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By:  루니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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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버린 재벌 남편이 나한테 다시 미쳤다. 문제는 그놈이 날 못 알아본다는 것! 뚱뚱하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이혼당한 여자. 전남편은 곧바로 미녀와 재혼했다. 🔥 이를 갈며 다이어트하고 전신 성형까지 감행한 전처! 새 신부보다 아름다워진 얼굴로 재벌집 청소부가 되어 돌아왔다. “야, 청소부! 내 남편한테 꼬리 쳤어?” “사모님, 남편 단속도 제가 해드려요?” 😘 낮에는 새 사모님과 머리채 잡고 개싸움! 밤에는 두 여자 사이를 오가며 신난 재벌 남편! 🧹 그런데 이 남자, 끝까지 웃을 수 있을까? 전처와 새 신부가 손잡는 순간, 진짜 미친 복수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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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1화. 결혼식 구경 온 전처

“저 뚱뚱한 여자, 신랑 전처라며? 야, 오늘 결혼식 망했다.”

한서리는 축의금 봉투 대신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을 쥐고 있었다. 남의 결혼식 구경도 식후에 해야 덜 서럽다더니, 첫입부터 목이 막혔다.

“헐. 진짜 왔어?”

“저 얼굴로 새 신부랑 비교당하고 싶나?”

“그러니까 차였겠지.”

유리문 앞에서 수군거리는 하객 셋은 서리가 바로 뒤에 있다는 것도 몰랐다. 아니, 알아도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

서리가 마지막 여자에게 물었다.

“말 다 했어요?”

“네?”

“뒷담화는 원래 뒤에서 하는 거예요. 이렇게 정면으로 하면 그냥 싸가지 없는 거고.”

여자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새 신부 보셨어요? 인형처럼 예쁘던데. 비교되시겠어요.”

“비교는 해보셨나 봐요?”

“네?”

“남의 결혼식 와서 전처 몸매 품평하는 분이랑 쓰레기통이랑요.”

“말씀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

“그러게요. 쓰레기통한테 미안하네요. 걘 적어도 입은 안 놀리거든.”

옆 남자가 웃음을 터뜨리자 여자는 그를 팔꿈치로 찔렀다. 서리는 씹다 만 삼각김밥을 봉지에 도로 넣었다. 기름진 김보다 저쪽 입이 더 미끄러워 보였다.

“잠깐, 방금 하신 말 녹음해도 되죠? 신랑한테 들려주게.”

여자가 입을 다물었다. 서리의 휴대폰 화면은 꺼져 있었다.

그때 경호원이 앞을 가로막았다.

“초대장 있으십니까?”

“없어요.”

“그러면 안으로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들어갈 생각 없는데요.”

“그럼 왜 여기 계십니까?”

“동물원 구경이요. 오늘 신랑이 제일 비싼 원숭이라면서요.”

경호원이 기침을 삼켰다. 서리는 출입문에서 두 걸음 물러났다. 유리벽 너머로 황금빛 샹들리에가 번쩍였다. 꽃이 얼마나 많은지 장례식장까지 개업해도 남을 판이었다.

그 한복판에 강태오가 서 있었다.

한때 그녀의 남편이었던 남자. 이제는 백세나의 남편이 될 남자.

세나는 어깨가 드러난 웨딩드레스를 입고 태오의 팔에 매달렸다. 웃을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태오는 그때마다 신부의 허리를 더 바짝 끌어당겼다.

서리는 허탈하게 웃었다.

태오는 원래 사진을 싫어했다. 정확히는 서리와 찍는 사진을 싫어했다.

예전에 백화점에서 우연히 찍힌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때, 태오는 서리더러 뒤로 세 걸음 물러서라고 했다. 서리가 이유를 묻자 그는 사람들 보는 데서 이렇게 말했다.

‘조금 떨어져. 우리 둘이 같이 있으면 사람들이 날 뭐라고 생각하겠어.’

그래서 서리는 늘 남편의 옆자리가 아니라 뒤통수를 보며 걸었다. 지금 신부는 그의 팔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태오는 그게 좋다고 웃었다.

“와, 사람이 이렇게까지 차별을 하네. 아주 인종이 달랐던가 봐.”

서리는 제 배를 한번 내려다봤다. 튀어나온 살보다 더 보기 싫은 건, 그 남자의 표정을 아직도 외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결혼 3주년 날, 서리가 식당에서 휴대폰을 들었을 때도 그랬다.

‘찍지 마. 네가 내 옆에 서면 그림이 안 나온다.’

그날 서리는 혼자 케이크를 잘랐고, 태오는 사진 속에서 그녀를 잘랐다. 뒤늦게 확인한 기념사진엔 접시와 남편의 손목만 남아 있었다.

오늘은 신부 옆에서 입꼬리가 찢어지도록 웃고 있었다.

“씨발. 치아보험 광고 찍냐.”

서리의 중얼거림에 옆에 있던 직원이 고개를 돌렸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웃음이 참 비싸 보인다고요. 전엔 저렇게 웃는 얼굴 한 번 보려면 제 자존심을 할부로 긁어야 했거든요.”

직원이 못 들은 척 시선을 피했다.

그때 사회자가 마이크를 들었다. 문이 열릴 때마다 안쪽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강태오 대표님! 오늘 이렇게 아름다운 신부를 얻으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태오는 마이크를 받아 들고 세나를 내려다봤다.

“결혼은 역시 사람이 잘 어울려야 하더라고요.”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전에 좀 배웠거든요. 안 어울리는 조합으로 살면 인생 전체가 촌스러워진다는 걸.”

태오는 손가락으로 넥타이를 고쳐 매며 덧붙였다.

“오늘은 보시다시피, 그림이 되잖아요.”

또 웃음. 박수까지 나왔다.

서리는 박수를 치는 사람들의 손을 바라봤다. 남의 인생을 짓밟는 데 저렇게 성실한 손들이라니. 저 열정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했으면 지구가 멀쩡했겠다.

그녀는 가방에서 작은 수첩을 꺼냈다. 이혼할 때 태오가 줬던 고급 수첩이었다. 당시 그는 ‘필요한 거나 적어’라며 내밀었고, 서리는 거기에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썼다가 6번이나 울었다.

이번엔 딱 한 문장을 적었다.

네가 내 옆에 서면 그림이 안 나온다.

그 아래 자기 이름을 썼다.

한서리.

선을 그었다. 한 번.

다시 그었다. 두 번.

손등에 잉크가 묻었지만 닦지 않았다. 지워야 할 건 따로 있었다.

“잘 살아, 이 개자식아. 오래는 못 살겠지만.”

고개를 들자 유리벽 속 세나가 태오의 볼에 입을 맞췄다. 샴페인 색 조명 아래, 두 사람은 지독하게 행복해 보였다.

서리는 삼각김밥을 쓰레기통에 던졌다. 딱 한 번 튕기더니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 진짜. 복수도 하기 전에 쪽팔리게.”

그녀가 다시 주워 넣고 등을 돌린 순간,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강태오·백세나 결혼식 LIVE — 신랑의 깜짝 발언]

화면 속 사회자가 물었다.

“그런데 대표님, 오늘 전처분도 오셨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강태오가 웃으며 마이크를 입에 갖다 댔다.

“아, 그 여자요? 마침 잘됐네요.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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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결혼식 구경 온 전처
“저 뚱뚱한 여자, 신랑 전처라며? 야, 오늘 결혼식 망했다.”한서리는 축의금 봉투 대신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을 쥐고 있었다. 남의 결혼식 구경도 식후에 해야 덜 서럽다더니, 첫입부터 목이 막혔다.“헐. 진짜 왔어?”“저 얼굴로 새 신부랑 비교당하고 싶나?”“그러니까 차였겠지.”유리문 앞에서 수군거리는 하객 셋은 서리가 바로 뒤에 있다는 것도 몰랐다. 아니, 알아도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서리가 마지막 여자에게 물었다.“말 다 했어요?”“네?”“뒷담화는 원래 뒤에서 하는 거예요. 이렇게 정면으로 하면 그냥 싸가지 없는 거고.”여자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새 신부 보셨어요? 인형처럼 예쁘던데. 비교되시겠어요.”“비교는 해보셨나 봐요?”“네?”“남의 결혼식 와서 전처 몸매 품평하는 분이랑 쓰레기통이랑요.”“말씀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그러게요. 쓰레기통한테 미안하네요. 걘 적어도 입은 안 놀리거든.”옆 남자가 웃음을 터뜨리자 여자는 그를 팔꿈치로 찔렀다. 서리는 씹다 만 삼각김밥을 봉지에 도로 넣었다. 기름진 김보다 저쪽 입이 더 미끄러워 보였다.“잠깐, 방금 하신 말 녹음해도 되죠? 신랑한테 들려주게.”여자가 입을 다물었다. 서리의 휴대폰 화면은 꺼져 있었다.그때 경호원이 앞을 가로막았다.“초대장 있으십니까?”“없어요.”“그러면 안으로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들어갈 생각 없는데요.”“그럼 왜 여기 계십니까?”“동물원 구경이요. 오늘 신랑이 제일 비싼 원숭이라면서요.”경호원이 기침을 삼켰다. 서리는 출입문에서 두 걸음 물러났다. 유리벽 너머로 황금빛 샹들리에가 번쩍였다. 꽃이 얼마나 많은지 장례식장까지 개업해도 남을 판이었다.그 한복판에 강태오가 서 있었다.한때 그녀의 남편이었던 남자. 이제는 백세나의 남편이 될 남자.세나는 어깨가 드러난 웨딩드레스를 입고 태오의 팔에 매달렸다. 웃을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태오는 그때마다 신부의 허리를 더 바짝 끌어당겼다.서리는 허탈하게 웃었다.태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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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사유가 ‘재벌집 대청소’라고요?”팀장이 사직서를 세 번이나 뒤집어 봤다.“한서리 씨, 우리 회사가 청소 업체였어요?” “아뇨. 버릴 쓰레기가 아주 부자라서요.” “이혼하고 충격받은 건 알겠는데, 일단 병가부터 쓰면 안 돼요?” “병가 쓰면 그 새끼가 건강해지나요?” “누구요?” “제가 치워야 할 대형 폐기물이요.”팀장은 펜을 내려놓았다. 서리는 사직서를 도로 끌어와 사유 칸을 새로 썼다.[개인 사정. 한 달 뒤 퇴사 희망.]“이렇게 쓰면 됐죠? 대형 폐기물은 퇴사하고 천천히 버릴게요.”복도에선 동료가 휴대폰을 내밀었다.“언니, 이거 봤어? 그 재벌 결혼식 영상 또 떴어. 신부가 전처 얘기하는데 댓글이 난리야.” “봤어. 아주 출연료도 안 주고 사람을 써먹더라.” “언니 전남편도 재벌이었잖아. 설마…….” “설마가 사람 잡아. 지금은 내가 잡힐 차례 아니고.”울고 싶었지만, 그놈들한테 눈물까지 무료 제공할 마음은 없었다.사무실을 나온 서리는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자신을 봤다. 강태오의 새 결혼식 영상은 밤새 조회수가 뛰었다. 남자 하나가 새 신부 자랑하려고 전처를 조롱했는데, 세상은 그걸 로맨스라고 불렀다.“사랑이 아주 재활용 불가네.”휴대폰 화면에는 전날 동그라미 친 저택 주소가 남아 있었다. 그 집에 들어갈 방법을 검색하자 직원 채용 대행업체와 가사 관리 안내가 주르륵 나왔다.“경력자 우대. 신원 확인 필수. 단정한 용모.”마지막 문구에서 손가락이 멎었다.“야, 집안 먼지 닦는데 얼굴도 광택 내야 하냐?”서리는 화면을 끄고 집으로 돌아갔다. 냉장고 문에는 태오가 붙여 놓고 간 메모가 아직 남아 있었다.[야식 먹지 마. 내가 창피해.]“이 미친놈. 냉장고까지 감시 카메라로 썼네.”메모를 떼어 구겼다. 그리고 식탁 위에 수첩을 세 권 펼쳤다. 첫 번째는 생활비, 두 번째는 운동과 식사, 세 번째는 강태오와 백세나의 이름이 적힌 복수 장부.“사람 하나 망신 주겠다고 재무제표를 만들 줄이야. 나도 참 성실한 또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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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거울 앞의 낯선 여자
“저 여자보다 예뻐지게 해주세요. 그년이 거울 볼 때마다 욕 나오게요.”의사는 한서리가 내민 사진을 보더니 안경을 벗었다.“환자분, 여기는 성형외과입니다.”“알아요.”“저주 대행업체가 아니고요.”“그럼 얼굴만 담당해 주세요. 저주는 제가 직접 할게요.”사진 속 백세나는 신혼여행지 수영장에서 강태오의 목에 매달려 있었다. 웃는 입 옆에 하트가 3개. 서리는 하트만 봐도 속이 뒤집혔다.의사는 사진을 돌려놓았다.“다른 사람 얼굴을 복사할 수는 없어요. 수술은 검사 후 가능한 범위를 판단해야 하고, 부작용과 회복 기간도 고려하셔야 합니다.”“얼마나 걸리는데요?”“서두르시면 안 됩니다.”“아, 복수도 예약제로 받네.”상담실을 나올 때 서리는 안내문부터 꼼꼼히 접었다.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예쁘다는 말을 듣겠다고 무턱대고 몸을 망칠 생각은 없었다. 태오 때문에 이미 결혼생활을 갖다 버렸으니까.문제는 운동이었다.“회원님, 딱 10번만 더 해볼까요?”“선생님.”“네?”“전남편 죽도록 싫어하는 건 근력으로 안 쳐줘요?”“안 쳐줘요.”“세상 참 각박하네.”서리는 매트에 드러누웠다가 트레이너의 손에 이끌려 일어났다. 첫 달엔 근육통에 계단이 무서웠고, 3개월째엔 예전 바지가 헐렁해졌다. 숫자가 잘 움직이지 않는 주도 있었지만, 그녀는 식사를 거르거나 운동 시간을 무작정 늘리지 않았다.“오늘도 오셨네요.”“네. 저 인간 얼굴보다 제가 오래 살아야죠.”운동복 주머니에서 태오의 결혼식 사진이 삐져나오자 트레이너가 눈살을 찌푸렸다.“아직도 이걸 가지고 다니세요?”“보면 욕이 나와서 힘이 나요.”“운동 동기 치곤 특이하시네요.”“그럼 액자에 걸까요? 헬스장 공용으로?”“제발 본인 가방에 넣어두세요.”수술과 시술도 한 번에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검사받고, 설명을 듣고, 결정하고, 회복을 기다렸다. 붓기가 가라앉지 않아 거울 앞에서 울컥한 날도 있었다. 그때마다 서리는 병원에서 받은 주의사항을 다시 읽었다. 아픈 몸을 억지로 일으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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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미녀 지원자 윤시아
“전남편 신혼집에 청소부로 취직하겠다고요? 제정신이세요?”한서리는 거울 앞에서 면접 질문을 던지곤 입술을 삐죽였다.“아뇨. 제정신이었으면 그놈이랑 결혼부터 안 했죠.”그녀는 마지막으로 이름표를 확인했다.[윤시아]이름 세 글자에 1년 넘게 걸렸다. 운동하다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은 날, 수술 후 붓기 때문에 거울을 덮어 둔 날, 카드 명세서를 보고 한숨 쉰 날까지. 오늘만큼은 전부 값어치를 해야 했다.면접용 흰 셔츠를 입었더니 거울 속 여자가 생판 남처럼 보였다. 서리는 일부러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들었다.“아이고, 대표님. 제가 감히…….”제 입에서 나온 소리에 소름이 끼쳤다.“야, 이 멍청아. 그렇게 굽신대서 또 버림받으려고?”이번엔 턱을 똑바로 들었다.“안녕하세요. 윤시아입니다. 일하러 왔습니다.”“좋아. 남편만 보면 자동으로 켜지는 바보 버튼부터 꺼.”휴대폰에 백세나의 사진이 떴다. ‘우리 집에는 못생긴 건 없다’던 바로 그 여자였다.“걱정 마, 사모님. 오늘부턴 예쁜 것도 하나 더 생기니까.”서리는 화면을 끄고 택시를 탔다.강태오의 저택은 담장부터 재수 없었다. 서리가 살던 때보다 정원이 넓어졌고, 분수에는 백조 두 마리가 세워져 있었다.“와, 새 마누라 취향 봐라. 돈 있으면 백조도 물에 빠뜨리네.”출입구 경비원이 방문 목적을 물었다.“가사도우미 면접이요.”“성함은?”“윤시아요.”“신분 확인하겠습니다.”서리는 준비한 서류를 내밀었다. 전남편과의 결혼생활을 떠올릴 만한 경력은 지원서에 넣지 않았다. 대신 실제로 확인 가능한 추천인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적었다. 괜한 거짓말 하나가 복수판을 시작하기도 전에 엎을 수 있었다.“이쪽으로 가시죠.”현관에 들어서자 익숙한 향이 코를 찔렀다. 태오가 좋아하던 향이었다. 그녀가 쓰던 향수는 두통 난다며 버리게 하더니.“취향 한번 지독하게 안 변하네.”“뭐라고 하셨어요?”안내 직원이 돌아봤다.“향이 비싸 보인다고요. 두통까지 사은품으로 주는 줄은 몰랐네요.”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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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주인보다 예쁜 청소부
“조건은 하나야. 내 남편 눈에 띄면 그날로 잘라.”백세나의 채용 조건을 들은 한서리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전남편을 꼬시러 왔는데 전남편을 보지 말라니. 여기 무슨 숨바꼭질 대회라도 열었나?“그럼 청소는 눈 감고 할까요?”“말귀 못 알아들어? 내 남편 앞에 얼씬대지 말라고.”“아, 대표님이 집에서 길을 잃으시면 제가 벽 보고 피해 있으면 되겠네요.”“너 지금 나 놀려?”“아뇨. 근무 동선 확인하는 중인데요?”세나가 입술을 씰룩였다. 오복자 총괄관리인은 옆에서 서류를 슬쩍 끌어당겼다.“사모님, 직원 근무 배치는 제가 합니다.”“그럼 남편이 쓰는 곳만 빼! 아니, 이 여자는 지하로 내려보내!”“지하에 무슨 먼지가 그렇게 많습니까?”“내 기분이 더러우니까!”서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아, 사모님 기분 청소가 주 업무였군요. 그건 별도 수당인데.”복자가 헛기침으로 웃음을 감췄다. 세나는 채용 서류에 사인을 휘갈기고 펜을 내던졌다.“내일부터 출근해. 얼굴은 최대한 가리고.”“마스크요?”“그보다 더 큰 거 없어?”“양동이 뒤집어쓸까요? 사모님 옆에 세트로 서 있으면 되겠네.”“뭐?”“분리수거용이요. 저 청소 담당이라.”다음 날 오전, 서리는 화장대 앞에 앉았다. 입술에 바르려던 색조 화장품을 도로 넣고, 머리도 질끈 묶었다. 거울 속 미모는 달라진 채였지만 눈에 띄는 장식은 없었다.“예쁘다고 쫓겨나면 억울하잖아. 청소부 인생도 얼굴값 하네.”태오가 집에 있을 시간은 아니었다. 아직 그를 마주칠 때가 아니었다. 세나가 무슨 짓까지 하나 먼저 보는 편이 훨씬 재미있었다.직원 출입구에서 복자가 그녀에게 작업복을 건넸다. 짙은 회색 상의와 편한 바지, 미끄럼 방지 신발이었다.“오늘부터 이름은 윤시아 씨. 직원들과 불필요하게 부딪히지 말아요.”“제가요? 저 생긴 것만큼 순해요.”“어제 5분 만에 사모님을 세 번 긁은 사람이?”“그건 무료 서비스였죠.”복자는 말없이 출근 기록판을 가리켰다. 서리는 서명하고 저택 도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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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첫날부터 손목 전쟁
“때려요. 대신 손바닥에 ‘갑질’이라고 써 붙이고 때리세요. 구경꾼들도 알아보게.”백세나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너 지금 나한테 맞고 싶어서 환장했어?”“아뇨. 사모님이 너무 열심히 들어서 응원해 드린 건데요.”윤시아, 아니 한서리는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이 손으로 몇 년 전에는 강태오 팔짱을 끼고 웃었겠지. 이제는 남의 뺨을 노리고 있었다.“입 찢어지기 전에 닥쳐!”“사모님, 손바닥 쓰실 거면 걸레라도 쥐세요. 현관이 또 더러워졌거든요.”세나의 손이 날아왔다. 서리는 고개를 피하며 손목을 막았다. 짝 소리 대신 구두 굽이 대리석을 긁었다.“놔! 내 손 놔, 이 미친년아!”“놓으면 때리시잖아요.”“그럼 맞아!”“아, 그건 채용 공고에 없었는데?”세나는 잡힌 손을 빼려다 다른 손으로 서리의 앞치마 끈을 움켜쥐었다.“청소부 주제에 어디서 대들어!”“앞치마 찢으면 변상하셔야 해요.”“얼마짜린데!”“가격보다 사모님 체면이 더 비싸겠죠. 아, 그건 이미 할인 중인가?”“이게 진짜!”세나가 끈을 확 당겼다. 서리는 버티려다 한 발 뒤로 밀렸고, 세나도 제 힘을 못 이겨 비틀거렸다. 둘이 나란히 우스꽝스럽게 허우적대는 동안 현관 옆 장식대가 흔들렸다.딸랑.꽃병에 매달린 장식 고리가 울렸다.서리의 고개가 돌아갔다.저 꽃병, 기억난다. 태오가 예전 집들이 때 손님들에게 자랑하던 수입품이었다. 가격을 듣고 서리가 사흘 동안 냉장고 문도 조심해서 닫았던 물건.“야, 꽃병!”“지금 누구한테 야래!”“꽃병한테요! 사모님보다 말이 통할 것 같아서!”백세나가 또 앞치마를 잡아챘다. 장식대가 쿵 울리더니 꽃병이 기울었다.“어머, 씨발!”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욕이 튀었다.서리는 세나의 손을 놓고 앞으로 뛰었다. 미끄럼 방지 신발 밑창이 바닥에 붙은 덕에 몸을 겨우 세웠다. 꽃병이 장식대 모서리를 넘어오기 직전, 두 팔로 받았다.그 안의 물이 촤악 쏟아졌다.하필 세나의 머리 위로.“꺄아악! 내 머리!”세나가 젖은 머리카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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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전남편의 첫 시선
“저 여자 누구야?”강태오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물었다. 백세나는 젖은 머리를 쥐어뜯다 말고 제 발 앞의 걸레통을 걷어찼다.“청소부! 당신은 그것만 보여?”“청소부가 왜 저렇게 예뻐?”“미쳤어? 마누라가 물에 빠졌는데 청소부 얼굴 감상이나 해?”“안 빠졌잖아. 구두만 빠졌지.”서리는 고개를 숙였다.웃지 마. 한서리, 제발 웃지 마.그런데 세나가 물방울을 뚝뚝 흘리며 남편 쪽으로 다가가는 꼴이 꼭 비 맞은 공작새였다.“대표님, 안녕하…….”입에서 튀어나오려던 말이 목에 걸렸다.태오는 집에 돌아올 때마다 인사부터 요구했다. 예전 서리는 현관에 서서 그의 넥타이를 받아 들며 '우리 자기 오셨어요?' 하고 웃었다. 그가 짜증을 내면 웃는 얼굴로 다시 물었다.‘자기야, 밥 먹었어?’반사적으로 손이 넥타이 쪽으로 향했다.서리는 그 손으로 걸레통 손잡이를 움켜쥐었다.“안녕하십니까. 신입 직원 윤시아입니다.”태오가 걸음을 멈췄다.“윤시아?”“네. 윤리적으로 일하고 시원하게 청소하는 윤시아요.”복자가 얼굴을 감쌌다.“시아 씨, 이름에 설명 붙이지 말아요.”“죄송합니다. 면접 때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버릇됐나 봐요.”태오가 웃었다. 그 웃음까지 그대로였다. 비싼 시계를 찬 손으로 턱을 쓸어내리는 동작도.“청소하다 무슨 일이 있었죠?”세나가 냉큼 끼어들었다.“저년이 나한테 물을 뿌렸어!”“꽃병 물이 쏟아진 겁니다.”서리가 바로잡았다.“저년이라고 부르시면 꽃병도 기분 나쁘겠어요. 걘 잘못 없거든요.”“뭐? 너 지금 누구 편이야?”“꽃병 편이요. 오늘 제일 억울해 보이던데.”태오가 결국 소리 내 웃었다.“재밌네.”서리의 속이 뒤집혔다.그 말. 태오는 전에도 사람을 놀려 놓고 꼭 그렇게 말했다. 재미있다고. 자신이 울면 예능이라도 보는 얼굴로.“대표님께선 웃음이 참 저렴하시네요.”“네?”“아, 직원 복지가 좋다고요. 출근 첫날부터 웃으시니까.”태오는 시아를 한참 바라봤다.“몇 살이에요?”“청소 경력이 궁금하시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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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앞치마 안의 초대장
“청소부 주제에 내 파티에 숟가락 얹겠다고?”백세나가 식기 점검 신청서를 탁자에 내리쳤다.윤시아, 아니 한서리는 그 숟가락을 실제로 들고 있었다.“숟가락은 이미 얹혀 있는데요. 사모님, 이건 식기예요.”“나 놀려?”“그럼 숟가락한테 사과하라고 할까요?”“이 미친 청소부가!”서리는 속으로 박수를 쳤다. 결혼기념 파티까지 한 달. 강태오와 백세나가 사랑을 과시하는 날, 자신은 그 사랑의 밑바닥부터 닦을 참이었다.“식기 상태만 확인하겠습니다. 은제품은 손님 오시기 전에 광을 내야 해서요.”“광? 네 얼굴에나 내!”“이미 났는데요. 거울 못 보셨어요?”세나의 웃음이 증발했다.“좋아. 식기는 닦아. 대신 서빙은 절대 금지야. 내 손님 앞에 그 낯짝 들이밀지 마!”오복자가 옆에서 업무표를 접었다.“식기 담당과 서빙 담당은 원래 다릅니다, 사모님.”“오 여사, 꼭 쟤 편을 들어야겠어?”“편이 아니라 업무를 설명드린 겁니다.”서리가 배시시 웃었다.“그럼 전 숟가락이랑만 친하게 지내겠습니다. 사모님 남편하고는 말도 안 섞을게요.”바로 그 말에 세나가 눈을 번뜩였다.“약속했다?”“네. 숟가락은 입이 없어서 바람도 못 피우거든요.”“아, 진짜 재수 없는 년!”세나가 떠난 뒤 복자가 서리에게 속삭였다.“시아 씨, 오래 살고 싶으면 말 좀 아껴요.”“그분이 먼저 제 수명 깎잖아요.”“그럼 말을 줄이고 일을 늘려요.”“벌써 여섯 번 닦은 현관도 또 닦을까요?”복자는 웃지 않으려 서류철로 입을 가렸다.서리는 은수저 하나를 들어 빛에 비춰 봤다. 움푹한 면에 비친 얼굴은 코가 푹 눌리고 입이 옆으로 벌어져 있었다.“와, 전남편이 좋아하던 얼굴이 여기 있네.”수저를 뒤집자 이번에는 턱이 길어졌다.“너도 고생 많다. 얼굴이 뒤집혀도 밥은 떠야 하니.”파티 당일, 저택은 아침부터 뒤집혔다. 꽃 장식, 케이크, 손님 선물, 연회장 식기까지. 직원들은 뛰어다녔고 세나는 의자에 앉아 소리만 질렀다.“은수저는 왜 이쪽이야! 사진 찍으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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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사모님의 첫 망신
“도둑은 아니고요. 사모님이 기억력을 잃으신 것 같은데요?”윤시아의 말이 끝나자 연회장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백세나는 대리석 위에 떨어진 열쇠를 발로 가렸다.“이거 내가 훔친 거 아니거든!”서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사모님 가방에 무단 침입했나 보네요. 열쇠를 경찰에 신고할까요?”“이 재수 없는 년이!”“사모님, 손님들 보세요. 오늘의 주인공이시잖아요.”그 말에 세나가 번쩍 고개를 들었다. 하필 손님 하나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웃음을 참는 중이었다.“방금 찍었어요?”“아뇨, 사모님. 음식 사진…….”“열쇠는 반찬이야? 뭘 찍어!”강태오는 바닥에 떨어진 열쇠를 집어 들었다.“세나야, 그냥 사과해. 네가 잘못 봤잖아.”“내가 왜 청소부한테 사과해!”“방금 손님들 다 들었어. 네가 도둑이라고 했잖아.”태오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서리는 그 얼굴을 보고 속으로 욕했다.‘이 새끼는 마누라 망신도 팝콘 씹으면서 보네.’복자가 식기장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열쇠는 제가 보관하겠습니다. 이제 식기 준비를 마쳐야 합니다.”서리는 얼른 허리를 숙였다.“사모님, 저는 일하겠습니다. 사과는 나중에 계좌이체로 받겠습니다.”“사과를 계좌로 받아?”“현금도 괜찮은데요.”“사모님, 사과 인증 사진이라도 찍어드릴까요?”서리의 농담에 손님 하나가 진짜 카메라를 들었다. 세나가 냉큼 얼굴을 가렸는데, 손가락 사이로 찌그러진 표정이 고스란히 보였다.“찍지 마! 그거 삭제해!”“아직 안 찍었습니다만…….”“그럼 찍을 생각도 하지 마!”손님들이 다시 웃었다.세나는 태오의 팔을 세게 꼬집었다.“오빠! 저년 입 좀 막아!”“당신이 미안하다고 하면 끝날 일을 왜 키워?”“알았어! 미안해! 됐냐?”서리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네.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지갑에 안 들어가겠지만, 잘 받았습니다.”세나의 얼굴이 홍시보다 빨개졌다.그날 밤, 파티가 끝나자 세나는 복자를 불러 직원 휴게실로 쳐들어왔다.“내일부터 이 집 직원은 나한테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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