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크게 뛰었다.“…만날래?”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태현의 목소리.수진은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1년 만이었다.영상도 아니고, 전화도 아닌.직접 만나자는 말.“수진아.”태현이 다시 불렀다.“나, 직접 말하고 싶어.”수진은 계단 창문 너머를 바라봤다.평범한 오후였다.사람들은 바쁘게 걸어가고, 가로수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흘러가는데, 자신의 일상만 다시 뒤집히고 있었다.“오늘.”수진이 입을 열었다.“…응?”“오늘 저녁에 만나.”태현의 숨소리가 멈췄다.“한 시간만이야.”“알겠어. 갈게.”“내가 장소 보내줄게.”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태현이 조용히 말했다.“수진아.”“왜.”“…고마워.”수진은 입술을 깨물었다.“고마워하지 마. 나 아직 엄청 화났으니까.”“알아.”“그리고 오늘 다 말해.”“…응.”“숨기는 거 없이.”잠깐의 침묵 끝에 태현이 대답했다.“알겠어.”통화가 끝났다.수진은 한참 동안 휴대폰을 내려다봤다.자신이 무슨 선택을 한 건지 알 수 없었다.다만 오늘만큼은, 더 이상 영상 속 목소리로 그의 진심을 듣고 싶지 않았다.약속 시간은 저녁 7시.수진은 6시 52분에 카페에 도착했다.평소에도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편이었다.그러니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하며 문을 열었다.하지만 창가 안쪽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발견한 순간, 발걸음이 멈췄다.이태현.검은 셔츠에 회색 재킷.테이블 위에는 커피 두 잔이 놓여 있었다.1년 만에 직접 보는 얼굴이었다.영상에서는 잘 몰랐는데, 태현은 생각보다 많이 말라 있었다.예전보다 날카로워진 턱선.조금 창백한 얼굴.한때 어깨에 꼭 맞았던 셔츠도 이제는 약간 헐렁해 보였다.수진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그때 태현이 고개를 들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몇 초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건 태현이었다.“왔네.”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낯설었다.예전에
最終更新日 : 2026-10-26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