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백아윤은 책상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백 교수님.”
윤태호는 조심스럽게 불렀다.
“무슨 일이야?”
백아윤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
“다름이 아니라 병원에서 제 정직원 전환이 확정됐다는 공지를 받았습니다. 앞으로의 업무는 어떻게 되는지 여쭙고 싶어서요.”
그제야 백아윤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오늘부로 넌 단독으로 환자 진료를 맡아도 돼.”
“정말요?”
윤태호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의사가 단독으로 진료를 맡을 수 있다는 건 비로소 독립적인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진정한 출발점인 셈이었다.
백아윤은 말을 이었다.
“수습 기간 너의 태도와 실력, 우리 외과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혼자 환자를 맡아도 된다고 판단했어. 하지만 몇 가지는 꼭 명심해.”
백아윤은 진지한 말투로 당부했다.
“첫째, 환자에게 친절히 대할 것. 둘째, 진단이 확실치 않거나 확신이 없을 땐 절대 독단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보고할 것. 기억했지?”
“네, 교수님. 말씀해 주신 대로 꼭 지키겠습니다.”
윤태호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좋아, 그러면 가봐.”
백아윤은 다시 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윤태호는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잠시 후, 백아윤은 다시 고개를 들어 물었다.
“왜 아직 안 갔어?”
“교수님, 눈이 왜 그러세요?”
윤태호는 조심스레 물었다.
사실 아까 백아윤이 고개를 들었을 때부터 느꼈다.
눈에 핏줄이 가득하고 마치 울었던 사람처럼 충혈돼 있었으며 눈 밑 다크서클도 심하게 내려와 있었다.
백아윤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아침부터 좀 따가워서 안과 선생님한테 진료받았어. 건조증이래. 큰 문제는 아니고 안약만 잘 넣으면 된다고 하더라고.”
‘아, 그랬구나.’
윤태호는 걱정스레 말했다.
“교수님, 일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 먼저 챙기셔야 해요.”
“고마워.”
백아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