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는 그때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곽진우가 이렇게 빨리 행동할 줄은 몰랐다. 자신을 죽이기 위해 조직 사람들까지 동원하고 심지어 어머니까지 납치했다.
윤태호가 뒤돌아보니 전혜란이 눈물 흘리며 말했다.
“태호야, 약속해 줘. 살인하지 않고 불법적인 짓 하지 않겠다고.”
“알았어요.”
윤태호는 손을 풀었다.
강백호는 무너진 진흙 덩이처럼 땅바닥에 쓰러졌다.
윤태호는 전혜란의 손과 발에 묶인 밧줄을 풀어주고 머리카락도 정리해 주며 자책했다.
“어머니, 모두 제 잘못이에요. 제가 어머니를 위험에 빠뜨렸어요.”
“괜찮아.”
전혜란은 윤태호의 도움으로 일어섰다.
그때 밖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2초 뒤, 조은성이 나타났다.
검은 옷을 입고 냉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뒤에는 덩치 큰 남자 네 명이 따라왔다.
윤태호와 전혜란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조은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주변을 휙 둘러봤다.
땅바닥에 기절해 있는 열 명 넘는 사람들을 보고는 깜짝 놀라 말을 꺼내려는 순간, 강백호가 뛰어들어 조은성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
“조 선생님, 살려 주세요!”
“무슨 일이야?”
조은성이 물었다.
“그놈이에요!”
강백호는 윤태호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새끼가 제 부하들을 전부 기절시켰어요. 저도 죽이려고 해요. 제발 살려 주세요!”
조은성은 믿지 않았다.
“저 작은 체구로 그렇게 많은 사람을 기절시켰다고?”
“제가 직접 봤어요. 제 팔도 부러졌어요.”
강백호가 말했다.
“조 선생님, 만약 의심된다면 곽 도련님에게 물어보세요.”
조은성은 곽진우를 흘끔 쳐다보았다.
곽진우는 얼굴이 창백했다.
강백호는 진실을 모르지만 곽진우는 조은성과 윤태호가 이미 알고 지내며 관계가 좋은 것 같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늘이 나를 버린 걸까?’
곽진우는 극도로 두려워하며 몸을 떨었다.
강백호는 이걸 눈치채지 못한 채 조은성에게 말했다.
“조 선생님, 제발 살려 주세요.”
쾅!
조은성은 발로 강백호를 걷어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