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คำตอบ
폴란드 작가 토마스 제드리츠키의 '댄싱 베ARS'는 현대식 뫼르소를 찾는 사람들에게 어울려요. IT 개발자 주인공이 디지털 세상과 현실 사이에서 점점 정체성을 잃어가는 과정이 섬뜩할 정도로 현실적이에요. 기술 문명 속 인간 소외라는 새로운 맥락에서 '부조리'를 탐구하는 신선한 작품이었어요.
한국 작품 중에서는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가 생각나네요. 일상의 폭력성을 담은 단편집인데, 특히 '다섯 번째 방'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정서적 무감각이 '이방인'을 연상시켰어요. 차가운 듯하면서도 뒤틀린 인간 관계를 파고드는 방식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카뮈의 '이방인'에서 느껴지는 그 무미건조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추천해요. 주인공 오바 요조의 자기 파괴적 성향과 사회에 대한 부조화감이 뫼르소와 닮았어요.
특히 눈 내리는 도쿄를 배경으로 한 후반부 장면들은, 태양 아래서 총을 쏘는 알제리의 해변처럼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다만 뫼르소가 무감정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반면, 요조는 과도한 감정 기복으로 고통받는다는 점이 차이점이죠.
최근 재독한 '파리대왕'에서 뫼르소와 비슷한 냉정함을 발견했어요. 아이들이 점점 야만으로 회귀하는 과정을 서술하는 골딩의 문체가 카뮈처럼 건조하면서도 날카롭죠. 특히 주인공 잭의 변화는 인간 본성에 대한 잔인한 통찰을 담고 있어요. 제가 처음 읽었을 때와 지금 읽었을 때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왜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적 있나요?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그런 순간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희곡이에요. 뫼르소처럼 주인공들도 삶의 부조리 앞에서 무기력하지만, 대사 하나하나에 유머와 시적 아름다움이 묻어납니다. 무대 위의 모래시계처럼 흐르는 시간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독특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