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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약점

Author: 안나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4 05:29:33

태하그룹 계열사인 태하 건설 상무실

차도진의 집무실은 도윤의 집무실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벽 한쪽을 가득 채운 현대 미술 작품.

이탈리아에서 주문 제작한 짙은 브라운 가죽 소파.

유리 테이블 위에는 최신 해외 경제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창가에는 값비싼 위스키 몇 병이 장식처럼 놓여 있었다.

도진은 넓은 책상 뒤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있었다.

짙은 버건디색 타이에 몸에 꼭 맞게 재단된 네이비 수트.

짧게 정리한 검은 머리는 한 올 흐트러짐 없이 뒤로 넘겨져 있었다.

도윤과 닮은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큰 키.

선명한 이목구비.

재벌가 특유의 여유와 자신감.

하지만 두 사람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도윤의 차가움이 타고난 절제에서 나왔다면,

도진의 차가움에는 상대를 아래로 내려다보는 오만함이 섞여 있었다.

그는 미국에서 학부를 마치고 영국에서 MBA를 받았다.

도진의 완벽하게 정돈된 금발 브릿지가 섞인 헤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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