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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남의 여자 특전사
재벌남의 여자 특전사
Author: 해월

1화

Author: 해월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10-23 02:22:31

태성그룹 본사 로비에 들어선 서단아는 정면의 대형 전광판보다 천장에 매달린 유리 조형물을 먼저 살폈다.

수십 개의 유리 장식이 층층이 매달린 조형물은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였다. 대리석 바닥에는 잘게 부서진 빛이 흩어졌고, 출근하는 직원들은 그 아래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다.

단아는 걸음을 늦췄다. 조형물 한쪽이 다른 부분보다 낮게 기울어져 있었다. 천장에서 미세한 금속 마찰음도 들렸다.

“서단아 씨?”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경호팀장 오유진이 다가오고 있었다. 단아보다 세 살 많은 유진은 단정한 정장 차림에 태블릿을 들고 있었다.

“면접은 십 분 뒤예요. 대표님이 직접 보시겠답니다.”

단아는 천장을 가리켰다.

“저 조형물, 최근에 점검했습니까?”

유진이 고개를 들었다. 유리 장식들이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지난달에 정기 점검을 했을 텐데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왼쪽 고정 부위가 불안정해 보입니다. 시설팀 확인이 필요합니다.”

유진이 무전기를 꺼내는 사이, 로비 정문이 소란스러워졌다. 검은 세단 세 대가 차례로 멈춰 섰고, 출입구에 서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자세를 고쳤다.

가운데 차량에서 강도윤이 내렸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눈에 띄는 남자였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으며, 짙은 남색 정장은 몸에 맞춰 제작한 듯 흐트러짐이 없었다. 기자들의 카메라가 그를 따라 움직였지만, 도윤은 익숙하다는 듯 휴대전화를 귀에 댄 채 로비로 들어섰다.

“그 조건이면 계약하지 마세요. 상대가 우리 기술을 필요로 하는 거지, 우리가 그 회사 돈이 급한 건 아니잖습니까.”

그는 통화 상대의 말을 잠시 듣더니 걸음을 늦췄다.

“오후까지 기다려 보죠. 그쪽에서 다시 연락할 겁니다.”

통화를 끊은 도윤은 비서실장에게 서류를 건네받았다.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몇 장을 넘겨 보고는 수정할 부분을 짚어 주었다.

단아는 그가 향하는 방향을 보고 미간을 좁혔다.

유리 조형물 바로 아래였다.

천장에서 조금 전보다 날카로운 마찰음이 들렸다. 단아가 고개를 들었을 때, 조형물을 지탱하던 와이어 하나가 팽팽하게 당겨졌다가 느슨해졌다.

“대표님, 멈추십시오!”

도윤이 고개를 돌렸다. 낯선 여자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본 순간 그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스쳤다.

“누구…….”

단아는 대답할 시간이 없었다. 도윤의 팔을 붙잡아 몸을 틀고, 다른 손으로 그의 어깨를 눌러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쨍그랑!

굉음과 함께 유리 조형물 일부가 떨어졌다. 날카로운 파편이 대리석 바닥에 부딪혀 사방으로 튀었고, 놀란 직원들이 비명을 지르며 출입구 쪽으로 몰려갔다.

단아는 도윤의 머리 위로 몸을 숙인 채 파편이 떨어지는 방향을 확인했다. 마지막 유리 조각이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멎고서야 팔에 힘을 풀었다.

“다친 곳 없으십니까?”

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멀쩡하게 서 있던 자신이 대리석 바닥에 한쪽 무릎을 짚고 있었다. 고급 정장 바지에는 먼지가 묻었고, 넥타이는 옆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당신, 지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단아는 그의 어깨 너머로 떨어진 유리 파편을 살폈다. 가장 큰 조각은 도윤이 서 있던 자리에서 불과 반걸음 떨어진 곳에 박혀 있었다.

“위험해서 피하게 했습니다.”

“피하게 한 게 아니라 넘어뜨렸잖습니까.”

도윤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장을 털었다. 그때 단아의 눈에 그의 턱 아래 작은 상처가 들어왔다. 그녀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자 도윤은 경계하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번엔 또 뭡니까?”

“피가 납니다.”

단아가 손수건을 건네자 도윤은 그제야 턱을 만졌다. 손끝에 붉은 피가 묻어났다.

그는 손수건을 받아 들면서도 눈앞의 여자를 놓치지 않았다. 자신에게 접근하려는 사람은 늘 많았다. 하지만 그중 누구도 첫 만남에 자신을 바닥에 넘어뜨린 적은 없었다.

뒤늦게 달려온 유진이 두 사람 사이에 멈춰 섰다.

“대표님, 괜찮으십니까? 시설팀에 사고 현장 통제를 요청했습니다.”

도윤은 손수건으로 턱을 누르며 단아를 가리켰다.

“오 팀장. 이 여자는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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