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허리를 더 돌리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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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6jayUpdated jus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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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빼앗긴 백서린 앞에 남편이 몰락시킨 천재 골프 프로 강태오가 나타난다. “사모님, 허리를 더 돌리셔야 합니다. 제가 뒤에서 제대로 잡아드리죠.” 위험한 밀착 레슨으로 시작된 은밀한 관계. 서로의 욕망과 복수가 얽히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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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1화. 1번 홀의 굴욕과 분노의 결심

쾅!

1번 홀 티박스에 둔탁한 파열음이 울려 퍼졌다. 드라이버 헤드가 공의 윗부분을 비껴 맞으며 잔디를 깊게 파고들었다. 어처구니없이 굴러간 하얀 골프공은 불과 20미터 앞 러프 풀숲에 맥없이 처박혔다.

"푸흡……!"

뒤편 카트 옆에 서 있던 민채리가 요란스럽게 웃음을 터뜨렸다.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형광 핑크색 명품 골프웨어를 차려입은 그녀가 구진혁의 팔짱을 끼며 교태를 부렸다.

"진혁 씨, 내가 뭐랬어? 사모님은 그냥 클럽하우스에서 커피나 마시게 두자니까."

"채리야, 조용히 해."

구진혁이 말로는 타이르는 척하면서도 입가에는 노골적인 경멸을 감추지 않았다. 그의 차가운 눈빛이 서린의 등을 날카롭게 꿰뚫었다.

"백서린. 이딴 꼴 보이려고 굳이 따라나섰어?"

진혁이 뚜벅뚜벅 걸어와 서린의 손목을 거칠게 낚아챘다. 가죽 골프 장갑 너머로 뼈마디가 으스러질 듯한 악력이 가해졌다.

"아……!"

"아파? 억대 투자자들 다 모인 사교 라운딩에서 개망신당한 내 얼굴이 더 찢어질 것 같은데."

진혁이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도록 서린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네가 잘하는 게 도대체 뭐가 있어? 애 하나 제대로 못 지켜서 유산하더니, 이젠 몸뚱이 하나 제대로 못 가눠?"

아이 이야기가 나오자 서린은 손목을 빼내려던 동작을 멈췄다. 이 자리에서 그 말까지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애 하나 제대로 못 지켜?’

5년 전, 지금의 진혁이 세운 ‘진우홀딩스’의 주춧돌이 된 부동산 플랫폼 초기 모델과 핵심 특허. 그것을 기획하고 피를 말려가며 코딩했던 건 바로 서린이었다. 창업 종잣돈 20억 역시 서린의 친정 외가 유산에서 나온 피 같은 돈이었다.

무리한 과로로 뱃속의 아이를 잃었을 때, 진혁은 병상에 누운 서린의 인감도장을 빼돌려 지분을 전부 가로챘다. 그리곤 서린을 서서히 경영에서 배제하고, 우울증 환자 취급하며 집에 가두어버렸다.

"손 놔."

서린이 이를 악물고 진혁의 눈을 쏘아보았다.

"뭐?"

"손 놓으라고, 구진혁."

진혁이 헛웃음을 흘리며 서린의 손목을 거칠게 내팽개쳤다.

"주제 파악이나 해. 넌 내 서포트 없으면 밥 한 끼도 제 손으로 못 사 먹는 기생충이야."

"어머, 사모님 눈빛 좀 봐. 무서워라."

채리가 뾰족하게 다듬은 네일로 턱을 괴며 비아냥거렸다.

"사모님, 골프는 머리로 치는 게 아니라 몸으로 치는 거예요. 그렇게 뻣뻣하게 굳어서 무슨 공을 치겠다고 여기까지 기어 나오셨을까?"

"민채리, 입 닥쳐."

서린이 말을 끊자 채리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어머, 무서워. 진혁 씨, 사모님이 나 째려봐."

VIP 라운딩에 동행한 사모펀드 대표들의 수군거림이 서린의 귓가를 어지럽혔다.

‘저 사람이 구 대표 본처라지?’

‘에이, 영락없는 몸치네. 저러니 남편이 젊은 애한테 눈이 돌아가지.’

‘구 대표가 데리고 사는 것도 보살이네.’

진혁이 캐디에게 손짓했다.

"채리야, 가자. 다음 홀 준비해."

진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채리의 허리를 감싸 쥐며 다음 홀로 향했다.

홀로 남겨진 티박스 위.

서린은 바닥에 뒹구는 드라이버를 내려다보았다. 부어오른 손목 때문에 당장 다시 쥐기도 어려웠다. 그런데도 다음 홀로 따라오라는 말은 끝내 없었다. 진혁은 자신을 여기에 두고 가는 것조차 대수롭지 않은 모양이었다.

‘내가 기생충이라고?’

‘네가 가진 모든 것, 그 제국의 밑바닥에 내 피와 눈물이 흐르고 있어.’

장갑을 벗자 눌렸던 자리가 드러났다. 서린은 손목을 가리려다 그만두었다. 골프를 못 친 것은 자신이었다. 그렇다고 아이를 잃은 일까지 들먹이며 모욕당할 이유는 없었다. 오늘 일을 또 자신의 잘못으로 접어두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그들이 서 있는 그 사교계, 그 판 위로 내가 직접 올라가 줄게.’

서린은 골프백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남편에게 차를 보내달라고 할 수도 있었다. 대신 청담동의 프라이빗 골프 아카데미 번호를 찾았다. 혼자 연습할 수 있는 1인 VIP 룸이 있다는 곳이었다.

정재계 인사들과 연예인들이 은밀하게 드나든다는 하이엔드 골프 아카데미였다. 신호음이 두 번 울리고 직원의 정중한 음성이 들려왔다.

"네, 청담 에이펙스 골프 클럽입니다."

"오늘 밤 9시, 1인 전용 VIP 룸으로 예약해 주세요."

낮에 누구와 왔는지, 왜 혼자 남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번 예약에 필요한 것은 자신의 이름과 연습할 시간뿐이었다.

"네, 회원님. 원하시는 전담 레슨 프로가 있으십니까?"

서린은 티박스 너머로 멀어져 가는 구진혁과 민채리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가장 엄격하고, 가장 독한 사람으로 배정해 줘요."

"아…… 그렇다면 최근에 합류하신 강태오 프로님이 계십니다만, 레슨이 워낙 혹독해서 사모님들께는 추천해 드리지 않는데……."

"그 사람으로 해요."

서린은 주저 없이 말을 끊었다.

"얼마나 독하든 상관없으니까, 무조건 그 프로로 넣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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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1번 홀의 굴욕과 분노의 결심
쾅!1번 홀 티박스에 둔탁한 파열음이 울려 퍼졌다. 드라이버 헤드가 공의 윗부분을 비껴 맞으며 잔디를 깊게 파고들었다. 어처구니없이 굴러간 하얀 골프공은 불과 20미터 앞 러프 풀숲에 맥없이 처박혔다."푸흡……!"뒤편 카트 옆에 서 있던 민채리가 요란스럽게 웃음을 터뜨렸다.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형광 핑크색 명품 골프웨어를 차려입은 그녀가 구진혁의 팔짱을 끼며 교태를 부렸다."진혁 씨, 내가 뭐랬어? 사모님은 그냥 클럽하우스에서 커피나 마시게 두자니까.""채리야, 조용히 해."구진혁이 말로는 타이르는 척하면서도 입가에는 노골적인 경멸을 감추지 않았다. 그의 차가운 눈빛이 서린의 등을 날카롭게 꿰뚫었다."백서린. 이딴 꼴 보이려고 굳이 따라나섰어?"진혁이 뚜벅뚜벅 걸어와 서린의 손목을 거칠게 낚아챘다. 가죽 골프 장갑 너머로 뼈마디가 으스러질 듯한 악력이 가해졌다."아……!""아파? 억대 투자자들 다 모인 사교 라운딩에서 개망신당한 내 얼굴이 더 찢어질 것 같은데."진혁이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도록 서린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네가 잘하는 게 도대체 뭐가 있어? 애 하나 제대로 못 지켜서 유산하더니, 이젠 몸뚱이 하나 제대로 못 가눠?"아이 이야기가 나오자 서린은 손목을 빼내려던 동작을 멈췄다. 이 자리에서 그 말까지 듣게 될 줄은 몰랐다.‘애 하나 제대로 못 지켜?’5년 전, 지금의 진혁이 세운 ‘진우홀딩스’의 주춧돌이 된 부동산 플랫폼 초기 모델과 핵심 특허. 그것을 기획하고 피를 말려가며 코딩했던 건 바로 서린이었다. 창업 종잣돈 20억 역시 서린의 친정 외가 유산에서 나온 피 같은 돈이었다.무리한 과로로 뱃속의 아이를 잃었을 때, 진혁은 병상에 누운 서린의 인감도장을 빼돌려 지분을 전부 가로챘다. 그리곤 서린을 서서히 경영에서 배제하고, 우울증 환자 취급하며 집에 가두어버렸다."손 놔."서린이 이를 악물고 진혁의 눈을 쏘아보았다."뭐?""손 놓으라고, 구진혁."진혁이 헛웃음을 흘리며 서린의 손목을 거칠게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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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청담동 밀실과 서늘한 프로
밤 9시 5분. 청담동 뒷골목의 최고급 프라이빗 골프 스튜디오.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전용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은은한 천연 가죽 향과 시더우드 향이 묵직하게 풍겨왔다.두꺼운 방음문 너머로 묵직한 타구음이 규칙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었다.탕—! 탕—!일정한 간격으로 터지던 타구음이 문 앞에서 끊겼다. 서린은 약속 시간에 늦었다는 생각에 곧바로 문손잡이를 돌렸다.달칵.어두운 조명 아래, 대형 스크린 화면의 푸른 잔디 영상만이 룸 전체를 희미하게 밝히고 있었다. 타석 위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몸에 완벽하게 밀착된 검은색 피티드 카라 티셔츠 너머로 성난 근육의 굴곡이 선명하게 도드라졌다.단단하게 조여진 허리와 길게 뻗은 다리. 남자가 클럽을 백스윙 탑으로 끌어올리는 순간, 견갑골을 타고 흐르는 힘줄이 맹수처럼 꿈틀거렸다. 피니시 동작에서 멈춘 남자의 시선이 천천히 문 쪽으로 향했다.서늘하고 깊은 흑안.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날카로운 턱선을 타고 쇄골 안쪽으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약속 시간보다 5분 늦으셨네요."사과를 기다리는 듯한 말투였다. 서린은 변명을 길게 늘어놓지 않았다. 자신도 예전에는 미팅에 늦은 상대부터 달가워하지 않았으니까."길이 좀 막혀서요."서린이 담담하게 걸어 들어와 골프백을 타석 옆에 내려놓았다. 남자가 클럽을 바닥에 거꾸로 짚은 채 서린을 위아래로 천천히 훑어보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아한 명품 샤넬 트위드 재킷과 단정한 슬랙스.재벌가 며느리 특유의 기품이 흘랐지만, 눈빛만큼은 상처 입은 맹수처럼 위태로웠다."강태오 프로입니다."남자가 손을 내밀지 않은 채 덤덤하게 통성명했다."백서린이에요.""제 레슨은 편하지 않을 겁니다. 잠깐 치고 그만두실 생각이면 지금 말씀해 주십시오."태오의 도발적인 말에 서린의 입꼬리가 가볍게 올라갔다."취미로 칠 거였으면 이 야밤에 혼자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요.""그럼 목적이 뭡니까?""이기는 거요."서린이 재킷을 벗고 장갑을 끼며 타석으로 올라섰다."단 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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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사모님, 허리를 더 돌리셔야 합니다
태오가 자세를 맞춰주는 동안 서린은 발뒤꿈치에 체중을 실었다. 등을 스치는 체온과 가까운 호흡이 자꾸 신경 쓰였다. 손가락은 조금 풀렸는데 어깨에는 오히려 힘이 들어갔다.쿵, 쿵, 쿵."손목 각도 유지해요. 클럽 페이스 열리지 않게."태오의 낮고 굵은 목소리가 서린의 귓바퀴를 뜨겁게 데웠다. 그의 입술이 서린의 귓가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지지 않은 채 움직이고 있었다. 서린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진혁 앞에서는 손목을 빼내는 데만 신경 썼다. 그런데 이 남자 곁에서는 다른 종류의 긴장이 생겼다. 낯선 감각에 반응하는 자신이 당혹스러웠다. 서린은 일단 배우러 온 동작에 집중하기로 했다."이 정도로 긴장하면 백스윙도 못 올릴 텐데."태오가 낮게 읊조리며 서린의 손을 잡은 채 클럽을 가슴 높이까지 천천히 들어 올렸다."테이크어웨이. 낮고 길게 빼요.""……알고 있어요.""아는 사람이 몸을 이렇게 빳빳하게 굳혀둡니까?"태오의 왼손이 허리 옆을 받쳤다. 서린은 그 손을 의식하느라 막 들어 올리던 클럽을 멈췄다."하……!""어깨 힘 풀어요."태오는 골반을 돌릴 방향을 짚어주었다. 옷감 위로 닿은 손 때문에 설명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서린은 자신이 허락한 그립 교정과 지금의 거리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골반이 열려야 길이 생깁니다. 상체만 들썩거리지 말고.""잠깐…… 너무 가까워요."태오는 곧바로 손을 떼고 옆으로 물러났다. 서린은 클럽을 내린 뒤에야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더 다가오거나, 이 정도는 참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 점이 뜻밖이었다."이 거리에서 설명하겠습니다."태오는 자신의 클럽으로 회전 방향을 보여주었다. 접촉이 사라지자 서린은 오히려 방금 놓친 동작이 궁금해졌다. 다가가는 것과 물러서는 것을 자신이 정할 수 있다면 다시 해볼 만했다.스크린이 다음 공을 올리는 소리가 났다. 서린은 이번에는 태오의 발과 허리가 움직이는 순서를 보았다."사모님."태오는 클럽 헤드를 바닥에 놓고 말을 이었다."복수든, 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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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타석 위의 첫 쾌감
“하……!”태오가 서린의 회전축을 받쳤다. 서린은 앞선 동작을 떠올리며 발을 다시 디뎠다. 그의 손이 방향을 잡아주고 있었지만, 클럽을 놓지 않는 쪽은 자신이었다.태오의 가슴팍에서 전해져 오는 묵직한 심장 박동과 서늘한 시더우드 향이 온 신경을 아찔하게 마비시켰다.“사모님, 공만 따라가지 마세요. 방금 잡은 중심으로 끝까지 돌아요.”태오의 낮고 묵직한 중저음이 서린의 귓바퀴를 뜨겁게 달구었다.“테이크백, 코킹, 그리고…… 허리 던져요!”태오가 서린의 그립을 함께 받쳤다. 클럽이 올라가는 동안 서린은 손목에 힘을 주지 않으려 애썼다. 내려치는 순간 그가 회전 방향을 잡아주자, 그녀도 앞발에 무게를 실으며 끝까지 돌았다.태오의 다리가 가까이 닿았다. 서린은 자신의 중심이 앞으로 옮겨간 것을 느꼈다.콰아앙—!밀폐된 스크린 룸 전체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경쾌하고 묵직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드라이버 페이스 정중앙에 정타로 얻어맞은 하얀 골프공이 대포알처럼 튀어 나갔다.스크린 화면 한가운데를 찢어발길 듯이 뻗어 나간 공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페어웨이 210미터 지점에 정확히 꽂혔다.“……!”서린의 숨이 턱 멎었다.손끝을 타고 척추를 관통해 뇌수까지 치고 올라온 짜릿한 전율. 골프채를 잡은 이래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온몸의 뼈마디가 저릿하게 풀리는 극상의 쾌감이었다.이 공이 낮에 들은 모욕까지 없애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자기 몸으로 방금 해낸 동작은 남았다. 서린은 화면의 숫자를 다시 읽었다. 남편이 말한 것처럼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봤습니까?”태오가 서린의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였다. 남자는 여전히 서린을 뒤에서 껴안은 채 피니시 자세를 풀지 않고 있었다. 서린의 얇은 실크 셔츠 너머로 태오의 단단한 흉근이 닿아 가쁘게 들썩였다.“팔로만 치려고 하면 막힙니다. 방금은 중심이 돌아간 다음에 클럽이 따라왔어요.”태오의 엄지손가락이 서린의 허리 옆선을 지그시 쓸어내렸다. 맨살이 닿지 않았음에도 얇은 옷감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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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의도된 고의 헛스윙
잔에서 고개를 든 진혁의 날카로운 시선이 아직 현관을 벗어나지 않은 서린의 전신을 훑어내렸다. 서린의 이마에 맺힌 옅은 땀방울과 붉게 달아오른 뺨. 진혁이 소파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나 서린의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서린은 진혁이 다가오자 골프백을 옆으로 옮겼다. 예전 같으면 먼저 늦은 이유부터 설명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끝까지 듣고 나서 대답하기로 했다.“냄새가 나는데.”진혁이 서린의 목덜미로 고개를 들이밀며 코를 킁킁거렸다. 진혁의 입에서 풍기는 지독한 위스키 냄새 사이로, 서린의 살갗에 희미하게 남아 있던 태오의 시더우드 향과 땀 냄새가 스쳐 지나갔다.서린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그녀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차갑게 손을 들어 진혁의 가슴팍을 밀쳐냈다.“술주정 부리지 마. 1인 프라이빗 골프 스튜디오에서 야간 연습하고 오는 길이니까.”“그렇게까지 배우겠다고?”진혁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낮에 투자자들 앞에서 망신당하더니 이제야 분수 파악이 돼? 그래 봤자 넌 태생이 몸치야, 백서린. 쓸데없는 데 돈 쓰지 말고 얌전히 안방이나 지켜.”진혁은 비아냥거리며 비틀걸음으로 마스터 침실로 들어갔다.쾅—!침실 문이 닫혔다. 진혁은 그녀가 누구에게 배우는지조차 묻지 않았다. 서린은 그 무관심을 이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예약 문자는 화면에 남겨두지 않았다. 자신을 얕본다고 의심까지 하지 않는 남자는 아니었다.거울에 비친 손목은 아직 붉었다. 서린은 멍을 덮는 대신 손가락을 천천히 펴보았다. 다음에 타석에 서면 남의 도움 없이도 같은 방향으로 돌 수 있을지 궁금했다.***사흘 뒤 밤 10시.청담동 뒷골목 프라이빗 VIP 스크린 룸. 실내의 조명은 은은하게 낮추어져 있었고, 대형 스크린의 푸른 필드 그래픽만이 몽환적인 빛을 뿜어냈다. 서린은 몸에 완벽하게 밀착되는 블랙 골프 스커트와 반팔 니트를 차려입고 타석에 서 있었다.달칵.방음문이 열리며 태오가 들어왔다. 검은색 민소매 트레이닝 셔츠 너머로 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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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스크린 룸 벽 밀착
태오는 서린의 대답을 기다렸다. 다가서지 않고 버티는 그 짧은 틈 때문에 서린은 자신의 말부터 다시 의식했다. 이 남자를 시험한다고 생각했는데, 자신도 무엇을 원하는지 들킨 기분이었다.“사모님, 사람 시험하는 재주가 아주 탁월하시네요.”농담으로 받아주려는 말투는 아니었다. 서린은 클럽을 쥔 손에 힘을 풀었다.“시험이 아니라 절실한 부탁이라니까요.”서린은 물러서지 않았다. 태오가 클럽을 내려달라고 손을 내밀자 그대로 건넸다. 레슨을 계속하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탁—!태오가 받은 클럽을 타석 옆에 내려놓았다. 비스듬히 기댄 헤드가 매트 위로 미끄러졌다.챙그랑—! 탕!클럽이 바닥에서 튕겼다. 서린이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태오가 허리를 받쳤다. 이번에는 그녀가 먼저 그의 셔츠를 잡았다.“앗……!”태오가 서린을 끌어안고 벽 쪽으로 한 걸음 옮겼다. 서린의 등이 벽에 닿기 전에 그의 팔이 먼저 그 사이를 받쳤다.쿵—!태오의 팔꿈치가 벽에 닿았다. 그가 잠깐 자세를 늦추며 괜찮으냐고 묻자, 서린은 대답 대신 셔츠를 더 가까이 당겼다. 잡고 있던 옷깃이 손안에서 구겨졌다.“장난질은 여기까지 하죠.”태오가 서린의 턱 아래에 손을 대자 두 사람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서린은 더는 스윙을 핑계로 삼지 않았다.“사모님, 저 보려고 일부러 빗맞히는 거 다 압니다.”“알면…… 어쩔 건데요?”서린이 가쁜 숨을 헐떡이며 맞받아쳤다. 두 사람의 심장이 벽 너머까지 울릴 듯 격렬하게 부딪치고 있었다.“이제 레슨인 척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도 저를 잡으실 겁니까?”“내가 감당 못 할 게 뭐가 있어? 난 이미 남편 손에 지옥 밑바닥까지 던져진 몸인데.”서린의 눈동자에서 투명하고도 지독한 광기가 번뜩였다. 그녀는 도망치기는커녕, 손을 뻗어 태오의 단단한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남자의 뜨거운 땀 냄새가 서린의 폐부를 집어삼켰다.“날 구원하든, 같이 지옥으로 떨어지든…… 네 멋대로 해봐, 강태오.”자신의 이름이 들리자 태오는 잠시 멈췄다. 서린이 옷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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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타액의 온도와 출장 제안
하아…… 읍……!스크린 룸 차가운 시멘트 벽면을 타고 서린의 잘록한 등줄기가 쓸려 내려갔다. 태오의 입술이 서린의 여린 입술을 짓이기듯 집어삼키며 단 한순간도 놓아주지 않았다.거칠고 뜨거운 남자의 혀가 입안 깊숙한 곳까지 헤집고 들어올 때마다, 서린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점멸했다. 살과 살이 맞부딪치며 터져 나오는 짙은 마찰음이 밀폐된 밀실의 공기를 숨 막히도록 뜨겁게 달구었다.남자의 단단한 허벅지가 서린의 허벅지 사이로 거침없이 파고들며 골반의 중심을 강하게 틀어쥐었다. 서린은 태오의 땀에 젖은 목덜미를 으스러지도록 끌어안았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질식할 것만 같았지만, 밀쳐내고 싶지 않았다.오히려 남편 구진혁의 멸시와 폭언 속에서 바싹 메말라 있던 온몸의 세포들이 남자의 타액과 체온을 미친 듯이 빨아들이고 있었다.“하…….”태오가 천천히 입술을 뗐다. 은빛으로 번들거리는 끈적한 타액의 실이 두 사람의 붉게 짓무른 입술 사이에 길게 늘어졌다가 끊어졌다. 태오의 거친 숨결이 서린의 젖은 이마와 목덜미 위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태오는 서린이 호흡을 고를 때까지 말을 멈췄다. 가까이 붙어 있을 때보다 떨어진 지금, 둘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지가 더 또렷했다.“사모님.”태오의 낮게 긁히는 중저음이 서린의 귓가를 서늘하게 파고들었다. 남자의 거친 손가락이 서린의 스커트 밑단 허벅지 안쪽 살결을 스쳐 올라와, 흐트러진 셔츠 옷깃을 단단히 그러쥐었다.“이 맛을 보고도…… 다시 그 잘난 남편 품으로 돌아가실 수 있겠습니까?”서린은 그 질문이 달갑지 않았다. 지금 누군가를 원한다는 것과, 자기 집에서 어디까지 버틸지는 다른 문제였다. 그녀는 태오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대답했다.“돌아가긴 어딜 돌아가?”서린이 손을 뻗어 태오의 단단하고 날카로운 턱선을 쓸어내렸다. 남자의 거친 턱수염 자국이 손끝을 타고 짜릿하게 긁혀왔다.“그 새끼 발밑을 생지옥으로 만들 때까지, 난 한 발자국도 안 물러서.”태오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낮고 서늘한 실소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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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라운지 카페와 도발의 대가
다음 날 오후, 청담동의 최고급 프라이빗 라운지 카페. 통유리벽 너머로 쏟아지는 화사한 햇살 아래, 서린은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넘기며 사모펀드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그때, 요란스러운 킬힐 소리가 대리석 바닥을 신경질적으로 짓이기며 다가왔다.“어머, 백서린 씨? 여기서 다 보네.”민채리였다.화려한 명품 로고가 박힌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고 수천만 원짜리 에르메스 백을 든 그녀가 서린의 맞은편 의자를 거칠게 빼고 앉았다. 서린은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담담하게 찻잔을 내려놓았다.“예의를 밥 말아 먹었나 보네. 남의 자리에 허락도 없이 앉는 꼴이 딱 네 수준 그대로야.”채리의 얼굴이 순간 붉으락푸르락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내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다리를 꼬았다.“입술이 많이 트셨네? 어머, 목덜미에 그 붉은 자국은 뭐야? 진혁 씨가 남긴 건 아닐 테고.”채리의 시선이 서린의 목덜미에 남은 희미한 붉은 흔적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어젯밤 태오가 남긴 치명적인 입맞춤의 잔해였다. 하지만 서린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서린은 펼쳐놓은 서류를 채리가 읽을 수 없도록 뒤집었다. 자신의 목덜미에 쏠린 관심을 돌릴 이야기는 있었다.“민채리. 구진혁이 스폰 계약서에 사인하게 해준 성수동 아파트, 네 명의로 등기했다고 정말 네 집인 줄 아니?”채리의 표정이 순식간에 딱딱하게 굳어졌다.“……뭐?”“등기 명의만 네 이름이지, 전세권은 진우홀딩스 법인 명의더구나. 넌 그 인간이 기분 내킬 때 던져주는 푼돈이나 받아먹는 임시 거주자에 불과해.”서린이 들고 있던 서류철을 덮으며 탁자 위로 탁 내던졌다.“그 인간, 지금 회사 부동산 PF 대출이 막히자 너한테 사준 명품 가방이랑 다이아 시계까지 전부 법인 자산으로 묶어둘 생각이야. 버려질 날이 코앞인데, 주제도 모르고 내 앞에서 꼬리를 쳐?”채리의 손이 가방 손잡이로 갔다.채리는 가방 손잡이를 끌어당겨 무릎 위에 올렸다. 방금까지 자랑처럼 내세우던 로고가 서린이 말한 법인 자산이라는 말에 가려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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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펜트하우스의 심야 침입자
밤 11시. 한남동 유엔빌리지 최고급 펜트하우스. 구진혁이 홍콩으로 떠났다고 믿은 서린에게, 집 안은 숨소리조차 울릴 정도로 적막했다.딩동—!지하 프라이빗 연습장으로 바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의 호출 벨이 울렸다. 서린은 가운을 벗어던지고 타석 앞으로 걸어 나갔다. 몸매를 아슬아슬하게 드러내는 실크 슬리브리스 탑과 얇은 블랙 트레이닝팬츠.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강태오가 걸어 나왔다. 그는 연습장 입구에서 서린을 발견하자 짧게 인사했다. 낯선 집에 호기심을 보이는 대신 그녀가 서 있는 타석으로 곧장 다가왔다.남자의 짙은 시선이 서린의 드러난 쇄골과 가느다란 어깨 라인을 집요하게 훑었다.“집이 아주 대궐이네요, 사모님.”태오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텅 빈 연습실 벽을 타고 울렸다.“남편분이 참 돈 자랑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이 값비싼 잔디와 타석도 전부 누군가의 피눈물로 깔아둔 걸 텐데.”“말 길게 하지 마.”서린이 드라이버를 태오에게 내밀며 서늘하게 도발했다.“구진혁 없는 이 집에서, 네가 가르쳐줄 수 있는 게 뭔지 증명해 봐.”태오가 피식 웃으며 서린의 손에서 클럽을 낚아챘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클럽을 벽면 거치대에 거칠게 꽂아버렸다.“오늘은 클럽 안 씁니다.”“뭐?”태오가 손을 내밀었다. 서린은 잠시 망설이다 클럽을 놓은 손을 맡겼다. 그가 다친 손목을 피해 손바닥 쪽을 잡는 것이 느껴졌다.“앗……!”태오가 이끄는 쪽은 전면 거울 앞이었다. 서린은 그 앞에서 잠깐 발을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거울 속에는 익숙한 연습장과, 한 번도 이곳에 들인 적 없던 남자가 함께 비쳤다.태오가 서린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밀착시켰다.“사모님, 저 거울 똑바로 보세요.”남자의 뜨거운 손바닥이 서린의 얇은 실크 탑 밑으로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서린의 매끄럽고 잘록한 허리 살결에 남자의 굳은살 박인 손바닥이 직접 닿는 순간, 서린의 입에서 참지 못한 탄식이 터져 나왔다.“하아앗……!”“남편분이 이 자리에 서서 사모님을 안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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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가죽 카우치 위의 타락
“하아…… 읏……!”타석 옆 최고급 이탈리아산 가죽 카우치가 두 사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삐걱거리는 비명을 질렀다. 태오의 단단한 흉근이 서린의 부드러운 가슴선을 짓누르며 빈틈없이 맞물렸다. 남자의 거친 손길이 서린의 실크 탑을 거칠게 걷어 올렸다.서늘한 공기가 드러난 허리선과 복부를 스치는 찰나, 태오의 뜨거운 혀가 서린의 쇄골 아래 여린 살결을 물어뜯었다. 짜릿한 고통과 함께 등골을 타고 찌릿한 쾌락의 불꽃이 튀었다. 서린의 발가락이 카우치 가죽 쿠션을 파고들며 바짝 오그라들었다.“사모님, 힘 빼요.”태오의 낮고 젖은 목소리가 서린의 귀밑을 핥아내렸다. 남자의 거친 손가락이 서린의 잘록한 골반 뼈를 양손으로 틀어쥐고 단단하게 고정했다.“골프 칠 때처럼…… 허리 유연하게 풀어요. 그래야 내 몸이 전부 들어가지.”“하…… 태오야……!”서린의 입술 사이로 남편의 이름이 아닌, 연하 강사의 이름이 애절한 파열음이 되어 터져 나왔다. 그 한마디에 태오의 눈동자가 시뻘겋게 뒤집혔다. 남자의 거칠고 묵직한 허리가 서린의 골반 안쪽으로 망설임 없이 파고들었다.쿵—!카우치가 바닥을 긁으며 밀려났다. 서린은 숨을 들이켜지도 못한 채 고개를 뒤로 꺾었다. 남자의 맹렬하고 규칙적인 움직임이 서린의 전신을 뒤흔들 때마다, 천장의 샹들리에가 눈부신 궤적을 그리며 어지럽게 회전했다.구진혁과 7년을 살며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뼛속까지 타오르는 원초적인 환희였다. 남편은 서린을 언제나 자신의 과시용 장식품이자, 쾌락을 배설하는 수동적인 도구로만 취급했었다.하지만 이 남자는 달랐다.서린의 가장 예민한 감각을 집요하게 깨워내고, 온몸의 세포가 살아 숨 쉬도록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었다.“사모님, 날 봐요.”태오가 서린의 턱을 움켜쥐고 거칠게 입술을 겹쳐왔다. 두 사람의 거친 호흡과 끈적한 타액이 뒤엉키며 질식할 것 같은 열기를 뿜어냈다. 태오의 땀방울이 서린의 가슴팍 위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이 자리가…… 남편의 성역이라면서요.”태오가 서린의 귓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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