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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Author: 해월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10-23 02:22:57

오후 두 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도윤이 예정된 이동 경로를 바꾸겠다고 지시했다. 해외 투자사 관계자가 갑자기 회의 장소를 변경하면서 호텔로 직접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단아는 차량 대기 장소를 확인한 뒤 유진에게 무전을 보냈다. 경호팀은 기존에 점검해 둔 동선을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도윤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대표님, 이쪽입니다.”

“지하 주차장으로 가면 됩니다. 내 차도 거기 있고요.”

단아는 그의 앞을 막아서지 않고 걸음을 맞췄다.

“오늘 주차장 일부 구역에서 외부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차량 출입 통제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도윤은 시계를 확인했다. 회의까지 남은 시간은 삼십오 분. 상대가 먼저 장소를 바꿨다고 해서 자신까지 늦을 생각은 없었다.

“그럼 통제하면 되잖습니까. 지금 경호팀이 하는 일이 그거 아닌가요?”

단아는 그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무작정 안 된다고 버티는 것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편이 나았다.

“삼 분만 주십시오. 차량 이동 구간을 확보하겠습니다.”

도윤이 걸음을 멈췄다.

“정확히 삼 분?”

“예. 그 안에 확인되지 않으면 다른 동선을 이용하겠습니다.”

그는 손목시계를 보더니 복도 벽에 기대었다.

“좋습니다. 시작하세요.”

단아는 즉시 주차장 담당자와 연락했다. 외부 공사 차량을 대기시키고, 출입문 앞에 경호 인력을 배치하도록 요청했다. 차량 번호와 운전기사 신원까지 확인한 뒤 도윤에게 이동 가능하다고 알렸을 때는 이 분 사십오 초가 지나 있었다.

도윤은 시계를 보여 주며 웃었다.

“십오 초 남겼군요.”

“늦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나 때문에 긴장했습니까?”

단아는 무전기를 정리하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도윤은 일부러 느긋하게 미소 지었다.

“그것 말고요. 내가 옆에서 보고 있으니까 신경 쓰이지 않았냐고요.”

단아는 그의 어깨 너머를 확인했다. 공사 자재를 실은 운반차가 주차장 통로를 지나고 있었다.

“대표님, 조금만 왼쪽으로 이동해 주십시오.”

도윤이 그녀의 시선을 따라 돌아보았다. 운반차가 지나갈 공간이 부족했다.

그가 옆으로 비켜서자 단아는 차량 탑승 위치를 다시 확인했다.

“이제 이동하셔도 됩니다.”

도윤은 차에 오르면서 낮게 웃었다.

“내가 여자한테 길을 비켜 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군.”

단아는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차량 문이 닫히기 전에 도윤의 재킷 자락이 끼지 않도록 정리해 주었다.

도윤은 잠시 그녀의 손을 내려다보았지만, 단아는 이미 조수석에 올라 주변 차량을 살피고 있었다.

***

며칠 동안 도윤은 자신의 새 경호원에 대해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서단아는 농담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알아듣고도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해 주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은 임원회의를 마친 직후였다.

도윤이 회의실에서 나오자 단아는 평소처럼 두 걸음 뒤에서 따라왔다. 복도에는 커피 향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고, 창밖으로는 늦은 오후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오고 있었다.

“서단아 씨. 내가 그렇게 눈에 띕니까?”

단아는 주변을 확인한 뒤 그를 바라보았다. 복도 끝에서 직원 두 명이 도윤을 알아보고 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렇습니다. 대표님은 외부에서도 식별하기 쉬운 편입니다.”

도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왜 그렇다고 생각합니까?”

“키가 크고, 언론 노출이 많으시니까요. 평소 차량과 복장도 일정한 편입니다.”

그가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것뿐입니까?”

단아는 그제야 질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녀는 잠시 도윤의 얼굴을 살피더니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잘생기신 것도 이유가 되겠습니다.”

도윤의 걸음이 멈췄다. 기다리던 대답이 너무 담백하게 나오자 오히려 반응할 틈을 놓쳤다.

“이제야 제대로 된 평가를 듣는군요.”

“그래서 경호할 때 불리합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쏠리니까요.”

도윤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웃었다.

“칭찬을 하려면 끝까지 하시지.”

단아도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사실을 말씀드린 겁니다.”

그가 다시 걸음을 옮기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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