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요. 오늘 대체 왜 그래요?”
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하지만 윤지은은 나를 무시했다.
이에 곽정희에게 왜 이러냐는 눈빛을 보냈더니, 곽정희는 머리를 마구 저었다.
“나한테 묻지 마요. 난 아무것도 몰라요.”
내 눈빛은 윤지은이 옆에 놓은 핸드폰에 고정되었다. 마침 핸드폰이 반짝거리는 걸 봐서 문자가 도착한 게 틀림없었다.
보아하니 윤지은 기분이 안 좋았던 건 핸드폰 채팅 내용과 연관 있는 모양이었다.
솔직히 나는 윤지은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지만 윤지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나도 어쩔 수 없다.
아파트 단지에 도착한 후 윤지은은 곽정희를 데리고 그녀의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형수네 집에 갔다.
내가 너무 늦게 돌아온 탓에 형수는 이미 잠들었다.
이에 나는 형수가 깰까 봐 살금살금 걸어 들어갔다.
형수는 이불을 덮은 채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었는데, 창밖의 흐릿한 달빛이 드리워져 워낙 아름다운 몸매가 더 부각되었다.
나는 이불을 들춘 채 침대에 누웠다. 그랬더니 형수가 바로 돌아눕더니 나를 껴안았다.
‘잠깐.’
“형수가 아니잖아?’
나는 다급히 품에 안긴 사람을 밀어냈다.
그랬더니 남주 누나가 ‘키득키득’ 웃었다.
“너무 빨리 발견한 거 아니야?’
“남주, 누나, 왜 누나가 여기 있어요?”
나는 말하면서 다급히 일어나 앉았다. 그랬더니 남주 누나가 나를 다시 잡아당겼다.
“오늘 네 형수랑 게임 좀 했는데, 네 형구자 져서 역할 바꾸기로 했거든. 심지어 너한테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어.”
“어때? 자극적이지? 재밌지?”
“무슨 게임 했는데요? 진실게임?”
“신경 쓸 거 없어. 그냥 자극적인지 아닌지만 말해.”
남주 누나는 눈웃음을 치며 물었다.
솔직히 자극은 못 느꼈지만 놀라긴 무척 놀랐다.
심지어 내가 방을 잘못 들어선 줄 알았다.
“정수호, 얼른 와. 내가 너 얼마나 기다렸는데...”
남주 누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오늘 저녁 너무 피곤했던 나는 바로 거절했다.
“됐어요, 오늘 너무 힘들어요.”
“힘들긴 뭐가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