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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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57화

  성기현은 대답하지 않고 일어나 곧 이은화를 위해 따뜻한 물 한 잔을 가져왔다.그는 그 물을 이은화의 앞에 놓으며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제가 드리는 물인데 마실 용기가 있으십니까?”이은화는 고개를 들어 성기현을 바라보았다.마음속으로는 질투가 났다.‘왜 다른 사람의 아들은 항상 이렇게 훌륭한 걸까...’이은화의 아들들은 도저히 성기현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녀는 비록 아들보다 딸을 더 중시했지만 세 아들을 키우는 데도 많은 정성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들도 이씨 가문에 의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아들들도 창업한 적 있지만 대부분 실패하여 종종 그녀가 뒷수습해 줘야 했다.“나는 물은 마시지 않는다. 맛이 없어. 얼른 외할머니라고 불러.”이은화는 시선을 거두며 담담하게 말했다.“설마 스스로를 우리 할머니의 위치에 놓으신 겁니까? 어른이 어른답지 못하면 우리도 존중할 필요 없죠.”성기현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의 말에 이은화의 얼굴색이 금세 어둡게 변했다.이은화는 확실히 눈앞의 젊은이들을 친척으로 보지 않고 적으로 보았다. 그녀는 성기현 일행을 한꺼번에 저세상으로 보내버리고 싶었다.하예진도 담담하게 말을 건넸다.“서로 속이 훤히 보이는 마당에 친척인 척할 필요 없죠. 설령 진짜 친척이라 해도 이 가주님은 우리를 친척으로 대하지 않으셨죠. 오히려 우리를 몰살시키고 싶어 하시잖아요.”이은화는 자신의 조카딸 이경혜를 관성에서 마주했을 때조차 친척으로 대하지 않았다.하예진과 같은 한 세대 아래 젊은이들은 이은화의 눈에조차 들지 않았다.게다가 이미 목숨까지 걸고 싸울 판인데 가식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도 없었다.이은화가 정말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수십 년 전에 맏언니 이은숙을 해치지도 않았을 것이다.만약 잔인하지 않았다면 하예진 자매도 10년간의 불행을 겪지 않았을 텐데...“우리에게 이 가주님은 친척이 아니라 적입니다.”하예진은 ‘적'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이은화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너희들은 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56화

  어젯밤 이은화는 이미 친딸에게 당했었다.이윤미는 분명히 그 물을 마셨다. 한 모금이라도 마셨다면 이은화가 탄 약의 양으로 충분히 며칠 동안 잠들 수 있었다.하지만 방윤림이 이윤미를 데리고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하예진이 소식을 접했고 곧이어 성기현이 밤새 강성으로 날아왔다.이은화는 딸이 하예진에게 정보를 누설했다는 것을 눈치챘다.방윤림이 이윤미를 데리고 간 곳은 집이 아니라 병원이었고 의사들이 약물을 확인한 후 적절한 치료를 하자 이윤미는 금세 회복했다.이은화는 정군호와 정일범 형제들에게 이윤미에게 아침을 가져다주되 그 음식에 수면제를 넣으라고 지시했다.하지만 이윤미는 속지 않았고 그들이 가져온 음식을 한 점도 먹지 않았다.이은화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이제 자신이 벌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친딸은 그녀와 마음을 함께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대의를 위해 그녀를 처단할 준비가 되어 있었으니까.이은화는 진짜로 이경혜 일행과 죽기 살기로 싸울 때 자신을 끝장낼 사람이 친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만약 이윤미가 어릴 때부터 그녀 곁에서 자랐다면 그녀는 벌써 이씨 가문의 모든 것을 이윤미에게 넘겼을 것이고 은퇴해 손주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계획했던 음모가 새어나가자 이은화는 도혁찬과 상의했다.그녀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하나는 계속 기다려 진실이 밝혀진 뒤 이경혜와 공개적으로 결전을 벌이는 것, 다른 하나는 지금 당장 하예진과 성기현을 쏘아 죽이는 것.하예진의 회사에 들어선 이은화는 결국 몰래 가져온 작은 총을 차 안에 두고 들어왔다.하예진은 도둑처럼 이은화를 경계하고 있었다.이은화는 총을 쏘아도 하예진을 한 방에 죽이기 어려울 거라고 판단했다.과연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하예진의 경호원들은 이은화의 동행자들을 막았다.강일구라는 경호원은 예리한 눈빛으로 이은화를 훑어보았는데 마치 총기를 숨기고 있을까 걱정하는 듯했다. 그는 원래 전태윤의 측근 경호원이었지만 하예진이 강성에 오자 전태윤은 가장 유능한 경호원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55화

  “일범아,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지만 아빠의 예상이 틀리지 않을 거야. 너희들은 일단 시내를 떠나 우리 고향으로 돌아가거라. 좀 이따가 너희 엄마께 말씀드려.”정군호는 더 이상 늙은 아내의 속셈을 헤아리려 하지 않았다. 일단 자신의 자손들을 보호하는 게 먼저라고 여겼다.“아빠, 괜한 걱정하시는 것 같아요. 분명 아무 일도 없는데...”그들 형제는 떠나고 싶지 않았다.“내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게 아니야. 때가 되면 너희들도 알게 될 거야. 아직 나를 아버지로 생각한다면 내 말을 좀 들어.”“아빠, 그럼 저는 엄마한테 이혼에 관한 얘기하러 가볼게요.”정일범은 핑계를 대며 먼저 자리를 떴고 두 동생도 각각 핑계를 대며 사라졌다.정군호는 속이 터질 듯 화가 났지만 세 아들에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아들들이 번화한 강성을 떠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본 정군호는 일단 손자들만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계획해 며느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물론 조윤에게는 연락하지 않았다. 정일범의 아이들은 방학을 맞아 외갓집으로 갈 테고 그들 부부는 이혼 소송 중이라 아이들은 어머니를 선택할 것이 분명했다.그렇게 되면 설령 이씨 가문의 주인이 바뀌더라도 아이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하여 정군호는 둘째 아들과 셋째 아들의 아이들만 데려가기로 했다.두 며느리는 별생각 없이 방학이 되면 집안이 시끄러워질 것을 걱정하고 있던 참에 정군호가 아이들을 데려가 방학을 보내게 하겠다고 하자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냈다.결국 정군호는 아이들만 데리고 강성 시내를 떠났다.하예진은 사무실에서 커피 두 잔을 들고 소파에 앉아 있는 성기현에게 다가갔다.그리고 커피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오빠, 커피 한 잔 드세요.”“고마워.”성기현은 뜨거운 커피를 받아 마시지 않고 테이블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하예진이 앉으려는 순간 내선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하 대표님, 이 가주님께서 오셨습니다. 대표님을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뭐라고?’하예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54화

  “이제 네가 괜찮은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네. 앞으로는 네 엄마가 음식을 주더라도 먹지 마라. 물 한 잔도 마시지 마. 그 여자는 마음이 독하거든. 키워준 친언니에게도 손을 댄 사람이야. 매우 이기적인 사람이고 자기 자신만을 가장 사랑하지. 너희 자식들이 순종하고 말을 잘 들으면 약간의 모정을 보이지만 일단 반항하기만 하면 가차 없이 대응할 사람이거든.”정군호는 자식들 앞에서 이은화의 험담을 늘어놓았다.헛소리는 아니었다. 그는 사실을 말하고 있었을 뿐이니까.그랬다. 이은화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었고 오직 자기만을 사랑했다.“아버지, 저는 괜찮아요. 얼른 돌아가세요. 몸조리 잘하시고 될 수 있으면 엄마를 만나러 가지 마세요.”이윤미는 부모님이 이미 원수지간으로 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이 이혼하지 않은 이유는 나이가 많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정군호가 이씨 가문이 정씨 집안에 주는 이익을 포기하기 싫어서였다.정군호는 자신의 결혼과 수십 년의 자유를 희생해 정씨 집안을 위해 이익을 얻었는데 늙어서 모든 것을 잃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하여 이 늙은 부부는 이대로 대충 살고 있었다.“알았어. 아버지는 일이 있더라도 그 여자는 괴롭히지 않을 거야. 그냥 미친년이잖아. 그 여자가 사랑하던 남자가 살아서 돌아왔는데 이제 내가 어디 보이기나 하겠니?”정군호의 어조는 살짝 시큰둥했다.“아버지!”이윤미가 엄숙하게 정군호를 불렀다.정군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몇 분간의 침묵 후 정군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윤미야, 아빠가 보신탕을 좀 끓여 왔는데 뜨거울 때 마시렴. 오늘 눈도 오는데 추우니까 몸조심하고 옷도 따뜻하게 입어. 멋 부리다가 감기 들지 말고.”이윤미가 말했다.“이른 아침에 보신탕은 안 마실래요. 아버지가 다치셨으니 아버지가 드세요. 저는 안 마실 거예요. 이미 방 비서님에게 배달을 시키라고 했어요. 아침은 담백하게 흰죽을 마시면 충분해요.”“아빠가 만두도 가져왔어. 부추 속인데...”정군호는 포기하지 않았다.이윤미에게 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53화

  “방 비서님.”정군호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서운함을 참고 있었다.그는 현임 가주의 남편이지만 특별 비서들 앞에서는 아무런 지위도 없었고 심지어 그들과 말할 때도 웃음을 지어 주어야 했다.“윤미 보러 왔어요. 윤미는 어때요? 어젯밤에 우리도 걱정에 잠을 못 이루었다니까요. 오늘에서야 윤미가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급히 찾아왔어요.”정군호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사실 어젯밤 부자 넷은 이은화에게 쫓겨 급히 이씨 가문 저택을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이씨 가문 별장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하지만 밤새 아무 일도 없었고 도혁찬이라는 늙은이만 몇 번 왔다 갔을 뿐이었다.정군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아니면 은화가 꾸민 함정인가? 조카딸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건가?'방윤림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아가씨는 이미 깨어났고 별문제 없습니다. 어르신께서 아가씨보다 더 다치신 것 같네요.”정군호는 어색하게 웃었다.“가주님과 싸웠어요. 윤미의 그런 모습을 보고 너무 걱정되어서... 어쨌든 저는 윤미의 친아버지잖아요. 딸이 그렇게 가만히 누워있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나서 싸움을 걸었죠. 결국 졌지만...”정군호는 쑥스러운 듯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는 보온 도시락을 들어 보이며 방윤림에게 말했다.“이른 아침이라 아직 아침을 안 드셨죠? 제가 새벽부터 일어나 윤미를 위해 만두를 빚어 왔어요. 부추 속이라 윤미가 좋아할 거예요..”이윤미는 부추 향을 좋아했다. 그녀는 고기와 옥수수가 들어간 부추 만두를 즐겨 먹었다.정일범 형제도 손에 물건을 가득 들고 왔다.과일을 든 사람, 영양제를 든 사람, 보온 도시락을 든 사람이 있었는데 아마도 방윤림의 아침까지 준비한 듯했다.방윤림은 소파 쪽으로 걸어가며 정씨 집안의 부자에게 물건들을 테이블 위에 놓으라고 알렸다.“아가씨는 화장실에 계십니다. 앉아 계세요. 물을 드릴까요?”방윤림은 주인처럼 손님을 대접했다.이에 정씨 집안 부자는 마음이 불편했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52화

  “정말 아무것도 안 하셨습니다. 하지만 도 비서님께서 가주님을 여러 번 찾아갔는데 무슨 대책을 논의하셨는지는 알 수는 없었습니다.”방윤림은 의자에 앉아 이윤미의 이불을 올려주었다.“오늘 또 눈이 내리네요. 꽤 많이 내리고 있어요.”이윤미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눈송이가 춤추듯 흩날리고 있었다.“아가씨께서 빨리 깨어나 하예진 씨에게 경고하라고 하셨잖습니까. 하여 관성에서도 사람이 왔어요. 가주님도 상황이 변한 것을 아시고 계획을 바꾸셨을 가능성이 큽니다. 편히 쉬세요. 너무 생각하지 마시고. 이미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셨습니다.”하예진도 이윤미를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이은화가 이윤미의 친어머니인데도 이윤미는 정의를 택하여 이은화의 편을 들지 않았다.관성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행동이었다.“아가씨, 배고프시죠? 제가 아침밥을 사 올게요.”이윤미가 대답했다.“말 안 했으면 몰랐을 텐데 말하니 배가 고프네요. 배달시켜요. 지금은 제 곁을 떠나지 마세요. 지금의 제 상태라면 아무나 와도 저를 저세상으로 보낼 수 있으니까요.”이윤미는 자신이 음모를 누설한 것을 이은화가 알면 아마 자신을 놓아두지 않으리라 생각했다.어쩌면 이은화가 정말 사람을 보내 그녀를 끝장낼지도 모른다고 여겼다.이은화에 대해서 이윤미는 ‘호랑이도 제 새끼는 안 잡아먹는다'라는 속담을 믿기 어려웠다.방윤림은 부드럽게 대답했다.“알겠습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음식을 주문했다.“제가 물을 떠다 아가씨 얼굴 씻겨드릴게요.”방윤림이 일어나 물을 떠 오려 하자 이윤미가 그를 불렀다.“제가 직접 할게요.”지금 그녀는 화장실도 가야 했다.방윤림은 돌아와 그녀를 부축했고 그녀가 눈살을 찌푸리자 급히 말했다.“아가씨, 잠시 앉았다가 일어나세요. 너무 급히 움직이면 어지러울 수 있어요.”이윤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앉아 있다가 다시 방윤림의 부축을 받으며 화장실로 향했다.그녀는 스스로를 비웃으며 말했다.“지금 제 상태는 80, 90세 할머니 같아요. 오히려 할머니들보다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