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러 가기로 했잖아요.”내 말에 강무겸이 걸음을 멈췄다.“지금도 괜찮으시겠습니까?”“왜요? 무겸 씨는 가기 싫어요?”“그럴 리가요.”그가 내 손을 조금 더 단단히 잡았다.“다만 방금 중요한 사실을 확인했으니까요.”“그래서 더 가고 싶어요.”나는 그를 올려다봤다.“우리 만날 때마다 사건 이야기만 하잖아요. 오늘은 그냥 평범하게 데이트하고 싶어요.”무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데이트라고 하셨습니까?”“그럼 지금까지 뭐였는데요?”“설주 씨 말씀으로는 공동 조사였습니다.”나는 웃음을 터뜨렸다.“강무겸 씨, 은근히 뒤끝 있네요.”“조금 있습니다.”“그럼 오늘부터는 데이트도 하는 걸로 해요.”그가 내 손등을 엄지로 가볍게 쓸었다.“좋습니다. 공식적인 첫 데이트군요.”◇영화관에 도착한 우리는 로맨틱 코미디를 골랐다.무겸이 매점 앞에서 물었다.“팝콘은 어떤 맛으로 드시겠습니까?”“반반이요.”“음료는요?”“콜라요. 무겸 씨는?”“저도 같은 걸로 하겠습니다.”나는 그를 빤히 바라봤다.“혹시 취향이 없는 거 아니에요?”“있습니다.”“그런데 왜 자꾸 저랑 똑같이 골라요?”그가 태연하게 대답했다.“같이 나눠 먹고 싶어서요.”“팝콘을요?”“네. 그리고 시간을요.”순간 얼굴이 뜨거워졌다.“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요?”“지금 생각한 겁니다.”“연애 많이 안 했다면서요.”“그 말과 지금이 무슨 관계입니까?”나는 대답 대신 팝콘을 집어 들었다.무겸이 웃었다.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화면 속 남녀가 다투기 시작했다.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위해 중요한 사실을 숨겼다는 이유로 화를 냈다.나는 무심코 중얼거렸다.“저건 남자가 잘못했네.”옆에서 무겸이 낮게 말했다.“찔리는군요.”“무겸 씨도 알긴 아네요?”“충분히 반성했습니다.”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때 팝콘을 집으려던 우리의 손이 부딪쳤다.무겸은 손을 빼지 않았다.오히려 내 손가락 사이로 자신의 손가락을 천천히 끼워 넣었다.나는 화
Last Updated : 2026-10-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