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무겸 씨, 이 계약서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어요.”나는 노트북 화면을 확대했다.“매매대금은 3억 원인데, 경매 예상가는 8억 원이잖아요.”“네.”“그런데 작가도 공개하지 않은 그림에 누가 그렇게 큰돈을 내겠어요?”무겸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좋은 질문입니다.”“칭찬 말고 대답이요.”그가 작게 웃었다.“작품의 가치를 보증하는 자료가 있을 겁니다.”“감정서요?”“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나는 곧바로 경매장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붉은 방에 첨부된 감정 자료를 확인하고 싶습니다.”담당자는 잠시 망설였다.“작품 감정에 문제가 있으신가요?”“그림에 제 얼굴이 그려져 있고, 관련된 형사 사건도 있습니다.”나는 무겸을 바라봤다.“그리고 감정을 의뢰받았던 전문가가 지금 제 옆에 있어요.”잠시 후 담당자가 말했다.“그렇다면 감정사 본인 확인을 거쳐 관련 서류를 검토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오후 3시.경매장 자료실에서 우리는 작품의 출품 서류를 확인했다.계약서, 소장 이력, 작품 사진.그리고 마지막에 감정 확인서가 있었다.나는 서류를 펼쳤다.“여기 있네요.”무겸은 첫 장을 읽더니 움직임을 멈췄다.“이건 제가 작성한 게 아닙니다.”“네?”“제 이름이 도용됐습니다.”감정사 강무겸.감정 결과 진품.감정 금액 8억 원.서류 하단에는 서명까지 들어가 있었다.“정말 무겸 씨 서명이에요?”“제 서명을 흉내 낸 겁니다.”나는 서류를 다시 확인했다.“그럼 누군가 당신 이름으로 가짜 감정서를 만들었다는 거네요?”“그렇습니다.”“이거 경찰에 제출해야겠어요.”무겸이 고개를 끄덕였다.“원본 보관 여부와 제출 경로부터 확인하죠.”나는 경매장 담당자를 불렀다.“이 서류, 누가 제출했나요?”담당자가 접수 기록을 확인했다.“위탁자인 세온아트컨설팅에서 제출했습니다.”박연호가 대표로 있는 회사였다.나는 입술을 깨물었다.“박연호 씨는 자기가 그림을 운송만 했다고 했는데.”무겸이 서류를 가리켰다.“그보다 중
Last Updated : 2026-10-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