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이 돌아오면 어떻게 되는지, 직접 보게 해 주죠.”리아의 말이 끝났지만 검은 차량에서 내린 남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었고, 그사이 적치장 위로 불어온 찬바람이 바닥에 흩어진 비닐 조각들을 녹슨 철제 통 사이로 밀어 넣었다.리아는 남자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철제 통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오른쪽 무릎에 체중이 실리자 날카로운 통증이 올라왔지만, 자신이 얼마나 심하게 다쳤는지 낯선 사람에게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다.남자는 그런 그녀를 말없이 살폈다.낡은 점퍼를 걸친 그는 조직의 경비원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던 사람도 아니었다. 강시혁의 처형 명령을 알고 있었고, 조직 내부의 사망 처리 기록까지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무엇보다 리아가 숨어 있는 장소를 정확히 찾아왔다.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경계할 이유가 있었다.“강시혁에게 돌아갈 생각은 없어요. 당신이 그 사람의 부하라면 헛걸음한 거예요.”리아가 낮게 말하자 남자의 시선이 그녀의 다리로 내려갔다. 찢어진 바짓단 아래로 피가 흘러 신발 안쪽까지 번지고 있었고, 손목에도 쇠고리에 쓸린 상처가 선명했다.그는 그녀의 말을 부정하지도,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지도 않았다. 대신 차량 쪽으로 고개를 돌려 멀리서 다가오는 불빛을 확인했다.“저 상태로는 오래 못 가겠군.”리아는 대답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그러자 남자는 그녀의 앞을 막는 대신 적치장 끝으로 이어지는 어두운 통로를 턱짓으로 가리켰다.“저쪽으로 가면 외곽 도로가 나와. 다만 검문이 시작됐을 거야.”그녀는 그가 가리킨 방향을 확인하면서도 곧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낯선 사람이 내미는 친절을 믿었다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강시혁도 처음에는 그랬다.다른 훈련생들이 그녀를 외면할 때 물을 가져다주었고, 벌을 받은 날이면 상처를 살펴 주었다. 그런 작은 행동들이 쌓여 리아는 그가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한다고 믿었
최신 업데이트 : 2026-10-2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