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재벌남의 여자 특전사: Kabanata 1 - Kabanata 10

13 Kabanata

1화

태성그룹 본사 로비에 들어선 서단아는 정면의 대형 전광판보다 천장에 매달린 유리 조형물을 먼저 살폈다.수십 개의 유리 장식이 층층이 매달린 조형물은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였다. 대리석 바닥에는 잘게 부서진 빛이 흩어졌고, 출근하는 직원들은 그 아래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다.단아는 걸음을 늦췄다. 조형물 한쪽이 다른 부분보다 낮게 기울어져 있었다. 천장에서 미세한 금속 마찰음도 들렸다.“서단아 씨?”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경호팀장 오유진이 다가오고 있었다. 단아보다 세 살 많은 유진은 단정한 정장 차림에 태블릿을 들고 있었다.“면접은 십 분 뒤예요. 대표님이 직접 보시겠답니다.”단아는 천장을 가리켰다.“저 조형물, 최근에 점검했습니까?”유진이 고개를 들었다. 유리 장식들이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지난달에 정기 점검을 했을 텐데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왼쪽 고정 부위가 불안정해 보입니다. 시설팀 확인이 필요합니다.”유진이 무전기를 꺼내는 사이, 로비 정문이 소란스러워졌다. 검은 세단 세 대가 차례로 멈춰 섰고, 출입구에 서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자세를 고쳤다.가운데 차량에서 강도윤이 내렸다.사진보다 실물이 더 눈에 띄는 남자였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으며, 짙은 남색 정장은 몸에 맞춰 제작한 듯 흐트러짐이 없었다. 기자들의 카메라가 그를 따라 움직였지만, 도윤은 익숙하다는 듯 휴대전화를 귀에 댄 채 로비로 들어섰다.“그 조건이면 계약하지 마세요. 상대가 우리 기술을 필요로 하는 거지, 우리가 그 회사 돈이 급한 건 아니잖습니까.”그는 통화 상대의 말을 잠시 듣더니 걸음을 늦췄다.“오후까지 기다려 보죠. 그쪽에서 다시 연락할 겁니다.”통화를 끊은 도윤은 비서실장에게 서류를 건네받았다.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몇 장을 넘겨 보고는 수정할 부분을 짚어 주었다.단아는 그가 향하는 방향을 보고 미간을 좁혔다.유리 조형물 바로 아래였다.천장에서 조금 전보다 날카로운 마찰음이 들렸다. 단아가 고개를 들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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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오늘 면접 예정인 서단아 씨입니다. 전직 특전사 출신이고, 대표님 전담 경호원 후보입니다.”도윤은 단아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구겨진 넥타이에도, 주변에 몰려든 직원들의 시선에도 관심이 없었다. 이미 무전기로 부상자 유무를 확인하고 있었다.“면접 보러 온 사람이 면접관부터 바닥에 내동댕이쳤군.”단아가 무전기를 내렸다.“그 부분은 사과드립니다. 다만 다시 같은 상황이 발생해도 동일하게 조치하겠습니다.”도윤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피식 웃었다.“좋아요. 면접실에서 다시 봅시다.”그가 몸을 돌리려는 순간 단아가 불렀다.“대표님, 잠시만요.”도윤이 돌아보자 그녀는 그의 정장 소매를 가리켰다. 검은 천 사이에 손톱만 한 유리 조각이 끼어 있었다.“움직이지 마십시오.”단아가 조심스럽게 조각을 떼어 냈다. 도윤은 자신의 팔을 붙잡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이 가늘었지만 움직임은 놀랄 만큼 안정적이었다.“서단아 씨.”“예.”“원래 처음 만난 남자한테 이렇게 적극적입니까?”단아는 유리 조각을 휴지에 감싸며 대답했다.“처음 만난 분이 이렇게 자주 다치시는 경우는 드뭅니다.”유진이 급히 고개를 숙였다.도윤은 잠시 입술을 다물었다가 웃음을 터뜨렸다.***대표이사실에 들어선 단아는 로비에서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마주했다.넓은 창밖으로 한강이 내려다보였고, 벽면에는 해외 경제지 표지가 여러 장 걸려 있었다. 그 가운데에는 젊은 강도윤이 세계적인 기업 대표들과 나란히 서 있는 사진도 있었다.도윤은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친 뒤 책상에 앉았다. 로비에서 웃던 모습과 달리 그의 눈빛은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앉으세요. 면접부터 하죠.”단아가 자리에 앉자 도윤은 경력 서류를 펼쳤다. 특수전 부사관으로 복무한 기간과 여러 훈련 이력이 적혀 있었다. 그는 서류를 끝까지 읽은 뒤 단아를 바라보았다.“경력은 충분하군요. 그런데 군을 나온 이유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개인적인 사정이 있었습니다.”“말하기 곤란한 일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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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오후 두 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도윤이 예정된 이동 경로를 바꾸겠다고 지시했다. 해외 투자사 관계자가 갑자기 회의 장소를 변경하면서 호텔로 직접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단아는 차량 대기 장소를 확인한 뒤 유진에게 무전을 보냈다. 경호팀은 기존에 점검해 둔 동선을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도윤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대표님, 이쪽입니다.”“지하 주차장으로 가면 됩니다. 내 차도 거기 있고요.”단아는 그의 앞을 막아서지 않고 걸음을 맞췄다.“오늘 주차장 일부 구역에서 외부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차량 출입 통제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도윤은 시계를 확인했다. 회의까지 남은 시간은 삼십오 분. 상대가 먼저 장소를 바꿨다고 해서 자신까지 늦을 생각은 없었다.“그럼 통제하면 되잖습니까. 지금 경호팀이 하는 일이 그거 아닌가요?”단아는 그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무작정 안 된다고 버티는 것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편이 나았다.“삼 분만 주십시오. 차량 이동 구간을 확보하겠습니다.”도윤이 걸음을 멈췄다.“정확히 삼 분?”“예. 그 안에 확인되지 않으면 다른 동선을 이용하겠습니다.”그는 손목시계를 보더니 복도 벽에 기대었다.“좋습니다. 시작하세요.”단아는 즉시 주차장 담당자와 연락했다. 외부 공사 차량을 대기시키고, 출입문 앞에 경호 인력을 배치하도록 요청했다. 차량 번호와 운전기사 신원까지 확인한 뒤 도윤에게 이동 가능하다고 알렸을 때는 이 분 사십오 초가 지나 있었다.도윤은 시계를 보여 주며 웃었다.“십오 초 남겼군요.”“늦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나 때문에 긴장했습니까?”단아는 무전기를 정리하면서 그를 바라보았다.“시간이 촉박했습니다.”도윤은 일부러 느긋하게 미소 지었다.“그것 말고요. 내가 옆에서 보고 있으니까 신경 쓰이지 않았냐고요.”단아는 그의 어깨 너머를 확인했다. 공사 자재를 실은 운반차가 주차장 통로를 지나고 있었다.“대표님, 조금만 왼쪽으로 이동해 주십시오.”도윤이 그녀의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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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내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까?”단아는 손에 든 일정표를 넘겼다.“대표님과 관련된 열애설은 최근 일 년 동안 네 건이었습니다. 모두 공식적으로 부인하셨습니다.”도윤이 걸음을 멈췄다.“그것까지 조사했습니까?”“경호 대상자에게 접근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확인하는 것도 업무입니다.”도윤은 웃으며 넥타이를 고쳐 맸다.“그럼 그 여자들 사진도 봤겠군요.”단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장난스럽게 물었다.“어떻던가요?”“모두 미인이셨습니다. 대표님 취향은 일관적이신 것 같습니다.”도윤은 웃으며 넥타이를 고쳐 맸다.“서단아 씨도 그런 분석을 합니까?”단아는 잠깐 망설이다가 그를 올려다보았다.“저는 그분들보다 대표님을 더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도윤의 손이 넥타이 위에서 멈췄다.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그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미소 지었다.“그건 꽤 듣기 좋은데요.”“경호 대상자이시니까요.”도윤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압니다. 이제는 나도 안다고요.”***엘리베이터 사고는 그날 저녁에 발생했다.단아는 대표층 전용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마자 미세한 진동을 느꼈다. 바닥이 아주 짧게 흔들렸고, 문이 닫히는 순간 평소와 다른 금속 마찰음이 들렸다.그녀는 층수 표시등을 확인했다. 숫자가 내려가다가 잠시 멈췄다.도윤은 옆에서 휴대전화로 해외 투자사와 주고받은 계약서를 읽고 있었다.“대표님, 손잡이를 잡아 주십시오.”단아가 낮게 말하자 도윤은 고개를 들었다.“무슨 일입니까?”“운행 상태가 불안정합니다.”그가 손잡이를 잡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크게 흔들렸다.쿵!도윤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단아는 즉시 그의 팔을 붙잡아 벽 쪽으로 지지했고, 다른 손으로 비상 호출 버튼을 눌렀다.조명이 한 차례 깜빡인 뒤 엘리베이터가 완전히 멈췄다.밀폐된 공간에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만 남았다.“대표층 전용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 현재 위치 확인 요청합니다. 탑승자는 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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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었다.“구조되면 의무실부터 갑시다.”“대표님은 다치지 않으셨습니다.”“당신 얘기입니다.”단아가 그를 바라보았다.도윤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덧붙였다.“첫날부터 내 넥타이도 망가뜨렸는데, 경호원까지 다치면 내가 손해잖습니까.”그녀는 잠시 그를 보다가 고개를 숙였다.“확인하겠습니다.”잠시 후 비상 통화 장치에서 시설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전장치가 작동해 엘리베이터가 멈춘 상태이며, 구조 인력이 도착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도윤은 시간을 확인했다. 회의 하나가 이미 시작됐을 시각이었다.그는 비서실장에게 상황을 전달해 회의를 연기하도록 지시한 뒤 단아에게 물었다.“이제 기다리면 됩니까?”“그렇습니다.”도윤은 벽에 기대며 미소 지었다.“그럼 서단아 씨와 단둘이 갇혀 있는 셈이군요.”단아는 그를 바라보았다.“그렇습니다.”“보통 이런 상황이면 조금 낭만적인 대화라도 하지 않습니까?”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비상 통화 장치를 확인했다.“대표님께서는 산소가 부족하다고 느끼십니까?”도윤은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아니요. 아주 충분합니다.”그는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당신하고는 평범한 대화를 하기가 더 어렵군요.”***구조에는 삼십 분가량이 걸렸다.엘리베이터에서 나온 도윤은 시설팀 책임자에게 사고 원인과 점검 이력을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평소와 달리 그의 목소리에는 농담기가 없었다.“오늘 안에 같은 기종 전부 점검하세요. 문제가 있는 설비는 운행 중단하고, 결과는 내일 아침까지 보고받겠습니다.”시설팀 책임자가 급히 고개를 숙였다.도윤은 이어 유진을 불렀다.“서단아 씨는 의무실에서 상태 확인받도록 하세요. 로비 사고 때 다친 곳이 없는지도 같이 보고받겠습니다.”단아가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도윤이 먼저 손을 들었다.“이건 경호 지시가 아니라 회사 안전관리 지시입니다. 직원이 업무 중 다쳤을 가능성이 있는데 확인도 안 할 수는 없잖습니까.”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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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주차장 통제는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공사 차량 때문이고, 엘리베이터는 실제 설비 이상으로 멈췄습니다. 이 두 가지가 서단아 씨 책임입니까?”임원이 대답을 망설였다.“그렇지는 않습니다만, 경호 절차가 지나치게 엄격해졌다는 의견이 있습니다.”도윤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그럼 기준을 다시 정하면 됩니다. 하지만 기준을 지킨 사람부터 교체하는 건 순서가 틀렸어요.”그는 경호팀 운영 보고서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서단아 씨의 판단이 적절했는지 별도 검토하세요. 경호팀장 의견만 듣지 말고 시설팀과 외부 안전 전문가 의견까지 받아서요. 문제가 있다면 고치고, 없다면 그대로 유지합니다.”회의가 끝난 뒤 유진은 단아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단아는 경호팀 사무실에서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보고서를 받아 든 그녀는 주차장 통제 시간과 엘리베이터 사고 기록을 다시 확인했다.“대표님께서 직접 검토를 지시하셨군요.”“네. 그래서 당분간 경호 배치를 조정할 수도 있어요.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제가 대표님과 함께 움직일 겁니다.”단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필요한 자료는 모두 제출하겠습니다.”유진은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기분 나쁘지 않아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런 검토까지 받으니까.”단아는 서류를 정리하던 손을 멈췄다. 군에 있을 때도 자신의 판단을 설명해야 하는 순간은 많았다. 다만 그때와 지금은 달랐다. 이곳에는 군의 명령 체계 대신 회사의 계약과 규정이 있었다.“제 판단이 옳았다는 근거를 보여 주면 됩니다. 그게 경호팀에도 필요한 일입니다.”유진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 미소 지었다.“역시 서단아 씨답네요.”***검토 결과는 이틀 뒤 나왔다.주차장 이동 통제와 엘리베이터 사고 대응은 모두 적절했다는 결론이었다. 오히려 경호팀이 지적한 시설 관리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권고가 붙었다.도윤은 보고서를 읽고 단아를 대표실로 불렀다.그녀가 들어왔을 때 그는 창가에 서서 통화 중이었다. 도윤은 손짓으로 잠시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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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지난번 엘리베이터에서 웃던 거 기억합니까?”단아는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잠깐 눈을 깜빡였다.“예.”“그날은 내가 꽤 재미있는 말을 했나 보군요.”도윤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문을 열었다.단아는 그를 따라 걸으며 대답했다.“대표님께서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훈련도 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그랬죠.”“그런 훈련은 없어서 조금 웃겼습니다.”도윤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럼 오늘은 더 재미있는 말을 준비해야겠군요.”단아는 진지하게 고개를 저었다.“회식 중에는 업무에 집중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도윤은 한숨을 내쉬는 척하다가 웃었다.“알겠습니다. 서 경호원님.”***그날 오후, 단아는 회식 장소의 평면도를 확인하다가 한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호텔 연회장은 지하 주차장과 연결돼 있었고, 출입구도 여러 개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경호하기 좋은 구조였다.하지만 후면 비상 출입구가 최근 현장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도면상 출입문이 있어야 할 자리에 커다란 장식장이 놓여 있었다.단아는 호텔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연회장 뒤쪽 비상 출입문은 현재 사용 가능합니까?”상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공사 이후 출입문을 잠가 두었다고 설명했다. 손님들이 직원 전용 복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단아는 펜으로 해당 위치에 표시했다.“행사 전까지 출입문을 개방하고 장애물을 치워 주십시오. 현장에서 다시 확인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뒤 그녀는 유진에게 연락했다.“오 팀장님, 회식 장소에 먼저 다녀오겠습니다. 비상 출입구가 막혀 있습니다.”유진이 잠시 침묵하다 대답했다.“대표님께도 보고할까요?”“현장 확인 후 말씀드리겠습니다.”단아는 도면을 접어 가방에 넣었다. 호텔 측의 단순한 관리 문제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경호 대상자가 참석하는 행사에서 비상 출입구가 막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지나칠 수는 없었다.그녀는 재킷을 챙겨 입고 사무실을 나섰다.한편 도윤은 대표실에서 비서실장에게 저녁 참석자 명단을 확인하고 있었다.“서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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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강도윤은 평생 누군가의 관심을 얻기 위해 애써 본 적이 없었다.태성그룹의 후계자로 태어나 서른여섯에 그룹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기까지, 사람들은 언제나 먼저 그에게 다가왔다. 그의 눈빛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했고, 별생각 없이 건넨 칭찬을 몇 달씩 기억했으며, 호감을 얻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여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 관심이 익숙했던 도윤에게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민한다는 것은 애초에 상상조차 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그런데 요즘은 서단아라는 여자 때문에 자신이 우스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오늘 회식은 예정대로 참석하시는 거죠?”비서의 질문에 도윤은 결재 서류에서 눈을 들었다. 책상 한쪽에는 저녁에 열릴 임직원 회식 일정표가 놓여 있었고, 그는 참석자 명단을 다시 확인하다가 경호팀 근무표에 적힌 이름 하나에 시선을 멈췄다.서단아.그녀는 행사장 외부 경호를 담당하도록 배치되어 있었다.“참석합니다. 마지막 일정까지 비워 두세요.”비서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평소 도윤은 임직원 회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주요 임원들과 짧게 대화를 나누고 자리를 뜨는 편이었으므로, 참석자가 백 명을 넘는 행사에 끝까지 남겠다고 한 것은 이례적이었다.“혹시 특별히 확인하실 사항이 있으십니까?”“직원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경호팀 교대 인력도 충분히 배치하고, 근무 중인 직원들까지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하세요.”비서가 고개를 숙이고 나가자 도윤은 의자에 몸을 기댔다. 직원들과 이야기할 시간은 평소에도 충분히 만들 수 있었고, 경호팀 식사 문제 역시 오유진 팀장에게 지시하면 끝날 일이었다. 그런데도 굳이 회식에 오래 머물 이유를 찾고 있는 자신이 못마땅했다.서단아를 보고 싶다는 단순한 사실을 인정하는 데 며칠이나 걸렸다는 것이 도윤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면접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그는 단아를 흥미로운 직원 정도로 생각했다. 자신의 지위를 의식하지 않고 필요한 말을 하는 여자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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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내가 방해하고 있다는 뜻이군요.”“조금 그렇습니다.”담담한 대답과 달리 그녀의 눈가에는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 도윤은 한 걸음 옆으로 물러나며 더는 업무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단아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는 연회장으로 향하면서도 웃음을 거두지 못했다. 자신에게 이렇게 대놓고 업무 방해라고 말하는 직원이 또 있을까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오히려 즐거웠다.연회장 문 앞에서 한 번 더 뒤를 돌아보았을 때, 단아는 이미 다른 차량을 확인하고 있었다. 도윤이 자신을 바라보는 줄도 모르는 무심한 얼굴을 보자 또다시 승부욕이 일었다.언젠가는 저 여자가 자신을 보고 먼저 웃게 만들고 싶었다. 업무상 인사가 아니라, 강도윤이라는 남자를 보고 웃는 얼굴을 보고 싶었다.***회식이 시작되자 연회장에는 음악과 웃음소리가 가득 찼다.도윤은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테이블 사이를 걸었다. 전략기획실 직원들과 최근 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신규 사업을 준비하는 실무진에게는 필요한 지원을 약속했다. 직원들이 건네는 술잔은 정중하게 사양하거나 입술만 적셨다.평소보다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정작 기다리는 사람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여덟 시 반이 조금 지나서야 경호팀 교대가 이루어졌고, 출입문 쪽에서 단아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녀는 유진과 짧게 이야기를 나눈 뒤 연회장 한쪽에 마련된 직원 식사 공간으로 향했다.도윤은 마침 전략기획 임원 윤세린과 대화하던 중이었다.“대표님, 다음 주 투자 설명회 일정은 제가 다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좋습니다. 해외 투자자 측 요구 사항도 함께 검토하세요.”대답하면서도 시선이 잠시 다른 곳으로 향하자, 세린이 그 방향을 따라 바라보았다.“경호팀에 확인하실 일이라도 있으십니까?”“아닙니다.”“그렇군요.”세린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지만, 도윤은 더 묻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단아가 식사를 시작하려는 순간이었다.“서단아 씨.”그녀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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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스스로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입가에 번지는 웃음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회식이 끝날 무렵, 호텔 복도에는 늦게까지 남아 있던 직원들이 오가고 있었다.도윤은 비서와 다음 날 일정을 확인한 뒤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하다가 복도 끝에서 단아가 무전기를 내려놓는 모습을 발견했다.“이제 근무 끝났습니까?”“곧 교대합니다.”단아는 그를 바라보다가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생수병을 내밀었다.“대표님, 물 좀 드세요.”뜻밖의 행동에 도윤이 눈을 들었다.“나한테 주는 겁니까?”“회식 내내 직원들과 말씀하시느라 물을 거의 안 드셨습니다.”그는 생수병을 받아 들었다. 차갑게 식은 플라스틱 표면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었고, 그 사소한 배려가 이상하게 마음을 건드렸다.“내가 뭘 마셨는지까지 보고 있었습니까?”“경호 대상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업무입니다.”여전히 업무적인 대답이었지만, 도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나는 당신이 나를 조금 특별하게 봐 주는 줄 알았습니다.”단아의 눈이 커졌다.그 표정을 보며 자신이 한 발 더 나갔다는 사실을 깨달은 도윤은 주변을 살폈다. 복도에는 아직 직원들이 오가고 있었고, 그녀가 난처해질 수도 있었다.그는 곧바로 웃음을 누그러뜨렸다.“농담입니다. 물은 고맙게 마시겠습니다.”병뚜껑을 열어 물을 마시자 단아도 작게 웃었다.“대표님도 농담을 하시는군요.”“나도 사람입니다.”“가끔 잊을 뻔합니다.”도윤은 그녀를 바라보며 낮게 웃었다.“그럼 자주 기억하게 해 드려야겠군요.”단아가 고개를 들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마주쳤고, 도윤은 그녀의 얼굴에 비친 복도 조명을 바라보았다. 가까이에서 보니 속눈썹 아래로 옅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다가갔다가 멈추자 단아 역시 움직이지 않았다.짧은 침묵 사이로 복도 끝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도윤은 먼저 몸을 돌렸다.“늦었습니다. 안전하게 들어가세요.”“대표님도 조심히 들어가십시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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