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안의 시점도윤 씨의 병실을 나서던 나는 차트를 들여다보며 걸어오던 헨더슨 의사와 마주쳤다.그는 나를 발견하고 고개를 들더니 미소를 지었다.“서지안 씨.”“선생님, 도윤 씨는 의식이 돌아왔나요?”“네, 방금 깨어났어요. 모든 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헨더슨 선생님.”“정말 다행이네요. 앞으로도 상태를 계속 주의 깊게 살펴볼 겁니다.”“잘 부탁드려요.”“마침 지금 병실에 가 보려던 참인데, 같이 가시겠어요?”나는 잠시 망설였다.유리가 아직 병실에 있다면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겉으로만 다정한 척하는 그녀를 보는 건 여전히 불편했다.“아, 전 도윤 씨에게 필요한 걸 좀 사다 주려고요.”나는 적당히 둘러댔다.의사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대로 병원을 나섰다.가까운 편의점에 들러 도윤 씨가 몸이 좋지 않을 때 즐겨 먹던 간식을 찾았다.매대를 둘러보다가 코코아클라우드 푸딩을 발견했다.도윤 씨는 어릴 때부터 이 푸딩을 좋아했다. 아플 때나 기분이 울적할 때면 늘 이 푸딩을 찾곤 했다.그래, 유리는 도윤 씨의 아내처럼 행동하고 싶을 것이다. 아까처럼 필요한 물건을 챙겨다 주면서 말이다.하지만 진짜로 도윤 씨를 잘 아는 사람은 나였다.그녀는 도윤 씨가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간식이 무엇인지, 셔츠를 어떤 방식으로 접어 두는 걸 좋아하는지 같은 사소한 것조차 모를 것이다.나는 푸딩 몇 개와 도윤 씨가 좋아할 만한 간식들을 골랐다. 병원에 있는 동안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그리고 편의점에서 돈가스 도시락도 하나 샀다.병원으로 돌아왔을 때, 도윤 씨의 병실 앞 복도에서 강태준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나는 그의 옆에 앉았다.“태준 씨, 오셨네요. 도윤 씨 방금 깨어났어요.”“네. 유리한테 명희 어머님이 소식을 들으셨다고 하더군요. 저도 최대한 빨리 왔어요.”“벌써 도윤 씨 만나 보셨어요? 왜 병실에 안 들어가고 여기 계세요?”“손님이 있
Last Updated : 2026-11-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