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서울의 화려한 야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급 펜트하우스.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이 공간은 누구나 꿈꾸는 낙원이었지만, 이수아에게는 지난 3년 동안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었던 감옥이었다.세상의 시선으로부터 그녀를 완벽하게 감춘, 차 도윤 만을 위한 비밀스러운 공간.수아는 조용히 화장대 앞에 섰다.거울 속 자신의 얼굴은 창백할 만큼 핏기가 없었다.떨리는 손끝에는 얼마 전 도윤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건네 주었던 빨간 립스틱이 들려 있었다.'이 색이 당신한테 제일 잘 어울려.'그때 그의 무심한 한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선명했다.수아는 천천히 립스틱 뚜껑을 열었다.붉은 색이 거울 위를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사각.사각.떨리는 손끝이 한 글자씩 새겨 넣었다.‘안녕.’단 두 글자.하지만 그 두 글자를 쓰는 데는 지난 3년의 모든 시간이 담겨 있었다.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붉은 글씨 위로 투명한 물방울이 번져 내렸다."...미안해요."작게 중얼거린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이별은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이 더 아픈 법이었다.차도윤.태하그룹 회장 차 태하의 장남.그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평범한 삶을 허락 받지 못한 사람이었다.태하그룹의 후계자.그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철저하게 길러진 남자.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는 물론 아랍어까지 자유롭게 구사했고,승마와 골프, 펜싱, 피아노까지.그의 인생에는 '싫다'는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았다.어머니 이명희는 아들의 완벽을 위해 자신의 인생까지 희생했고,도윤 역시 단 한 번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냉철했다.계산적이었다.그리고 누구보다 잔인했다.그에게 사람은 신뢰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었다.여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냉철하고 계산적인 그에게 세상은 단 하나, 태하그룹을 지켜내야 하는 전장일 뿐이었다. 그런 냉혹한 세계에서 그에게 여자란 자신의 욕망을 해소하는 도구이거나, 혹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9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