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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e von 필루사

악마 상사의 부캐는 매너온도 99도

악마 상사의 부캐는 매너온도 99도

피도 눈물도 없는 마케팅팀 ‘악마 상사’ 강태준. 당근마켓 직거래 중 부하 직원 이루다의 검은호랑이 타투 스티커를 보고, 그녀를 위험한 인물로 착각한다! 그녀를 구원하겠다며 온갖 중2병 과잉보호와 직진을 쏟아내는 태준. 한편, 루다는 당근마켓의 다정한 익명 주민 ‘햇살강쥐(매너 온도 99도)’에게 악마 상사의 기행을 실시간으로 상담하는데…. 본캐는 불도저 직진남, 부캐는 다정한 연애 상담사? 완벽주의 상사의 대환장 오피스 착각 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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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화 : 오늘부터 센 언니입니다
"푸흡! 미쳤어? 너 설마 지금 이 나이에 이걸 붙이겠다고?""아니, 미쳤냐? 회사에서는 안 붙이지! 이건 어디까지나 내 부캐, '루다공주'를 위한 무기라고. 내일은 금요일, 회사에 캐주얼 차림으로 출근해도 되는 날이잖아. 오늘 밤에 딱 붙이고! 내일 저녁 당근 거래 때 이 흑호 한 마리 딱 얹고 나갈 거야. '내 구역에 들어오면 문다', 이런 피의 경고 메시지지." 그날 저녁, 퇴근 후 자취방.루다는 샤워를 마치고 경건한 마음으로 왼쪽 어깨, 아니 쇄골의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흑호 스티커를 밀착시켰다. 물기를 머금은 종이를 떼어내자, 꽤나 험악하고 거대한 흑호 한 마리가 피부 위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내일 당근에서 만나기로 한 '매너온도 20도'짜리 진상 구매자(닉네임: 쿨거래안하면차단)도 나를 보고 쫄아서 네고 소리는 입 밖에도 꺼내지 못할 터였다. 나는 거울 속 내 어깨를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금요일 아침.서늘한 불길함에 휩싸여 번쩍 눈을 뜬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하고 숨을 헉 들이켰다. 액정 속 숫자는 자비 없이 '08:15'를 가리키고 있었다. "미쳤어, 미쳤어! 지각이다!" 나는 짐승 같은 괴성을 지르며 침대에서 튕겨 나갔다. 타투를 벅벅 지울 시간조차 없었다. 옷장에 걸려 있던 얇은 리넨 긴소매 셔츠를 끄집어내어 미친 듯이 팔을 꿰어 넣었다. 오전 8시 58분. 나는 마케팅 1팀 사무실 문을 부수듯 열고 들어와 내 자리에 슬라이딩하듯 착석했다. 유리 파티션 너머, 강태준의 미간에는 아침부터 깊은 골이 패어 있었다. 그는 어젯밤 당근 앱에서 '루다공주'가 남긴 메시지를 수십 번도 더 곱씹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상태였다. '삼촌분이 엄청 무서우시더라고요.' 그 한 문장이 완벽주의자 강태준의 신경을 날
Zuletzt aktualisiert: 2026-03-22
Chapter: 7화 : 3미터 거리의 이중생활
그때였다. 사무실 입구의 육중한 유리문이 열리며, 익숙하고도 서늘한 구두 굽 소리가 바닥을 때렸다. 강태준 팀장이었다. 완벽하게 세팅된 포마드 머리와 먼지 한 톨 없이 각 잡힌 네이비 수트. 어제 길바닥에서 내 종이백을 훔쳐보던 그 '조카 바보 삼촌'의 인간적인 흔적은 온데간데없었다.나는 숨을 헉 들이마시고 모니터 뒤로 거북이처럼 목을 바짝 숨겼다. 제발, 제발 나를 찾지 마라."이루다 대리."하지만 얄궂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의 낮고 건조한 목소리가 정확히 내 파티션을 향해 꽂혔다. 타닥거리던 키보드 소리가 일제히 멈추고, 마케팅 1팀 팀원들의 동정 어린 시선이 내게 집중되었다. 나는 사시나무 떨듯 무릎을 떨며, 밤새 뜯어고친 기획안을 두 손에 꼭 쥔 채 그의 자리로 다가갔다."네, 팀장님. 어제 지시하신 타겟층 분석 보완해서 다시 가져왔습니다… "강태준은 단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고 내 기획안을 무심하게 받아 들었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하얀 종이 위를 빠르게 훑어 내려갔다. 사각, 사각. 서류 넘어가는 소리만 사무실의 적막을 갈랐다.1초, 2초, 3초. 평소라면 벌써 미간을 잔뜩 구기며 "이게 뭡니까?" 하고 서류가 허공을 날았을 타이밍이었다. 나는 질끈 눈을 감았다.'그래, 어제 악마 상사라고 쌍욕 한 거 다 엎어버려라! 나도 더러워서 사표 쓸 거다!'"…수정안."강태준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는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고개를 숙였다."나쁘지 않네요. 이번엔 꽤 꼼꼼하게 봤군요.""…네?"나는 내 귀를 의심하며 고개를 번쩍 들었다. 방금
Zuletzt aktualisiert: 2026-03-21
Chapter: 6화 : 햇살강쥐, 로그아웃 불가
밤 9시.좁은 원룸 침대에 대자로 뻗은 나는 스마트폰 화면에 뜬 '결제 완료' 창을 보며 감격의 콧김을 뿜어냈다."아아, 15만 원. 내 목숨을 살린 소중한 돈."비록 직거래 현장에서 강태준이라는 역대급 호러 빌런을 마주치며 수명이 3년쯤 단축된 것 같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나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당근 앱을 켰다. 매너온도 99.9도의 천사, '햇살강쥐' 조카님에게 따뜻한 거래 후기를 남길 시간이었다.[루다공주]: 조카님! 오늘 삼촌분이 대신 나오셔서 엄청 놀랐어요. 삼촌분이 직장 상사 관상이랄까… 엄청 무서우시더라고요. 그래도 쿨거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닌텐도 예쁘게 쓰세요! (따뜻한 거래 후기 남겼습니다~!)전송 버튼을 누르며 나는 킥킥 웃었다. 강태준 그 인간, 조카 앞에서는 또 얼마나 꼰대처럼 똥폼을 잡을까? 불쌍한 조카님. 저런 피도 눈물도 없는 로봇을 삼촌으로 두다니. 나는 진심으로 대한민국의 이름 모를 햇살강쥐님을 애도하며 달콤한 꿀잠에 빠져들었다.같은 시각. 탁 트인 한강뷰가 내려다보이는 고급 오피스텔. 강태준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헤친 채, 집 안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굳게 닫힌 방문을 열었다. 모던하고 차가운 거실 인테리어와는 180도 다른 세상. 벽면을 가득 채운 레트로 게임기들과 한정판 피규어들이 오와 열을 맞춰 진열된, 그만의 은밀한 성소였다.그는 경건한 손길로 종이백에서 닌텐도 64 풀박스를 꺼내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올렸다."이루다 대리, 회사에서는 맨날 서류에 커피나 쏟더니… 물건 보관 상태 하나는 에이스급이군."그의 서늘한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조심스럽게 팩을 꽂고 전원을 켜자, 묵직한 브라운관 TV 화면에 익숙하고도 영롱한 레트로 로고가 떠올랐다. 완벽한 구동. 완벽한 퀄리티. 그 황홀한 아날로그 사운드에 취해있던 그때, 거실 테이블에 던져둔 스마트폰이 경쾌하게 울렸다."당근!"태준은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 액정을 확인했다. [루다공주]가 보낸 장문의 메시지와, 매너
Zuletzt aktualisiert: 2026-03-21
Chapter: 5화 : 거래 완료, 관계 시작
"아, 하하하! 팀장님! 오해입니다, 오해! 그 악마 상사가 팀장님이라는 말이 절대 아니고요!""그럼 누굽니까.""저기… 전! 전 직장 상사요! 네! 아까 저기 1번 출구 쪽에서 우연히 딱 마주쳤거든요. 어찌나 끈질기게 사람을 괴롭히던 분인지, 아주 학을 뗐지 뭡니까!" 나는 허공에 손사래까지 쳐가며 피 말리는 열연을 펼쳤다. 다행히 내 필사적인 변명이 꽤 그럴싸하게 먹힌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앞의 강태준은 속으로 기가 막히다는 듯 헛웃음을 삼키고 있었다. '이루다 대리, 대학 졸업하고 우리 회사가 첫 직장 아니었나? 내가 신입 공채 면접 때 직접 이력서까지 봤는데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군.' 태준은 턱끝까지 차오른 팩트 폭격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지금 저 허술한 거짓말을 날카롭게 추궁했다가는, '조카 핑계'로 겨우 덮어둔 자신의 완벽한 이중생활마저 통째로 흔들릴 수 있었다. 철저한 계산 끝에, 그는 이번 한 번만 인심 쓰듯 속아 넘어가 주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렇군요. 제 조카가 이 대리의 전 직장 상사 뒷담화까지 들어줘야 할 만큼… 각별한 사이인 줄은 몰랐습니다.""아유, 조카님이 워낙 천사 같으셔서 제가 그만 주책을 떨었네요. 하하…" 태준의 뼈 때리는 일침에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슬그머니 시선을 빗겨 냈다. 빨리 이 숨 막히는 분위기를 전환해야 했다. 나는 서둘러 닌텐도가 든 종이백을 그의 품 쪽으로 쑥 밀어 넣었다. "자, 여기요! 조카님이 엄청 기다리시겠어요. 얼른 거래 마치고 가보셔야죠." 그 순간, 강태준의 안경 너머로 찰나의 이채가 번뜩였다. 그는 짐짓 무심한 척 고개를 숙여 종이백 안을 들여다보았지만, 내면 깊숙한 곳의 '레트로 덕후' 자아는 닌텐도 64 풀박스의 영롱한 자태를 마주하고 내적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미개봉 수준의 A급 퀄리티. 모서리 구김도 전혀 없고, 팩 단자 상태도 완벽해!' 그는 비정상적으로 뛰기 시작하는 심장 박동을 억누르며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깐깐하고 피곤한 상사
Zuletzt aktualisiert: 2026-03-21
Chapter: 4화 : 살았다...고 생각했다.
"당근!" 경쾌하고도 발랄한 그 두 글자가 역삼역 3번 출구 앞의 공기를 찢고 울려 퍼졌다. 퇴근길 바삐 걷는 수많은 사람들의 소음이 일순간 음소거된 것 같았다. 내 고막에는 오직 강태준 팀장의 수트 안주머니에서 흘러나온 저 끔찍한 알림음만이 무한 루프처럼 맴돌았다. 1초, 2초, 3초. 영겁같이 느껴지는 정적 속에서 나와 강태준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강태준의 무테안경 너머, 평소라면 절대 볼 수 없었을 미세한 동공 지진이 일고 있었다. 그가 입술을 달싹였다. 무언가 변명이라도 하려는 듯했지만, 평생 완벽만을 추구해 온 그의 천재적인 두뇌도 이 미친 상황 앞에서는 버퍼링이 걸린 게 분명했다. 숨이 턱 막히고 손끝이 차갑게 식어갔다. 눈앞의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니야. 강태준이 햇살강쥐님일 리가 없어. 대한민국 당근 가입자가 몇 명인데! 그냥 우연히 타이밍이 겹친 걸 거야. 암, 그렇고말고!' 나는 억지로 안면 근육을 끌어올리며,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자본주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 팀, 팀장님? 퇴근하셨나 봐요. 하하, 방금 그 소리… 팀장님 폰에서 난 거 맞죠? 팀장님도 중고 거래 같은 걸 다 하시네요?" 내 떨리는 목소리에, 굳어있던 강태준의 안면 근육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는 특유의 서늘하고 오만한 표정을 장착하며, 언제 당황했냐는 듯 헛기침을 한 번 했다. "…그렇습니다. 마침 근처에서 직거래 약속이 있어서요." 그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를 때리자,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직거래? 역삼역 3번 출구에서? 지금 이 시간에? "아… 네에. 그러시구나. 누구랑… 무슨 물건을 거래하시는데요?" 질문을 던지면서도 내 입술은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제발, 제발 명품 시계나 골프채라고 대답해! 하지만 강태준의 시선은 내 얼굴을 지나, 내가 등 뒤로 필사적으로 감추고 있는 커다란 종이백으로 향했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종이백 겉면에 인쇄된 베이커리 로고를 날카롭게 훑고 지나갔다
Zuletzt aktualisiert: 2026-03-21
Chapter: 3화 : 당근! 당근..?!
오후 6시 30분.강남의 심장부, 역삼역 3번 출구 앞은 토해내듯 쏟아지는 퇴근길 인파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꽉 막힌 테헤란로 위로는 붉은 브레이크 등들이 핏대처럼 끝도 없이 이어졌고, 신경질적인 자동차 경적 소리가 끊임없이 허공을 갈랐다. 무선 이어폰을 낀 채 발걸음을 재촉하는 직장인들의 무리 속에서, 루다는 행여나 누가 치고 지나갈세라 제 몸집만 한 커다란 종이백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 매캐한 매연과 길거리 포장마차의 어묵 냄새가 묘하게 뒤섞인 저녁 공기. 뺨을 스치는 바람은 제법 쌀쌀했지만, 루다의 이마에는 옅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15만 원이라는 거금이 걸린 직거래. 통장 잔고의 심폐소생술이 달린 이 중대한 순간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까만 정장, 까만 정장을 입은 스윗한 댄디남…' 신호등이 초록 불로 바뀔 때마다 횡단보도에는 거대한 파도처럼 사람들이 밀려들었다. 쏟아지는 인파 속에서 매너 온도 99.9도에 걸맞은 다정한 눈빛을 장착한 상상 속의 인물을 찾기 위해 루다는 까치발을 들었다. 그때였다. 저 멀리, 신호등을 건너오는 수많은 사람의 정수리 위로 유독 우뚝 솟은 훤칠한 실루엣 하나가 시야에 꽂혔다. 주변의 번잡한 소음과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일순간 슬로우 모션처럼 느려지는 듯한 착각. 빌딩 숲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어스름한 저녁 노을을 등지고 걸어오는 남자는 한눈에 봐도 기럭지가 남달랐다. 몸에 맞춘 듯 딱 떨어지는 까만 수트 핏.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걸음걸이. 루다의 입가에 화색이 돌았다. '오, 핏 장난 아닌데? 역시 매너온도 99도는 외모부터가 매너구나!'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거리가 20미터, 10미터, 5미터로 좁혀질수록 루다의 얼굴에 피어났던 미소는 차갑게 식어가다 못해 꽁꽁 얼어붙고 말았다. 석양빛에 반사되어 날카롭게 번쩍이는 무테안경. 칼같이 빗어 넘긴 포마드 헤어. 인간미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서늘하고 무감정한 그 얼굴. '…강태준?!' 왜 하필 저 마왕이 여
Zuletzt aktualisiert: 20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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