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살살 녹는 투뿔한우’ 식당H건설 신사업팀 회식 자리였다.대형 룸 한가운데서 오현수 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에는 소주병과 숟가락이 들려 있었다.댕, 댕, 댕, 댕.술기운 오른 박자가 룸 안을 울렸다.“자, 이번 H-스테이 코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신 서하강 이사님. 한 말씀 해주시죠!”박수와 웃음이 동시에 터졌다.서하강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H그룹이 세상에 내놓은 유일한 후계자이자, 회장의 양아들인 H건설 이사.그 이름 앞에 붙은 직함들은 모두 비쌌다.190센티미터의 거대한 체구에 박제하듯 맞춘 네이비 수트, 반듯하게 넘긴 머리와 얇은 은색테 안경. 손목 위에서 소리 없이 움직이는 시계까지. 서하강이라는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정교하게 가공된 최고급 권력의 결정판이었다.서울대와 하버드를 거쳐 뉴욕에서 건물을 짓는 법보다 도시의 가격을 정하는 법을 먼저 배운 남자. 사람들은 그를 완벽하다고 불렀고, 하강은 그 단어가 얼마나 얇은 포장지인지 알고 있었다.국내 재계 서열 8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집을 지은 회사를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남자가 지금, 이 룸 안에 서 있었다.그가 잔을 들었다.차가운 인상과 달리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회식자리에서 필요한 만큼만 친절한 얼굴이었다.“H-스테이 코어 프로젝트는 이번 그룹에서 중요한 사업입니다. 핵심 인재인 여러분과 좋은 결과를 내게 되어 기쁩니다.”말은 반듯했고, 온도는 낮았다.하강은 안주머니에서 블랙카드를 꺼내 들었다.검은 카드 한 장이 룸 안의 공기를 바꿨다.“오늘 결제는 이 카드가 합니다. 한도 걱정은 하지 마시고 즐기십시오.”말이 끝나자 박수소리가 도미노처럼 번졌다. 오현수 팀장이 가장 먼저 박수를 쳤고, 팀원들이 그 뒤를 따랐다.돈은 늘 가장 빠르게 사람의 호감을 샀고, 서하강은 그 권력을 다루는 법을 아주 잘 알았다.여직원들의 목소리가 불판의 열기 사이로 매달렸다.“어머, 이사님 진짜 멋지시다.
Huling Na-update : 2026-11-03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