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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Author: 진헤이
오후.

소은지는 정자 아래 긴 벤치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켰다 끄기를 반복하며 1분 사이에 화면이 여러 번 깜박였다.

그만큼 속이 답답한 상태였다.

송연미가 다가왔을 때 소은지의 냉랭한 옆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다가가서 소은지 맞은편에 앉자 도우미는 송연미가 온 걸 보고 그래도 송씨 가문의 아가씨이자 과거 넷째 도련님의 아내였기에 예의를 갖춰 맞이했다.

“아가씨, 어떤 걸 올려드릴까요?”

“저리가!”

송연미가 싸늘하게 말하자 살갑게 다가오던 도우미는 깜짝 놀라 급히 자리를 피했다.

송연미는 들어오면서 이곳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고 도우미들의 태도도 불쾌했다.

아마도 이곳에 대한 현우의 태도 때문에 이곳 사람들이 소은지를 대하는 태도가 약간 달라져 있었다.

특히 현우가 자리에 오른 이후 할리 가문의 할리 연과 가깝게 지낸 탓에 지금 파리 전체가 현우의 미래 왕비는 할리 연이 될 거라 말하고 있었다.

“왜 떠나지 않는 거야?”

도우미가 나간 후 송연미가 직설적으로 물었다.

비록 소은지가 현우 곁에 있다는 이유로 그녀를 싫어했지만 이런 상황을 겪고 나서 지금은 현실을 알게 됐다.

그녀는... 현우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

그리고 소은지는 지금 송연미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었다.

동병상련이라는 게 지금 소은지와 송연미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한때 서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송연미는 소은지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송연미를 바라보는 소은지의 눈동자는 싸늘하고 깊었으며 평소와는 다른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송연미도 그런 그녀의 눈빛을 보고 이곳 파리의 환경에 물들어 초래한 결과라는 걸 알았다.

소은지가 말하기 전에 송연미가 입을 열었다.

“네가 여기 계속 있는 건 사실 아무 의미 없어.”

그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네가 막무가내로 끈질기게 매달릴 사람 같진 않아.”

송연미가 품고 있던 의심을 드러냈다.

파리 상류사회에서는 소은지가 할리 연의 앞길을 막았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었다.

그리고 소은지가 이토록 뻔뻔하게 집착하면 현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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