올렸다. 조금만 내리면 웃는 얼굴이 들킬 것 같았다.“사모님, 자기소개는 다음 손님 오셨을 때 한 번 더 하세요. 잊어버릴까 봐 걱정되거든요.”“윤시아, 입 다물어!”“어제부터 다물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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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부 주제에 내 파티에 숟가락 얹겠다고?”백세나가 식기 점검 신청서를 탁자에 내리쳤다.윤시아, 아니 한서리는 그 숟가락을 실제로 들고 있었다.“숟가락은 이미 얹혀 있는데요. 사모님, 이건 식기예요.”“나 놀려?”“그럼 숟가락한테 사과하라고 할까요?”“이 미친 청소부가!”서리는 속으로 박수를 쳤다. 결혼기념 파티까지 한 달. 강태오와 백세나가 사랑을 과시하는 날, 자신은 그 사랑의 밑바닥부터 닦을 참이었다.“식기 상태만 확인하겠습니다. 은제품은 손님 오시기 전에 광을 내야 해서요.”“광? 네 얼굴에나 내!”“이미 났는데요. 거울 못 보셨어요?”세나의 웃음이 증발했다.“좋아. 식기는 닦아. 대신 서빙은 절대 금지야. 내 손님 앞에 그 낯짝 들이밀지 마!”오복자가 옆에서 업무표를 접었다.“식기 담당과 서빙 담당은 원래 다릅니다, 사모님.”“오 여사, 꼭 쟤 편을 들어야겠어?”“편이 아니라 업무를 설명드린 겁니다.”서리가 배시시 웃었다.“그럼 전 숟가락이랑만 친하게 지내겠습니다. 사모님 남편하고는 말도 안 섞을게요.”바로 그 말에 세나가 눈을 번뜩였다.“약속했다?”“네. 숟가락은 입이 없어서 바람도 못 피우거든요.”“아, 진짜 재수 없는 년!”세나가 떠난 뒤 복자가 서리에게 속삭였다.“시아 씨, 오래 살고 싶으면 말 좀 아껴요.”“그분이 먼저 제 수명 깎잖아요.”“그럼 말을 줄이고 일을 늘려요.”“벌써 여섯 번 닦은 현관도 또 닦을까요?”복자는 웃지 않으려 서류철로 입을 가렸다.서리는 은수저 하나를 들어 빛에 비춰 봤다. 움푹한 면에 비친 얼굴은 코가 푹 눌리고 입이 옆으로 벌어져 있었다.“와, 전남편이 좋아하던 얼굴이 여기 있네.”수저를 뒤집자 이번에는 턱이 길어졌다.“너도 고생 많다. 얼굴이 뒤집혀도 밥은 떠야 하니.”파티 당일, 저택은 아침부터 뒤집혔다. 꽃 장식, 케이크, 손님 선물, 연회장 식기까지. 직원들은 뛰어다녔고 세나는 의자에 앉아 소리만 질렀다.“은수저는 왜 이쪽이야! 사진 찍으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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