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지하 주차장에서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이 정말 그였던 것이다.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니었다.그는 정말 자신을 구하러 와 주었다.순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속에서 밀려왔다.안도감과 서러움, 슬픔. 그리고 지난 며칠 동안 마음속 깊이 쌓여 있던 두려움까지.그에게 묻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말도 너무나 많았다.당장이라도 그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바로 그때, 곁에 있던 간호사가 갑자기 놀라 소리쳤다.“회장님!”간호사는 재빨리 한쪽으로 물러나더니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박현우는 그 모습을 보고 상황을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그는 난처한 듯 코끝을 문질렀다.“아, 그게…… 두 분이 나눌 이야기가 많으신 것 같네요.”그는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간호사를 데리고 서둘러 병실을 나갔다.문이 조용히 닫혔다.병실에는 한서연과 윤시혁, 두 사람만 남았다.서연은 의문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회장님?왜 간호사가 그를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걸까?윤시혁은 대체 어떤 사람이었던 걸까?한참을 기다렸지만 시혁은 먼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그저 미간을 찌푸린 채, 쉰 목소리로 물었다.“몸은 좀 어때? 아직 아픈 데는 없어?”서연은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그 웃음에는 조금의 온기도 없었다.“나한테 설명할 생각은 없어?”시혁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나는…….”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했다.하지만 막상 입을 열자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결국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미안해.”그 세 글자를 듣는 순간, 서연의 몸에서 온기가 조금씩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역시 그랬다.이번에도 속은 거였다.강도윤은 그동안 수없이 달콤한 말을 속삭였지만, 결국 망설임 없이 그녀를 배신했다.그런데 윤시혁도 다를 게 없었다.그녀에게 다가왔고, 지켜 주었으며, 영원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정작 자신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말해 주지 않았다.서
Last Updated : 2026-11-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