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고작 10살밖에 안 되던 난 유흥가에 버려졌었다. 그런 나를 유남준이 살려줬었다. 평생 옆에서 지켜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어느덧 15살이 되어 난 심창민을 만나게 되었다. 그 역시 평생 옆에서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내 삶의 빛과 같았던 그 두 사람은 직접 나를 바다로 던져버렸다. 두 사람의 백월광을 위해서...
View More난 아직도 그 순간의 창민이를 기억하고 있다.분명히 아프고 고통스러움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입꼬리를 올렸었다.창민이는 입을 벙긋거렸지만, 난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경찰서에서 나와 난 재혁의 차에 올랐다.재혁과 함께 떠나기 전에 남준이가 날 바라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초췌하기 짝이 없는 남준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창민과 연희의 죽음은 그에게 타격이 막심할 것으로 보였다.난 그가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나를 바라보기만 했을 뿐 또다시 예전 모습 그대로 덤덤하게 시선을 옮겼었다.그렇게 난 계속 감흥 마을에 남아 민박집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면서 지냈다.남준은 그 뒤로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감흥 마을에 정장 차림을 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었다.난 시비를 걸려고 찾아온 사람인 줄 알았다.여차하면 골로 갈 것 같아서 바로 신고하려고 했으나 재혁이가 날 말리면서 웃었다.“괜찮아요. 수아 씨는 그만 방으로 돌아가요.”난 고개를 저으면서 함께 하겠다고 ‘의리’를 보였다.갈 곳이 없었던 나를 받아준 사람도 재혁이니 말이다.지금 재혁에게 어려운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홀로 두고 떠날 수도 그러할 도리도 없었다.재혁은 그런 나의 모습을 입을 가리고 웃었다.난 순간 의문이 가득해졌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우두머리로 온 한 남자가 공손하게 재혁에게 인사를 하기 전까지.“재혁 도련님, 어르신 칠순 잔치에 부디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재혁은 해안시 전씨 가문의 막내아들이라는 것을 난 그제야 알게 되었다.늦둥이를 보게 된 전씨 가문 어르신은 재혁을 애지중지 여기면서 그가 걸어야 할 길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깔아주고 계셨다.재혁은 정해진 그 길로 걷고 싶지 않아 감흥 마을로 와서 민박집 사장님으로 일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었다.칠순 잔치에 재혁은 기어코 나를 데리고 가려고 했다.사귀는 척 연기를 하면서 소개팅을 주선하려는 어르신의 속셈을 없
남준과 창민은 우리 민박집 바로 옆에 있는 민박집에 들어갔다.나의 의사와 달리 난 민박집 근처에서 자주 두 사람을 볼 수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난 민박집 물품을 챙기고자 마을을 나섰다.누군가가 뒤에서 쫓아오고 있는 것 같아 난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떼어내려고 했었다.뒤따라오는 사람이 당연히 남준과 창민이라고 확신하면서.하지만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난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바로 기절해버렸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난 벼랑 끝에 놓여 있었고 바로 옆에 연희가 있었다.연희는 초췌하기 그지없었고 도도하고 기고만장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모습이었다.연희는 칼끝을 나의 목에 겨누고서 한이 가득한 소리로 날 윽박질렀다.“한수아, 너 대체 나보다 낫은 게 뭐야? 왜 다들 너만 좋아하고 너만 선택하냐고!”“너도 참 대단하다. 이 상황에서도 그렇게 덤덤한 척하고 싶어?”“이따가 걔들 오고서도 이런 모습 보였으면 좋겠어.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지 말고.”입속을 가득 채운 천 때문에 난 토씨 하나 뱉을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은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사람이 달려왔다.남준과 창민은 다급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감히 앞으로 다가오지 못했다.연희는 피식 웃고서 칼끝을 나의 얼굴에 대기 시작했다.“너희들도 무서운 게 있긴 있구나.”“덤덤한 줄 알았는데, 의외네?”더는 참을 수 없었던 창민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연희, 너 잘 생각해. 너 지금 그거 범죄야.”“내가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있을 것 같아? 심창민, 너 잊은 거야? 그때 날 위해서 한수아를 바다로 던졌었잖아. 나 역시 너희들을 위해서 얘 납치해 온 거야. 감동되지 않아? 3년 내내 찾아다닌 한수아를 내가 납치해 왔는데?”‘미친... 나는 좀 빼주지...’남준이가 앞으로 두어 걸음 다가오자 연희는 바로 호통을 쳤다.“다가오지 마! 오기만 해봐 확 밀어버릴 거야!”벼랑 아래는 급한 물살이 휘몰아치고 있고 자갈도 널리 널려있다.운이 좋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죽음에 가까
그 영상을 기억하고 있었던 재혁이다.남준과 창민 일행은 재혁의 민박집에서 묶기로 했다.감흥 마을은 근래 관광업을 크게 추진하고 있으므로 많은 기업을 이끌고 있다.그러나 감흥 마을은 여운시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있다.이런 외진 곳에 남준과 창민이 직접 왔다는 것에 아직도 어안이 벙벙했다.갑자기 들이닥친 상황을 뒤로하고서 난 프런트 앞에 서서 폰을 만지작거렸다.그러던 그때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수아, 우리 얘기 좀 해.”연희는 여전히 도도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하지만 3년 전에 비해 빽이 줄어들었는지 애써 침착하고 덤덤한 척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민박집 정원 안에서.연희는 가방에서 은행 카드 한 장을 꺼내 들었다.“여기 안에 2억 있어. 한수아, 너 해외로 나가.”난 당황하기 그지없었다.“내가 왜 그래야죠?”연희는 이를 악물고 당장이라도 노발대발할 것처럼 보였다.“너도 알다시피 남준이랑 창민이가 3년 내내 너만 찾아다녔었어. 한수아, 너 설마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니지?”난 고개를 저었고 연희는 피식 웃었다.“그럼, 이 카드 가지고 떠나. A 국이든 Y 국이든 M 국이든 네가 가고 싶은 데로 가. 그 돈으로 부족하면 내가 얼마든지 더 줄 수 있어. 여하튼 멀리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좋을 것 같아.”난 고개를 숙이고 웃음을 지었다.‘3년 전에 도망간 것으로 충분해.’‘지금의 난 더는 도망가지 않을 거야.’그렇다, 남준이든 창민이든 나를 어찌할 도리가 없을 것이고 난 이 세상에 그 어떠한 미련도 없다.내가 카드를 받지 않자 연희는 미친 듯이 카드를 나한테로 밀어 넣었다.“한수아, 가라고! 남준이랑 창민이한테서 멀어져! 네 발로 가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널 보내버릴 거야.”“내가 마음먹고 나서면 넌 편하게 갈 수 없을 거야.”“수아를 어디로 보내려고 하는 거야?”바로 그때 뒤에서 낮고 무거운 소리가 들려왔다.연희는 바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졌다.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남준
이를 악물고 내뱉은 말이라는 것을 난 단번에 알 수 있었다.하지만 더 이상 창민을 상대하지 않고 난 그대로 뒤돌아서서 위층으로 올라갔다.독으로 가득 찬 창민의 눈빛에 겨우 덤덤해진 내 마음은 다시 혼란스러워졌다.그렇다, 창민은 독한 놈일 뿐만 아니라 미친놈이다.남준은 과거를 잊은 것으로 보였지만 창민은 엄청나게 신경 쓰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평범한 나의 일상에 갑자기 들이닥친 두 사람 때문에 난 멍해지고 말았다.침대 위에 홀로 멍하니 앉아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문을 열자마자 누군가가 문틈을 비집고 들어왔다.창민이었다. 그는 나의 팔목을 꼭 잡고 있었고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남준이도 뒤따라 들어왔다.남준은 시종일관 덤덤한 모습으로 여유롭게 걸어 들어왔다.펑-소리와 함께 방문이 가볍고도 굳게 닫혀버렸다.창민은 나의 턱을 움켜쥐고서 화를 억누른 채 입을 열었다.“한수아, 감히 날 모른 척해?”“못할 이유 있어?”냉담한 나의 모습에 창민은 눈동자가 미친 듯이 요동쳤다.그러나 곧바로 피식 웃으면서 주도권을 되찾아갔다.“3년 동안 성질도 많이 자랐나 봐?”“한수아! 벌써 3년이야! 내가 X발 널 3년 동안이나 찾았다고! 근데 겨우 이런 더러운 곳에 숨어 있었던 거야?”창민은 내 방을 훑어보면서 야유에 가까운 소리를 냈다.“여운시에 있는 네 집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서 그래? 그런 곳에서 지내다가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어?”지금 내가 사는 이곳은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를 했을 뿐이다.창민처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도련님은 당연히 알 리가 없는 그런 인테리어이다.난 창민의 손에서 벗어나 그와 안전거리를 유지했다.“대체 왜 이러는 거야! 심창민, 유남준, 우린 더 이상 아무런 사이도 아니야!”두 사람의 이름 석 자를 그대로 부르자 방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지고 말았다.시종일관 덤덤했던 남준의 눈동자도 일렁일 정도로 말이다.정적을 깨면서 남준이가 말했다.“아무런 사이도 아니라고?”“수아야, 인사도 없이 떠난 이유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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