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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5화

Author: 차라
의사가 도착했을 때, 소현아는 여전히 훌쩍이며 울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혹시라도 죽는 건 아닐지 알고 싶어 하면서도 의사를 강력히 거부하고 있었다.

의사가 검사를 하려고 다가가자 소현아는 엉덩이만 바깥에 내민 채 계속 강지훈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계속되는 완강한 거부에 의사도 난감해졌다.

강지훈은 품 안에 웅크린 작은 토끼를 바라보다가 얼굴을 굳히고 귓불을 잡아 올렸다.

“죽을까 봐 무섭다며? 빨리 검사받아봐.”

소현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흑흑, 너무 무서워요...”

강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의사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

“가운 벗어.”

의사가 흰 가운을 벗자 소현아의 거부감이 조금 줄어들었다.

검사가 진행되는 내내 강지훈은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 지켜보았다.

의사는 엄청난 압박감과 긴장감에 식은땀까지 흘러나왔다.

“어때?”

검사가 끝나자 강지훈은 소현아가 다시 그의 품에 안기도록 두 팔을 벌렸다.

의사는 식은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별문제 없습니다. 최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좀 받으신 것 같습니다. 또한 임신 중에는 음식을 너무 많이 드시면 안 됩니다. 적당히 드시고 꾸준히 운동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태아가 너무 커져서 출산할 때 힘드실 수 있습니다.”

별문제가 없다는 말에 강지훈의 굳었던 얼굴이 조금 풀리기 시작했다.

소현아는 못마땅한 얼굴로 강지훈의 품에서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제가 배부르게 먹지 못하면 아기들도 배고플 텐데요.”

“드시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양을 줄이시라는 겁니다. 아니면 출산하실 때 고통스러우실 수 있습니다.”

그녀는 가련한 표정으로 촉촉한 눈망울을 반짝이고 있었다.

“아기 낳으면 맛있는 거 먹을 수 있는 거죠? 강지훈 씨, 그럼 지금 당장 낳으면 안 될까요? 그러면 내일은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잖아요.”

소현아는 예전 창고에 갇혀 하루에 작은 찐빵 하나로 버텼던 때를 떠올렸다. 가끔씩은 찐빵조차도 먹지 못했었다. 당시 그녀는 억지로 잠을 청하며 허기를 버텼다.

아기가 뱃속에 있어서 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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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월은 집에만 머무는 생활에 점차 적응하고 있었다. 다양한 요리에 푹 빠져 연습하다 보니 각종 디저트와 음식을 대충이나마 만들 수 있게 됐다.이우림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장소월은 전연우에게 그녀와 김민준을 집으로 초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우림은 남원 별장에 자주 찾아왔었지만 김민준은 처음이었다. 상사의 개인 별장에 온 터라 긴장된 마음에 행동이 살짝 어색했다.장소월은 김민준의 그런 어리바리한 모습이 이우림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전연우가 아래층으로 내려와 불안해하는 김민준을 흘끗 쳐다보았다.“앉아.”김민준은 이우림 근처에 급히 앉았다. 시선은 갈 곳을 모르고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식사를 시작하자 드디어 긴장감이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옆에 앉아 있는 이우림은 여전히 시큰둥한 태도로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오후, 장소월은 마침내 전연우로부터 외출 허락을 받았다. 신나게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물론 나도 갈 거야.”장소월은 순간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쇼핑은 이우림과 둘이면 충분한데, 전연우는 돈만 내면 되지 왜 따라온단 말인가. 속으론 불만이 가득했지만 외출 기회가 너무나 소중한 장소월이었기에 곧바로 연보라색 프렌치 드레스에 흰색 로우힐을 신고 작은 가방을 멘 뒤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전연우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장소월은 넌지시 물었다.“회사 일 없어? 바쁘면 같이 안 가도 돼. 우리 전혀 상관없거든.”전연우는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안 바빠.”장소월은 더는 할 말이 없어 이우림의 팔을 잡고 문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이우림은 무표정한 얼굴로 장소월은 참 복에 겨워 행복한 줄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사람들로 북적이는 쇼핑몰에 도착하자, 장소월은 이따금 쏟아지는 뜨거운 시선을 느꼈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그 시선이 뒤에 있는 전연우를 향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어쩔 수 없다. 이 남자가 잘난 걸 어쩌겠는가!’이우림은 풀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64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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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648화

    소원대로 노을을 감상한 뒤, 네 사람은 케이블카를 타고 출발점으로 돌아와 도시 중심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길에서 장소월은 또다시 그 노숙자와 마주쳤다.노숙자는 땅에 엎드려 연필심으로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장소월은 급히 몸을 일으켰다.“차 세워요!”차가 멈추자 장소월은 다른 사람들이 묻기도 전에 다급히 내려 노숙자에게 다가갔다. 이번엔 그가 도시 건축도를 그리고 있음을 똑똑히 확인했다.연필심 하나로도 건축 구조를 선명한 윤곽으로 그려내는 모습에 장소월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저씨, 그림 그리시는 거예요?”갑작스러운 말에 흐름이 끊겨버렸다. 노숙자는 보물을 지키듯 그림을 끌어안고 옆으로 피했다. 그 눈동자엔 두려움이 가득했다.장소월은 선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아저씨, 걱정 마세요. 나쁜 뜻 없어요.”전연우는 걱정되는 마음에 굳은 얼굴로 다가가 장소월을 부축했다. 장소월은 착잡함에 한숨을 내쉬었다. 노숙자가 그녀를 믿지 않는 게 분명했다. 그녀는 전연우의 몸에서 돈 몇 장을 꺼내 조심스레 노숙자 앞에 놓고 차로 돌아갔다.해외에서 충분히 즐겼으니 이제 돌아가고 싶었다. 전연우는 말없이 귀국 일정을 잡았다.이번 비행에 장소월은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너무 어지럽고 온몸이 불편해 밤이 되어 억지로 눈을 감고 쉬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이를 본 전연우는 마음이 다급해졌다.그때 이우림이 다가왔다.“제가 살펴볼게요.”이우림은 사실 장소월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장소월이 좋은 친구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해외에서 여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의학 관련 지식을 전문적으로 공부했다.귀국 후 관련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 의사만큼은 아니어도 병 진단엔 충분한 실력을 쌓았다.장소월은 불안하게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간단히 살펴본 결과 이우림은 장소월이 과거 뇌를 다쳤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의문 가득한 눈으로 전연우를 쳐다보았다.“소월 씨 전에 머리를 다친 적이 있나요?”전연우는 자세히 답하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647화

    “너무 귀여워!”장소월은 사랑이 가득 들어있는 눈으로 금발에 비틀거리며 걷는 외국 꼬마를 쳐다보고 있었다.그녀는 옆에 있는 외국인 부모에게 양해를 구한 뒤 조심스레 아기를 안았다. 놀랍게도 아기는 전혀 보채지 않고 손을 흔들며 그녀에게 웃어 보였다.전화를 마친 전연우는 아이를 안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문득 무언가 생각이 스쳤다.장소월은 기분 좋게 식사를 시작했다. 전연우가 그녀에게 음식을 덜어주며 담담히 물었다.“아기 좋아해?”장소월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대답했다.“당연히 좋아하지.”“하나 더 낳을까?”그 말에 포크로 샐러드를 휘젓다 입으로 가져가려던 장소월의 손이 멈췄다. 그녀는 몇 초 멍하니 전연우를 쳐다보았다.남자는 진지한 얼굴로 썰어놓은 스테이크를 장소월의 접시에 덜어줬다.아이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아직 둘째를 가질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런 말을 전연우에게 해도 될까?장소월이 망설이자 전연우는 더는 아이 얘기를 더 꺼내지 않았다.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엔 섭섭한 기분이 스며들었다.이틀 동안 전연우는 거의 온종일 장소월과 함께 E 도시의 명소를 돌아다녔다.이우림은 일찌감치 돌아가고 싶었지만 장소월의 연락을 받지 못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예상치 못하게 김민준이 차를 몰고 그녀를 찾아왔다.이우림은 그제야 이 모든 게 장소월과 전연우의 계획이었다는 걸 깨달았다.장소월은 이틀간 매우 여유로운 생활을 했다. 그간 바쁘게 돌아친 자신에 대한 보상이기도 했고, 전연우의 성의를 따라주고 싶기도 했다.오후 일정은 등산이었다. 산꼭대기에서 보는 해질녘 노을이 절경이라는 말을 들었었다. 장소월이 보고 싶다 하자 전연우는 순순히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하지만 둘이서만 가기엔 심심할 것 같아 김민준과 이우림을 불렀다.어차피 집에 있어도 할 일이 없으니 이우림도 흔쾌히 동의했다.걷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장소월은 너무 지쳐 걸음을 멈추었다. 세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약했다.이우림은 평소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646화

    장소월은 생각할수록 더욱더 큰 실망감이 느껴졌다. 기대했던 전시회였지만 래빈 대가를 만나지 못했고, 때문에 가져온 그림도 지도를 받지 못했다. 순간 앞날에 자욱한 안개가 덮친 듯한 기분이었다.몇 걸음 걷다 장소월의 눈앞에 노숙자 한 명이 나타났다. 그는 뱀 가죽 자루를 들고 쓰레기통에서 재활용품을 찾고 있었다.해외에선 흔한 노숙자였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그의 곁엔 낡은 배낭이 놓여 있었는데 그 안에서 얼룩진 화첩이 흘러나와 있었다.장소월이 잘못 본 건 아닌지 확인하려 두어 걸음 다가가자 전연우가 막아섰다.“가서 보고 싶어.”장소월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저 노숙자는 뭔가 특별해.”전연우는 지갑에서 돈 몇 장을 꺼냈다.“내가 갈게.”하지만 장소월은 고개를 젓고는 전연우의 팔을 잡고 노숙자에게 다가갔다.노숙자는 여전히 쓰레기를 줍는 데 몰두해 두 사람의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장소월이 입을 열었다.“아저씨, 화첩 좀 보여주실 수 있나요?”장소월은 낡은 배낭을 가리키며 노숙자를 쳐다보았다.노숙자는 그제야 경계하며 돌아섰다. 장소월은 그의 더럽고 흐트러진 머리카락 아래 독수리 같은 날카로운 눈동자를 똑똑히 보았다.“안 돼요!”노숙자는 긴장한 얼굴로 배낭을 감싸고는 장소월과 전연우가 더 말하기도 전에 후다닥 달아났다.장소월은 예사롭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노숙자는 예술을 사랑하지만, 그 열정 때문에 모든 걸 잃었을지도 모른다. 순간 마음이 무거워졌다.한편, 김민준은 일에서 어려움에 부딪혀 전연우에게 전화했다. 세 번째 시도해서야 통화가 연결되었다.“대표님... 여기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김민준이 해결 못 할 문제라면 반드시 전연우가 나서야 한다. 하지만 장소월은 여전히 우울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전연우가 쳐다보자 장소월은 회사에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짐작했다. 그가 전화를 끊자 그녀가 먼저 말했다.“무슨 일 생겼으면 어서 가.”전연우가 자신에게만 마음을 쏟고 있다는 걸 알기에 마음에 미안함이 깃들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645화

    장소월은 결국 전연우의 다정함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화가 나긴 했지만 코끝엔 향긋한 갈비탕 향이 스며들었다. 그녀는 그릇을 들고 전연우를 흘끗 노려보았다.하지만 갈비탕은 입에 들어가자마자 장소월의 불만을 누그러뜨렸다. 잠자고 있던 미각이 깨어났는지 자신도 모르게 밥 두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그녀는 배가 불러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채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전연우를 원망 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밤 11시 비행기였지만, 10시가 다 되어도 장소월은 화실에서 열심히 붓을 놀리고 있었다.전연우는 서두르지 않았다. 어차피 그는 언제든 시간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반면 이우림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별이는 옆 소파에서 기다리다 지쳐 잠들어 있었다. 이우림이 별이를 안으려 일어난 순간 전연우도 일어났고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별이에게 손을 뻗었다.“내가 할게.”전연우의 단호한 어조에 이우림은 본능적으로 한걸음 물러섰다.장소월은 방금 완성한 그림을 말리며 잠깐 눈을 감고 피로를 풀고 있었다. 문득 시간을 확인해보니 긴장감이 밀려왔다. 자신과 전연우는 괜찮지만 이우림을 계속 기다리게 할 순 없었다.장소월은 빠르게 화실을 나왔다. 별이의 방문을 조심스레 닫고 있는 전연우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나 완성했어!”장소월의 눈동자엔 숨길 수 없는 설렘이 가득했다. 전연우도 그녀를 위해 기뻐했다.“그럼 빨리 짐 챙겨서 출발하자.”장소월은 손을 툭툭 털며 태연히 말했다.“챙길 거 없어. 10분만 기다리면 그림 말리고 끝.”“이번에 가서 프로젝트 하나 처리할 겸 김민준도 불렀어.”전연우의 말투는 너무나 담담했다.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처럼 말했지만, 실은 장소월의 생각을 따른 결정이었다.장소월도 방금 이우림의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녀는 전연우의 제안에 손뼉을 치며 좋아하다가 재빨리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 계단 쪽으로 사라졌다.전연우는 어이없다는 듯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지만 얼굴엔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저 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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