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30분. 청담동 오피스텔 루프탑 테라스. 도심의 네온사인이 저 멀리 발아래에서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가을밤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지만, 서린의 뺨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탁.태오가 돔 페리뇽 샴페인 병을 열자, 시원한 기포와 함께 향긋한 포도 향이 허공으로 퍼져나갔다.“축하드립니다, 사모님. 아니, 백서린 대표님.”태오가 잔을 건네며 낮게 속삭였다. 서린은 잔을 받아 들고 태오의 잔에 가볍게 부딪쳤다.챙—!서린은 잔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조금 전까지 숫자를 잘못 말하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지금은 제대로 된 문장이 나오지 않았다. 가방에 꽂힌 계약서 모서리를 보고서야 짧은 말이 나왔다.“나, 해냈지?”태오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그녀가 다시 잔을 들었다.“당신 덕분이야, 태오야. 네가 아니었다면 난 아직도 그 인간 밑에서 헛스윙이나 하며 울고 있었겠지.”“공을 치신 것도, 계약서에 이름을 받아오신 것도 사모님입니다. 고맙다는 말씀은 받겠지만 전부 제 덕은 아닙니다.”태오가 서린의 잔을 빼앗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남자의 거대한 손이 서린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으며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쿵.태오의 가슴에 기댄 서린은 창 너머의 야경을 한동안 말없이 보았다. 장부에 적힌 계좌와 건물 이름이 아니라, 실제 불 켜진 방들이 내려다보였다. 계약 뒤에도 이런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오늘은 약속한 투자부터 받아내셨습니다. 남은 일까지 지금 끝내려고 하지 마십시오.”태오의 뜨거운 입술이 서린의 귓가를 스쳐 목덜미로 내려앉았다.“오늘 밤은…… 복수 생각 말고, 온전히 내 생각만 하십시오.”서린은 남자의 젖은 흑발을 손가락 사이에 감아쥐며 입술을 허락했다. 도심의 야경을 등진 채, 두 사람의 격렬하고도 달콤한 입맞춤이 깊어져 갔다.***같은 시각, 한남동 펜트하우스 서재. 구진혁은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수화기를 쥐고 있었다.- “구 대표님, 죄송하지만 알파인베스트에서 PF 500억 대출 집행을 전면 보
Huling Na-update : 2026-10-12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