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비가 정말 많이 오던 저녁이었다.태현은 편의점에서 우산 하나를 사 들고 나왔다.그리고 입구 앞에서 한 여자를 보았다.휴대폰으로 날씨를 확인하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여자.우산이 없는 모양이었다.그때는 이름도 몰랐다.그 여자가 훗날 자신의 아내가 될 윤수진이라는 사실도.태현은 그냥 지나치려 했다.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성격도 아니었고, 괜히 오해를 사고 싶지도 않았다.그런데 몇 걸음 걸어가다 다시 돌아봤다.여자는 여전히 편의점 처마 아래 서 있었다.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있었다.태현은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저기요.”여자가 고개를 들었다.“네?”태현은 들고 있던 우산을 내밀었다.“이거 쓰세요.”여자는 당황한 얼굴이었다.“아니에요. 괜찮아요.”“저 바로 앞이에요.”거짓말이었다.태현의 집은 버스로 세 정거장을 더 가야 했다.하지만 그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았다.“그래도 우산은…….”“저는 괜찮아요.”태현이 웃었다.“비 더 오기 전에 가세요.”여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우산을 받았다.“그럼 연락처라도 알려주세요. 나중에 돌려드릴게요.”“괜찮아요.”“그래도 새 우산 같은데.”“그냥 쓰세요.”태현은 더 이야기하지 않고 빗속으로 뛰어갔다.뒤에서 여자가 무언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빗소리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그날 태현은 비에 흠뻑 젖었다.집에 도착해서야 괜히 우산을 줬나 싶기도 했다.하지만 이상하게 후회되지는 않았다
Last Updated : 2026-10-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