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씨, 좋은 아침이에요.”이준은 신문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일어났느냐고만 물었다. 하린이 맞은편 의자를 바라보며 망설이자 귀찮다는 듯 앉으라고 했다.그 짧은 허락에도 하린의 얼굴이 환해졌다.“이준 씨, 오늘은 화 안 났어요?”신문을 넘기던 손이 멈췄다.“아침부터 무슨 헛소리야.”하린은 어젯밤의 일을 설명하려다가 사진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로 했다는 약속을 떠올렸다.“그냥…… 나 어제 미안했어요.”“뭐가 미안한데?”“자꾸 물어봐서요.”“뭘 물어봤는데?”하린은 입술을 달싹였다.사진과 시계, 오세린의 얼굴이 한꺼번에 떠올랐지만 그중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정하지 못하는 사이, 이준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또 그 사진 얘기야?”“아니에요. 안 할게요.”“어제 그렇게 설명했는데 아직도 못 알아들었어?”하린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알아들었어요. 이제 안 물어봐요.”그녀는 남편의 왼손을 바라보았다.길고 반듯한 손가락과 셔츠 소매 아래로 조금 드러난 손목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그 손이 먼저 자신을 찾아왔고, 연구소에서 힘든 일이 있었던 날이면 아무 말 없이 손가락을 맞물려 주었다.'무슨 일인지 말 안 해도 돼. 그냥 이렇게 있어.'그 말을 기억하는 하린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이준 씨, 나 손…….”“건드리지 마.”이준은 그녀의 손이 닿기도 전에 팔을 거두었다.하린은 허공에 멈춘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잠시 그대로 두었다가, 남편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을 보고서야 황급히 무릎 아래로 감췄다.“아…… 미안해요.”“사람이 밥 먹는데 왜 자꾸 들러붙어?”다친 손가락이 다른 손에 눌리면서 통증이 올라왔지만, 하린은 아프다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 손을 잡아 달라는 부탁 하나가 남편에게는 그렇게 싫은 일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다.***아침 식사가 나왔지만 하린은 수저를 들지 못했다.어젯밤 사진에 관해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는 사실은 기억했다. 그런데 왜 남편에게 사과하려 했는지 생각하다 보니, 지워진 사진 속
최신 업데이트 : 2026-10-3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