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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Author: 호안난어
다음 날 아침, 윤태호가 병원에 출근해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안내 데스크에 있던 간호사들이 그를 둘러쌌다.

“윤 선생님,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 유난히 멋지신데요?”

“아침은 드셨어요?”

“선생님, 여기 두유 있어요, 한 잔 드릴까요?”

윤태호는 어리둥절했다.

미주 병원에 근무한 지도 꽤 되었지만 안내 데스크 간호사들이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군 건 처음이었다.

전에는 마치 공기 취급이라도 하듯 무관심했는데 오늘은 다들 활짝 웃으며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설마...’

순간, 윤태호는 뭔가를 눈치챘지만 내색하지 않고 모르는 척 웃으며 물었다.

“오늘 무슨 날이에요? 왜 다들 이렇게 환하게 웃고 있어요?”

“윤 선생님, 아직 모르세요?”

한 간호사가 물었다.

“뭘요?”

“선생님, 정직원 되신 거요!”

간호사의 말에 윤태호는 속으로는 이미 짐작했지만 겉으로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제가 정직원이 됐다고요? 그럴 리 없는데요? 이번에 우리 기수에서 정직원 되는 자리는 딱 한 명뿐이라 들었는데, 설마 그게 제가 됐을 리가요. 장난 그만하세요.”

“진짜예요, 윤 선생님. 아침에 병원 단톡방에 정직원 공지 올라왔어요. 확인 안 해보셨어요?”

사실 윤태호는 정말 몰랐다.

며칠 전부터 단톡방에서 자신이 곽진우의 차트를 베꼈다는 얘기가 오르내리는 걸 보고 보기 싫어서 알림을 꺼버렸다.

“아, 죄송해요. 제가 단톡방 확인을 안 해서...”

윤태호는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단톡방을 확인했다.

정말로 거기엔 자신의 정직원 전환 공지가 올라와 있었다.

그는 가슴이 뭉클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병원을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정직원이 되다니. 역시 사람 일은 마지막 순간까지 모르는 법이야. 역시 절망 속에서도 절대 쉽게 포기해선 안 돼. 전환점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으니까.’

“윤 선생님, 축하해요!”

“이렇게 좋은 날인데 맛있는 거 한번 사셔야죠.”

“당연하죠!”

윤태호는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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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8화

    윤태호는 깜짝 놀라 재빨리 3미터 뒤로 물러선 다음 손전등을 들고 살펴보았다.한참 후에야 그는 그것이 귀신 얼굴이 아니라 사람 얼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다만 그 사람 얼굴은 약간 끔찍했다.얼굴은 바싹 마른 가죽이었고 주름투성이였으며 두 눈알은 툭 튀어나와 약간 희끗희끗했는데 마치 죽은 물고기의 눈과 같았다.이때, 그 두 눈은 꼼짝 않고 윤태호를 쏘아보고 있었다.윤태호는 그 사람의 다른 신체 부위에도 빛을 비춰보았다. 그는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고 머리카락은 엉망진창으로 길게 뻗어 있었으며 낡고 해진 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에게서는 썩은 듯한 악취가 풍겨져 나왔다.그 악취는 독말풀 독에 중독된 사망자들에게서 풍겨 나오던 것과 똑같았다.즉, 눈앞의 이 남자 역시 독말풀 독에 중독된 것이다.윤태호는 속으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이 사람은 대체 누구지? 왜 하필 불두 안에서 저러고 있는 거지? 게다가 어쩌다 독말풀 독에 중독된 걸까?’윤태호는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려고 반 발짝 앞으로 나섰다.바로 그때, 윤태호는 죽은 물고기처럼 흐리멍덩하던 그 두 눈이 서서히 움직이는 것을 목격했다.윤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깜짝 놀라 물었다.“아직 살아있는 겁니까?”“거의... 죽어가고 있네...”기력 하나 없이 웅얼거리는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윤태호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외로운 귀신이 읊조리는 듯한 상대방의 목소리는 온몸을 오싹하게 했다.“당신은 누구세요?”윤태호는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은밀하게 주먹을 꽉 쥐었다. 언제라도 공격할 태세를 갖춘 것이다.“나를 귀... 노라고 부르게!”‘귀노? 사람 이름 같지는 않은데!’“당신은 왜 이 불두 안에 있는 거죠?”윤태호가 다시 물었다.“극음지는 독말풀 독을 억누를 수 있다네.”여기까지 말하자 귀노는 숨을 고른 듯 정상인과 다름없이 말했다.“여기서 얼마나 있었던 거죠?”윤태호가 다시 물었다.“기억이 맞다면 올해로 25년째 되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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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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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4화

    윤태호는 민가 앞에 서자 온몸이 뻣뻣해지는 듯했고 온몸의 털이 쭈뼛 섰다.“전에 왔을 때도 이렇게 추웠습니까?”윤태호가 물었다.“네, 전에도 그랬어요.”양슬기가 말했다.“다른 곳보다 좀 춥죠.”“좀 추운 정도가 아니에요. 완전 얼음골 같아요. 윤태호 씨는 모르겠지만, 안은 더 춥습니다.”고준휘가 말했다.“그래요?”윤태호는 성큼 집 안으로 들어섰다.순간, 냉기가 온몸을 덮쳐 마치 냉동 창고에 들어온 듯했다.미주시는 찜통더위로 유명한 도시인데, 한여름인 지금 밖의 온도는 거의 40도에 육박하지만 집 안은 영하 5도 정도였다.이건 분명히 비정상적인 현상이었다.윤태호는 몰래 내공을 운용해 추위를 막았지만 고준휘와 양슬기는 이미 덜덜 떨고 있었다.“이 망할 곳은 도대체 왜 이렇게 추운 거야.”고준휘가 투덜거렸다.윤태호는 대략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그는 집에서 나와 옆 건물 복도로 가서 위를 올려다봤다.바깥은 맑고 푸른 하늘이었지만, 이 복도에서는 햇빛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민가는 총 5층 건물로, 한 층에 한 가구씩, 총 다섯 가구가 살고 있었다.“올라가 봅시다.”윤태호가 말하고는 먼저 계단을 올라갔다.고준휘와 양슬기는 그의 뒤를 바싹 따라갔다.그들은 한 층씩 확인하며 마지막으로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꼭대기 층에는 옥상이 있었다.옥상엔 포도 덩굴이 자라도록 만든 구조물이 세워져 있었고 그 위로 포도 넝쿨이 울창하게 뒤덮여 햇살조차 제대로 들지 않았다.그리고 바닥에는 이끼까지 잔뜩 끼어 있었다.윤태호는 포도 덩굴 아래에서 흙을 한 줌 쥐어 손바닥에 놓고 자세히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여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드십니까?”양슬기가 답했다.“네, 여기 좀 추운 것 같아요.”“음, 그것도 이상한 점 중 하나입니다. 또 다른 건요?”고준휘와 양슬기는 한참을 관찰했지만 다른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혹시 여기 햇볕이 안 든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습니까?”윤태호의 말에 고준휘는 즉시 깨달았다.“그러네요.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3화

    윤태호는 바닥에 있는 시체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게다가 독말풀 독에 중독되면 임종 직전에 환각을 보게 되는데 평생 가장 끔찍했던 일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 시체들은 모두 눈을 크게 뜬 채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는 겁니다. 독말풀은 이미 수백 년 전에 멸종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사람들은 어떻게 독말풀 독에 중독되었을까요?”윤태호는 덧붙여 말했다.“게다가 제가 알기로는 독말풀 독은 현재 해독제가 없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뭐라고!’고준휘와 양슬기는 얼굴에 공포를 드러냈다.“시체들은 원래 냉동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기에 낮은 온도 때문에 독소가 억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햇볕에 노출되면서 독소가 폭발적으로 퍼져나가 시신이 검게 변색된 겁니다.”윤태호가 말했다.“지금 그들의 온몸, 피부는 물론 털구멍 하나하나까지 맹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독말풀 독에 감염될 겁니다. 일단 감염되면 화타가 살아 돌아온다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을 겁니다.”“그럼 이 시체들은 어떻게 하죠? 계속 여기 둘 수는 없잖아요?”고준휘가 물었다.“전부 태워 버리고 깊은 구덩이를 파서 유골을 전부 묻어버리세요.”“그 방법밖에 없겠군요.”양슬기가 말했다.“윤 선생님, 궁금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말씀하십시오.”양슬기가 물었다.“독말풀 독은 보통 사람이 죽은 후 언제 증상이 나타나죠?”윤태호가 답했다.“정상적인 경우, 4시간을 넘지 않습니다.”“하지만 우리가 피해자들을 찾았을 때는 이미 사망한 지 12시간이 넘은 후였는데, 왜 그 당시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거죠?”양슬기가 물었다.“그 질문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답을 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답을 모르거든요.”윤태호가 말했다.“답을 알아내려면 현장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그럼 제가 현장에 한 번 안내해 드릴까요?”고준휘가 말했다.“좋아요.”윤태호는 즉시 수락했다. 그는 대체 어떤 곳에서 독말풀 독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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