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 출신 서단아. 전역 후 맡은 첫 임무는 오만한 재벌 대표 강도윤의 경호였다. 여자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반한다고 믿던 남자. 그런데 이 여자는 얼굴도 재력도 안중에 없다. “서단아 씨, 나한테 관심 없습니까?” “없습니다. 대표님은 보호 대상입니다.” 처음 겪는 굴욕에 도윤은 그녀를 유혹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태성그룹을 노린 습격과 국방기술 유출 음모가 터지면서 두 사람은 거대한 위험에 휘말린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여자와 돈으로 세상을 움직이던 남자. “이번엔 내가 지키겠습니다.” “대표님, 제 뒤에 계십시오.” 도윤은 그녀의 눈빛에 흔들리고, 단아는 그의 책임감에 마음을 연다. 하지만 진짜 적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총탄보다 위험한 사랑이 시작된다.
View More태성그룹 본사 로비에 들어선 서단아는 정면의 대형 전광판보다 천장에 매달린 유리 조형물을 먼저 살폈다.
수십 개의 유리 장식이 층층이 매달린 조형물은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였다. 대리석 바닥에는 잘게 부서진 빛이 흩어졌고, 출근하는 직원들은 그 아래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다.
단아는 걸음을 늦췄다. 조형물 한쪽이 다른 부분보다 낮게 기울어져 있었다. 천장에서 미세한 금속 마찰음도 들렸다.
“서단아 씨?”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경호팀장 오유진이 다가오고 있었다. 단아보다 세 살 많은 유진은 단정한 정장 차림에 태블릿을 들고 있었다.
“면접은 십 분 뒤예요. 대표님이 직접 보시겠답니다.”
단아는 천장을 가리켰다.
“저 조형물, 최근에 점검했습니까?”
유진이 고개를 들었다. 유리 장식들이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지난달에 정기 점검을 했을 텐데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왼쪽 고정 부위가 불안정해 보입니다. 시설팀 확인이 필요합니다.”
유진이 무전기를 꺼내는 사이, 로비 정문이 소란스러워졌다. 검은 세단 세 대가 차례로 멈춰 섰고, 출입구에 서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자세를 고쳤다.
가운데 차량에서 강도윤이 내렸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눈에 띄는 남자였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으며, 짙은 남색 정장은 몸에 맞춰 제작한 듯 흐트러짐이 없었다. 기자들의 카메라가 그를 따라 움직였지만, 도윤은 익숙하다는 듯 휴대전화를 귀에 댄 채 로비로 들어섰다.
“그 조건이면 계약하지 마세요. 상대가 우리 기술을 필요로 하는 거지, 우리가 그 회사 돈이 급한 건 아니잖습니까.”
그는 통화 상대의 말을 잠시 듣더니 걸음을 늦췄다.
“오후까지 기다려 보죠. 그쪽에서 다시 연락할 겁니다.”
통화를 끊은 도윤은 비서실장에게 서류를 건네받았다.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몇 장을 넘겨 보고는 수정할 부분을 짚어 주었다.
단아는 그가 향하는 방향을 보고 미간을 좁혔다.
유리 조형물 바로 아래였다.
천장에서 조금 전보다 날카로운 마찰음이 들렸다. 단아가 고개를 들었을 때, 조형물을 지탱하던 와이어 하나가 팽팽하게 당겨졌다가 느슨해졌다.
“대표님, 멈추십시오!”
도윤이 고개를 돌렸다. 낯선 여자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본 순간 그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스쳤다.
“누구…….”
단아는 대답할 시간이 없었다. 도윤의 팔을 붙잡아 몸을 틀고, 다른 손으로 그의 어깨를 눌러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쨍그랑!
굉음과 함께 유리 조형물 일부가 떨어졌다. 날카로운 파편이 대리석 바닥에 부딪혀 사방으로 튀었고, 놀란 직원들이 비명을 지르며 출입구 쪽으로 몰려갔다.
단아는 도윤의 머리 위로 몸을 숙인 채 파편이 떨어지는 방향을 확인했다. 마지막 유리 조각이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멎고서야 팔에 힘을 풀었다.
“다친 곳 없으십니까?”
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멀쩡하게 서 있던 자신이 대리석 바닥에 한쪽 무릎을 짚고 있었다. 고급 정장 바지에는 먼지가 묻었고, 넥타이는 옆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당신, 지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단아는 그의 어깨 너머로 떨어진 유리 파편을 살폈다. 가장 큰 조각은 도윤이 서 있던 자리에서 불과 반걸음 떨어진 곳에 박혀 있었다.
“위험해서 피하게 했습니다.”
“피하게 한 게 아니라 넘어뜨렸잖습니까.”
도윤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장을 털었다. 그때 단아의 눈에 그의 턱 아래 작은 상처가 들어왔다. 그녀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자 도윤은 경계하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번엔 또 뭡니까?”
“피가 납니다.”
단아가 손수건을 건네자 도윤은 그제야 턱을 만졌다. 손끝에 붉은 피가 묻어났다.
그는 손수건을 받아 들면서도 눈앞의 여자를 놓치지 않았다. 자신에게 접근하려는 사람은 늘 많았다. 하지만 그중 누구도 첫 만남에 자신을 바닥에 넘어뜨린 적은 없었다.
뒤늦게 달려온 유진이 두 사람 사이에 멈춰 섰다.
“대표님, 괜찮으십니까? 시설팀에 사고 현장 통제를 요청했습니다.”
도윤은 손수건으로 턱을 누르며 단아를 가리켰다.
“오 팀장. 이 여자는 누구입니까?”
깔끔한 셔츠와 짙은 색 재킷을 입은 남자는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지 않았지만 움직임에는 군인 특유의 절제가 남아 있었다. 서른두 살이라는 나이보다 조금 더 성숙해 보였고,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은 밝으면서도 신중했다.회의실에서 그를 맞은 도윤은 외부 행사장 출입 통제와 차량 동선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실무적인 질문을 이어 갔다. 지훈은 필요한 자료를 정확하게 제시했고,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도 차분하게 답했다.업무 능력은 충분했다.도윤은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는데, 그 이유는 회의가 끝날 무렵 알게 되었다.문이 열리고 단아가 들어오자 지훈의 표정이 환해졌다.“서단아.”그가 자연스럽게 이름을 부르자 단아도 걸음을 멈췄다.“박지훈?”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가 웃었다.도윤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단아가 회사에서 저렇게 편안하게 웃는 얼굴을 보여 준 적이 있었던가 싶었다. 자신 앞에서도 몇 번 웃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아무런 경계 없이 반가움을 드러낸 적은 많지 않았다.지훈이 먼저 다가갔다.“오랜만이다. 잘 지냈어?”“너야말로. 여기서 볼 줄은 몰랐네.”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도윤은 천천히 펜을 내려놓았다.단아는 지훈에게 존댓말을 쓰지 않았다. 함께 군 복무를 했던 사이였고 나이 차이도 크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 당연한 사실이 이상하게 거슬렸다.지훈은 단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려다가 주변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의식한 듯 손을 내렸다. 단아가 그 모습에 웃자 두 사람 사이에는 오래된 동료만이 공유할 수 있는 편안함이 흘렀다.도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두 분이 아는 사이였군요.”단아가 그를 돌아보았다.“네. 군에서 함께 근무했습니다.”지훈도 고개를 숙였다.“서단아 씨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도윤은 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도움을요?”질문이 조금 빠르게 나왔지만 지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웃었다.“여러 번 목숨을 구해 줬죠.”회의실의 공기가 잠깐 달라졌다.도윤이 단아를 바라보자
그는 설명을 들으면서도 조금 전 자신이 했던 약속을 떠올렸다. 대표 개인의 판단으로 특정 직원에게 특혜가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은 반드시 지킬 생각이었다.다만 서단아에게 마음이 쓰이는 것까지 멈출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다.***오후에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다.경호팀의 일부 출입 권한이 새 규정 검토를 이유로 임시 제한된 것이다. 전산팀은 관련 부서의 요청에 따라 조치했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현장 경호 인력은 변경 사실을 사전에 전달받지 못했다.보고를 받자마자 담당 부서를 호출한 도윤은 제한된 권한의 범위와 승인 경위를 확인했다. 정식 검토가 끝나기 전까지 기존의 필수 경호 권한을 유지하도록 지시하면서, 임의로 권한을 확대하는 것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축소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그 과정에서 단아가 대표실로 들어왔다.그녀는 문제의 출입구에서 대체 경로를 확보했다고 보고했고, 직접 확인한 현장 상황과 필요한 조치를 정리한 자료도 함께 제출했다.보고서를 읽던 도윤이 고개를 들었다.“오늘 꽤 불편했겠군요.”“불편한 건 괜찮습니다. 다만 필요한 순간에 출입이 막히면 문제가 됩니다.”도윤은 고개를 끄덕인 뒤 담당자에게 현장 경호 인력과 협의해 절차를 수정하라고 지시했다.단아가 업무 보고를 마치고 돌아서려는 순간, 그가 다시 그녀를 불렀다.“서단아 씨, 어제 당신이 선을 지켜 달라고 했던 말, 생각해 봤습니다.”그녀가 멈춰 서자 도윤은 책상에서 일어났다.“걱정하지 마세요. 업무에 불필요한 영향을 주는 행동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건 내 책임입니다.”단아는 한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녀는 돌아서려다가 다시 멈췄다.“그리고 대표님, 어제 회식에서 저 때문에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신 것 같았습니다.”뜻밖의 말에 도윤이 웃었다.“그런 건 어떻게 압니까?”단아는 그의 책상 위에 놓인 커피잔을 한 번 바라보았다.“대표님은 바쁘
“게시판 이야기는 들었습니까?”“네. 몇 가지 질문을 받았습니다만, 업무에는 아직 지장이 없습니다.”도윤은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단아는 침착했지만 입술을 조금 단단히 다물고 있었고, 그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그는 책상에서 일어나 그녀 앞으로 걸어갔다.“미안합니다.”단아가 눈을 들었다.“대표님께서 사과하실 일은 아닙니다.”“내가 조심했어야 했습니다. 당신에게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제는 너무 가볍게 행동했습니다.”그녀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사진을 올린 사람이 잘못한 겁니다.”“그건 별개입니다. 내가 당신을 곤란하게 만들었다면 그 부분은 사과해야죠.”단아가 한동안 말이 없자 도윤은 그 침묵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평소라면 상대의 반응을 읽고 대화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었겠지만, 이번에는 그녀가 어떤 말을 하든 끝까지 듣고 싶었다.“대표님, 저를 배려해 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회사에서는 제 업무가 먼저입니다.”부드럽지만 분명한 선이었다.도윤은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당신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겠습니다. 업무상 필요한 지원은 오 팀장을 통해 정식으로 요청하도록 하고요.”단아의 어깨에서 미세하게 힘이 빠지는 것을 보며, 도윤은 자신이 옳은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먼저 그녀가 자신의 자리에서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감사합니다.”그녀가 돌아서려는 순간 도윤은 조용히 불렀다.“서단아 씨.”단아가 돌아보자 그는 잠시 웃었다.“어제 당신이 무사히 퇴근하기를 바란다고 한 말은 진심이었습니다.”단아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알고 있습니다.”그녀가 나간 뒤에도 도윤은 한동안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 선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그녀가 다시 웃는 얼굴을 보고 싶었다.***사진 문제는 그날 오후 임원회의 안건으로까지 번졌다.일부 임원들은 경호팀의 권한이 지나치게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대표
스스로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입가에 번지는 웃음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회식이 끝날 무렵, 호텔 복도에는 늦게까지 남아 있던 직원들이 오가고 있었다.도윤은 비서와 다음 날 일정을 확인한 뒤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하다가 복도 끝에서 단아가 무전기를 내려놓는 모습을 발견했다.“이제 근무 끝났습니까?”“곧 교대합니다.”단아는 그를 바라보다가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생수병을 내밀었다.“대표님, 물 좀 드세요.”뜻밖의 행동에 도윤이 눈을 들었다.“나한테 주는 겁니까?”“회식 내내 직원들과 말씀하시느라 물을 거의 안 드셨습니다.”그는 생수병을 받아 들었다. 차갑게 식은 플라스틱 표면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었고, 그 사소한 배려가 이상하게 마음을 건드렸다.“내가 뭘 마셨는지까지 보고 있었습니까?”“경호 대상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업무입니다.”여전히 업무적인 대답이었지만, 도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나는 당신이 나를 조금 특별하게 봐 주는 줄 알았습니다.”단아의 눈이 커졌다.그 표정을 보며 자신이 한 발 더 나갔다는 사실을 깨달은 도윤은 주변을 살폈다. 복도에는 아직 직원들이 오가고 있었고, 그녀가 난처해질 수도 있었다.그는 곧바로 웃음을 누그러뜨렸다.“농담입니다. 물은 고맙게 마시겠습니다.”병뚜껑을 열어 물을 마시자 단아도 작게 웃었다.“대표님도 농담을 하시는군요.”“나도 사람입니다.”“가끔 잊을 뻔합니다.”도윤은 그녀를 바라보며 낮게 웃었다.“그럼 자주 기억하게 해 드려야겠군요.”단아가 고개를 들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마주쳤고, 도윤은 그녀의 얼굴에 비친 복도 조명을 바라보았다. 가까이에서 보니 속눈썹 아래로 옅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다가갔다가 멈추자 단아 역시 움직이지 않았다.짧은 침묵 사이로 복도 끝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도윤은 먼저 몸을 돌렸다.“늦었습니다. 안전하게 들어가세요.”“대표님도 조심히 들어가십시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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