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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간도
이주원은 신서빈을 덥석 안고 까끌거리는 수염으로 아이의 얼굴을 비벼댔다.

“요 녀석, 아빠가 이러려고 총 놀이 가르쳐준 줄 알아? 감히 아빠를 쏘네?”

신서빈은 씩씩거리면서 머리를 홱 돌렸다.

“아무튼 우리 엄마 속상하게 하는 사람은 전부 다 미워요.”

이주원은 아이의 고집스러운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신서빈을 바라보며 콧등을 살짝 어루만졌다.

“알았어. 아빠랑 함께 여행가.”

신나은 모자는 드디어 그의 확답을 듣고 나란히 거실에 들어가 짐을 싸기 시작했다.

한편 이주원은 베란다에서 휴대폰을 꺼내고 나와의 카톡 대화창에서 머뭇거렸다.

아윤의 전화를 제외하고 나는 무려 3일이나 그에게 연락이 없었다.

전에는 아무리 크게 싸워도 아윤이를 고려해서 항상 먼저 연락해 사과하곤 했었는데, 설사 이주원의 잘못이라도 기꺼이 먼저 고개를 숙였었는데 이번엔 그 어떤 연락도 없었다. 나는 이미 죽었으니까.

이주원은 카톡 대화창을 열고 재빨리 타자했다.

[나 내일 나은이네랑 같이 여행 가.]

한 시간 뒤, 베란다의 담배꽁초가 한 대, 두 대씩 쌓여갔다.

옆에 놓아둔 휴대폰은 전혀 알림음이 없었다.

그는 짜증이 밀려왔는지 재떨이를 아래층에 퍽 차버리곤 휴대폰을 열어서 화면을 짓부술 기세로 내게 문자했다.

[나한테 할 말 없어?]

왜 없을까? 제발 좀 집에 돌아가라고, 아빠의 책임은 져야 한다고 백 번도 더 외치고 싶었다.

이 남자는 이제 그 기본적인 도리도 못 하고 있으니 다른 건 더 말할 가치도 없을 듯싶었다.

밤이 깊어지고 이주원은 마지막 담배까지 다 피운 후 휴대폰 전원을 껐다.

“하리야, 난 분명 기회 줬다. 네가 저버린 거야.”

그렇게 나는 이주원이 신나은 모자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멀리 날아가는 걸 지켜봐야만 했다.

신나은은 예쁜 선캡을 쓰고 앞에서 걸었고 이주원이 뒤에서 세 사람 캐리어를 달갑게 끌고 갔다.

인파로 북적이는 공항에서 이주원은 신서빈을 목마 태우고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아이는 이주원의 머리카락을 잡고 방향을 조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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