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내 질문에 눈을 반짝였다.“글쎄, 엄마가 정원을 정말 멋지게 가꿔 놨단다. 요리 실력도 여전하고, 아니, 오히려 더 좋아졌지.”아빠는 자랑스럽다는 듯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리고 믿기지 않겠지만, 아빠가 매주 나랑 에어로빅 수업도 듣고 있어. 덕분에 아직 젊게 살고 있지.”엄마가 웃으며 거들었다.아빠도 고개를 끄덕였다.“가끔 컨설팅 일도 몇 건 맡고 있어. 너무 심심하지 않게 말이야. 그래도 이제 은퇴했으니 무리하지 않고 여유롭게 지내고 있단다.”“그럼 우리 딸은?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니?”엄마가 물었다.“아, 별일 없어. 그냥 예전에 살던 아파트로 다시 이사했어.”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엄마와 아빠는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말없이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한 두 사람의 모습에 아빠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지안아, 혹시 남편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니?”아빠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사실 도윤 씨는 이제 내 남편이 아니야. 우리 이혼했어.”내가 솔직하게 털어놓자 엄마와 아빠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아이고, 우리 딸……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정말 마음 아프네.”엄마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나는 애써 희미하게 웃었다.“괜찮아.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그 순간 아빠의 손에 들린 식기가 접시 위로 달그락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그래, 그 자식이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3년 동안 우리한테 연락도 제대로 못 하더니, 이제 와서 들려주는 소식이 이혼이라니!”“아빠, 진정해.”나는 식탁 너머로 손을 뻗어 아빠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나 이제 괜찮아. 정말이야. 화낼 필요 없어.”“그래도 우린 네가 얼마나 걱정됐는지 아니?”아빠가 속상한 듯 말했다.“알아. 정말 미안해. 하지만 그 사람이 나한테 무슨 짓을 하거나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서로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 깨달았을 뿐이야.”아빠는 원래부터 보호 본능이 강하고,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따지는 사람이었다. 아빠 성격을 생각
Last Updated : 2026-11-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