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oes in the Ashes

Echoes in the Ashes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22
By:  The Eagle GirlCompleted
Language: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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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ce-glorious empire is in ruins, its capital buried beneath ash, following a bloody uprising. A competent scavenger who has been hardened by grief, Zara endures in the broken world, plagued by memories of the empire's devastation, particularly the ruthless purge that claimed her family's lives. She discovers a secret amid the rubble: a wounded man named Kael who says he is the final heir to the crumbling empire. Zara reluctantly consents to assist him, viewing his survival as a way to make amends. But Kael isn't interested in bringing back the empire he was born into. Rather, he is dangerously knowledgeable about a weapon that could upset the delicate balance of power in the world. An unforeseen attachment forms between Zara and Kael, complicating their objective as they create an uneasy alliance to traverse the lethal world of bounty hunters, imperial loyalists, and rebels. Zara is compelled to face her own troubled past—including the potential that her long-lost brother is still alive and fighting for one of the factions—as they delve deeper into the empire's hidden secrets. After the rebels kidnap Kael and torture him to find the weapon, Zara must decide whether to risk everything to save him or let him perish. Zara and Kael are pushed to the limit by their increasing love and the burden of their common past as they work against the clock to destroy the weapon and keep it out of the wrong hands. Will the fires of their decisions consume them or will they find salvation in a world of as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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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Chapter 1

“세상에 누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은 없어요. 부모님 건강도 좋지 않고, 저는 고향에 내려가 선도 보고 결혼 준비도 해야 해요.”

“대표님 결재가 났으니 절차대로 인수인계하고 한 달 뒤에 나가겠습니다.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야 하이솜은 자기 물건을 다시 정리했다.

하이솜은 이 집에서 3년을 살았다.

짐은 많지도 적지도 않았다. 꼭 필요한 물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렸다.

서서히 비어 가는 방을 보자 하이솜은 잠시 멍해졌다. 잊었다고 믿었던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8년 전, 평범한 읍내 출신인 하이솜은 세연대에 합격했고, 경울시 재벌가의 외동딸 기하은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집안도 환경도 전혀 다른 두 여자는 이상할 만큼 마음이 잘 맞았다.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쇼핑을 다니며 매일 붙어 지냈다.

그러는 사이 하이솜은 기하은의 세계 안으로 들어갔다.

기하은의 가족을 알게 되었고, 기하은의 오빠 기선후를 좋아하게 되었다.

다만 그 마음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두었다.

졸업 뒤 기하은은 유학을 떠났다.

하이솜은 경울시에 남아 직장을 구했고, 기선후의 비서가 되었다.

기선후를 자주 볼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러다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기선후가 누군가에게 의해 약을 먹은 날이었다.

하이솜이 병원에 연락하려 했지만,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기선후에 의해 벽으로 밀려났다.

거센 키스가 숨 쉴 틈 없이 쏟아졌다.

긴 밤이 지나고 눈을 떴을 때, 기선후는 창가에 앉아 있었다.

담배 연기 속에 잠겨 있는 윤곽이 뚜렷한 얼굴은 차분하면서도 쓸쓸해 보였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돌아본 기선후가 한마디를 물었다.

“날 좋아해?”

하이솜은 본능적으로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기선후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나를 볼 때마다 얼굴이 붉어졌고, 내가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도 전부 다 기억했지. 졸업하자마자 내 비서로 들어왔고.”

“이 모든 게 우연이라고 말하지는 마.”

한 글자씩 차분히 짚는 목소리에 하이솜의 얼굴은 귀밑까지 달아올랐다. 부끄러워서인지, 들켜서인지 구분할 수 없었지만.

죽은 듯한 침묵 속에서 기선후는 카드 한 장을 내밀었다.

“어젯밤은 사고였어.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네 마음에 답을 해 줄 수 없어. 책임질 수도 없고.”

“하은이한테 네 집안 사정이 평범하다는 말은 들었어. 이 카드 안의 돈이면 평생 부족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거야. 전부 잊으면 좋겠어.”

하이솜은 멍하니 굳어졌다. 그제야 지난밤 기선후가 침대 위에서 계속 부르던 이름이 떠올랐다.

‘해나... 소해나...’

기하은의 말에 따르면 소해나는 기선후가 평생 잊지 못하는 첫사랑이었다.

기선후는 소해나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이별 뒤 해외로 떠난 소해나가 여러 남자와 어울린다는 소문이 나도 끝까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이솜은 기하은이 투덜거리며 했던 말을 기억했다.

“우리 집 사람들 다 차갑고 계산이 빠른데, 어쩌다 오빠만 저렇게 지독한 순정파인지 모르겠다니까.”

“몇 년을 기다리면서도 소해나 아니면 다 타협이라고 해. 오빠는 타협하기 싫대.”

하이솜은 그 말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그 말이 떠오르자, 하이솜은 문을 나서려던 기선후를 불러 세울 용기를 냈다.

“돈은 필요 없어요. 저한테 기회를 한 번만 주세요. 대표님, 저랑 만나 보세요.”

“소해나 씨가 돌아오지 않거나, 돌아왔는데도 대표님이 아직 소해나 씨를 놓지 못했다면, 그럼 제가 먼저 떠날게요.”

사랑이 가득 담긴 눈을 마주한 기선후는 잠시 굳어졌다가, 마음대로 하라는 말만 남기고 나가 버렸다.

그날 이후 하이솜은 낮에는 기선후의 비서였고, 밤에는 기선후의 사적인 연인이었다.

사무실, 고급 세단, 집의 통유리창까지 두 사람의 비밀은 곳곳에 남았다.

4년이 지났지만 누구도 두 사람의 관계를 몰랐다.

하이솜은 그 사실조차 달갑게 받아들였다.

며칠 전 기선후의 생일까지는 그랬다.

하이솜은 기선후를 위해 많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축하하려고 했다.

하지만 새벽까지 기다린 하이솜이 본 것은 기선후가 아니라 SNS 게시물 하나였다.

[가장 좋은 생일 선물은 잃었던 것을 되찾는 일.]

평소 SNS를 거의 하지 않던 기선후가 밤하늘 가득한 불꽃 아래서 소해나와 입맞추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본 하이솜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고, 심장은 꽉 막힌듯 조여들었다.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서 하이솜은 기선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소해나였다.

소해나는 몇 번이나 ‘여보세요’불렀는데도 아무 대답이 없자 기선후를 불렀다.

[오빠, 하이솜이라는 사람이 누구야? 전화해 놓고 아무 말도 안 해.]

잠시 뒤, 스피커 너머로 기선후의 나지막하고 가벼운 목소리가 하이솜의 귀에 닿았다.

[신경 쓸 사람 아니야. 그냥 둬. 자, 조금 더 자.]

그때 하이솜은 알았다. 이제 자신이 물러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

하이솜은 자기 짐을 챙겨 나가려다 문 앞에서 기선후와 마주쳤다.

두 사람은 예전부터 거의 매일 밤을 함께 보냈기에, 하이솜은 편의를 위해 기선후의 집에서 지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여기 머물 수 없었다.

짐을 안고 있는 하이솜을 본 기선후의 눈이 잠깐 어두워졌지만 굳이 붙잡지는 않았다.

“집은 구했어?”

“네. 예전에 살던 원룸이요. 집주인하고 한 달만 쓰기로 했어요.”

그 말을 들은 기선후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한 달? 왜?”

하이솜이 설명하려고 했지만, 기선후는 별로 궁금하지 않은 사람처럼 조용히 말했다.

“태워다 줄게.”

하이솜은 거절하려고 했지만 기선후는 물러서지 않았다.

“눈도 너무 많이 오고 시간도 늦었어. 네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하은이가 속상해할 거야.”

하이솜은 결국 차에 올랐다.

예전에는 이 차 안에서 수없이 많은 비밀을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하이솜은 이 차가 익숙하지 않았다.

차 안에는 귀여운 인형들이 가득했고, 시트 커버는 헬로키티로 바뀌어 있었다.

여기저기 간식도 놓여 있었다.

기선후처럼 일처리가 빠르고 차가운 사람이 차를 이렇게 꾸몄다는 사실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이솜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기선후가 한마디 덧붙였다.

“해나가 이런 걸 좋아해.”

그 말 뜻을 하이솜은 곧바로 알아들었다.

오래 침묵한 뒤, 하이솜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사람이 돌아왔네요. 대표님,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기선후는 이런 말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가 중간쯤 갔을 때 소해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눈사람을 같이 만들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갓길에 차를 세운 기선후는 당장 가려다가 옆자리에 앉은 하이솜을 보고 잠깐 망설였다.

기선후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차린 하이솜이 먼저 차 문을 열었다.

“대표님, 저는 택시 타고 갈게요.”

기선후는 짧게 응답하고 차에서 내려 짐을 옮겨 주었다.

하이솜의 손이 미끄러져 상자가 바닥에 떨어졌다.

기선후는 허리를 숙였다가 가로등 아래 흩어진 물건들을 보자 몸이 굳어졌다.

기선후의 이름을 적고도 한 번도 보내지 못한 편지들, 언제 몰래 찍었는지 모를 사진들, 기선후는 아무렇게나 버렸지만 하이솜이 주워 간직한 물건들...

하이솜의 심장이 거칠게 뛰면서 허둥지둥 물건을 주워 담았다.

“죄송합니다.”

기선후는 말 없이 차에 오른 기선후는 곧장 속도를 높여 떠났다.

하이솜은 눈 속에서 오래 기다렸지만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상자를 안고 걸어가려던 하이솜은 그만 배달 오토바이에 치여서 넘어졌다.

종아리에 20센티미터가 넘는 상처가 나면서 피가 바닥을 적셨다.

도망치는 오토바이를 바라보며 하이솜은 통증에 숨을 들이마셨다. 눈밭에 쓰러진 채 한참 동안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통증이 조금 가라앉은 뒤에야 하이솜은 눈길을 절뚝이며 걸었다.

4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원룸에 도착했다.

상처를 대충 처리한 뒤 휴대폰을 켜니, 기선후가 떠난 뒤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

[앞으로는 한 사람을 그렇게 미련하게 좋아하지 마. 세상에 남자는 많아. 나 하나에 매달리지 마.]

하이솜은 그 메시지를 아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날이 밝은 뒤, 하이솜은 건물 아래에서 작은 불을 피워 상자 속 물건을 모두 태웠다.

8년 동안 몸속에서 뜨겁게 타오르던 사랑도 그 물건들과 함께 재가 되었다.

‘기선후, 당신 바람대로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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