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병실 구석을 지키던 김서윤의 눈시울은 이미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속은 타들어 갈 듯 걱정스러웠으나, 부하 직원이라는 처지에 제멋대로 감정을 쏟아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하정훈은 기운 없는 손짓으로 김서윤을 가까이 불렀다.김서윤은 울컥 차오르는 뜨거운 것을 삼키며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에게 다가갔다.“대표님, 부르셨습니까?”하정훈은 창백한 입술을 간신히 떼며 물었다.“그래, 부모님께는 연락 드렸어?”김서윤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 말씀드렸습니다. 깨어나셨다는 소식도 방금 전해드렸고요.”하정훈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김서윤만 곁에 있으면 모든 일이 빈틈없이 처리되니 마음이 놓였다.“그래, 고생 많았다. 너도 가서 좀 쉬어.”김서윤은 입술을 앙다물고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대답한 뒤 천천히 병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병실 문이 조용히 닫히는가 싶더니 이내 거칠게 다시 열렸다.하정훈이 고개를 들었을 때, 문가에는 김서윤이 무언가 큰일을 빠뜨린 듯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 있었다.하정훈은 쇠약해진 기력을 숨기지 못한 채 김서윤의 소란스러운 행동에 기운이 빠진 듯 물었다.“부모님께 안부 전하라고 했더니, 혹시 내가 죽었다고 잘못 보고한 건 아니겠지?”김서윤은 괴로운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닙니다...”하정훈으로서는 그보다 더 큰 사고가 무엇일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김서윤은 입술을 달싹이며 머뭇거리다 말을 꺼냈다.“대표님, 보고를 드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는 일이 하나 있어서요...”하정훈은 김서윤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사소한 일이라면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터였다. 김서윤이 이토록 망설인다는 건 하정훈이 듣고 싶지 않아 할 소식이면서도 동시에 반드시 전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뜻이었다.하정훈은 가장 먼저 회사 일을 떠올렸다.“회사에 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김서윤은 고개를 젓더니 심사숙고 끝에 방금 떠오른 사실을 하정훈에게 알리기로 했다.“대표님, 송남지 씨가 수리스에 왔
놀란 기색이 역력한 김서윤과 달리 송남지는 담담했다.“그래요, 수리스예요. 정훈 씨에게 전해요. 그를 찾을 때까지 수리스 거리의 모든 호텔을 하나하나 다 뒤져서라도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다고.”하정훈의 행방을 알아낼 수 없다면, 그가 직접 자신을 찾아오게 만들면 그만이었다.김서윤이 다급하게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송남지는 기회를 주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호텔 방에 짐을 풀자마자 다시 밖으로 나서는 송남지를 프런트의 금발 직원이 불러 세웠다. 그녀는 번역기를 통해 걱정스레 말을 걸어왔다.“손님, 오늘 수리스 기온은 12도밖에 안 돼요. 그렇게 나가시면 병나요. 비도 많이 오는데 이 우산 챙기시고 백화점에 가서 옷부터 사시는 게 어떨까요?”송남지는 여전히 흩뿌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미소와 함께 우산을 거절했다.“괜찮아요. 제 마음속에 내리는 비가 이 비보다 훨씬 더 거세거든요.”우산 하나로 막을 수 있는 비는 고작 일부분일 뿐이었다. 지금 그녀에게 시급한 건 마음속에 쏟아지는 폭우를 멈추는 일이었다.차가운 공기 속에서 어깨를 움츠린 채 그녀는 수리스 거리를 걸었다. 사람들은 비를 피해 달아났지만, 오직 그녀만이 빗속을 뚫고 다음 호텔로 향했다.이름 없는 저가 호텔부터 7성급 호텔까지, 송남지는 온 거리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걸음을 옮겼다.한편, 성루이야 병원 최상층에서 김서윤은 초조한 얼굴로 불이 켜진 수술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이 소식을 하정훈에게 즉시 보고하고 싶었지만, 수술실에서 나온 하정훈은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김서윤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이곳에서 통역을 맡고 있는 임승아에게 김서윤은 불안한 듯 물었다.“임승아 씨, 의료진은 대표님 상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임승아의 표정은 평소보다 훨씬 굳어 있었다.“상황이 좋지 않아요. 환자가 스스로를 사지로 몰아넣은 수준이라며 현지 의료진들의 분노가 상당해요.”김서윤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사실 그도 알고 있었
공항의 탑승교는 무척 길었다.송남지는 맨 앞줄에서 힘없이 발을 뗐고 수하물 카트를 밀며 추월하려던 외국인 남성에게 뒤꿈치를 치일 뻔했다.탑승구 틈새로 스며든 5월 수리스의 공기는 깨끗하고 서늘했다.풀 내음과 항공유 냄새가 섞인 공기를 송남지는 기내 문 앞에서 깊게 들이마셨다. 그제야 십여 시간 동안 기내를 맴돌던 답답한 공기가 빠져나가고 폐부 깊숙이 신선함이 차올랐다.입국 심사를 받으며 송남지는 여권에 새로 찍힌 도장을 확인했다. 그 도장 바로 옆에는 지난번 입국했을 때의 도장이 나란히 찍혀 있었다.컨베이어 벨트 위에는 이미 남은 짐이 그리 많지 않았다. 송남지는 단번에 자신의 캐리어를 알아봤다. 서경에서부터 챙겨온 이 짐 가방이 섬을 거쳐 머나먼 수리스 공항까지 함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수하물을 찾은 송남지는 느릿한 걸음으로 지하 기차역을 향해 걸어갔다. 마치 목적지 없는 나그네처럼, 그녀는 자유로운 바람 속을 유영하듯 걸었다.발매기 화면에는 현지어와 인타리어만이 가득할 뿐 영어는 보이지 않았다.화면을 몇 차례 두드린 뒤 동전을 넣자, 기계가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연녹색 기차표 한 장을 내놓았다.사실 송남지는 이 표의 목적지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지 못했다.그녀에게 이곳의 언어는 모두 낯설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하정훈과 같은 땅 위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객차 안은 한산했다. 송남지는 창가 쪽 단독 석에 자리를 잡고 다리 사이에 캐리어를 세워 두었다. 기차는 출발하는 기척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매끄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창밖으로 그라피티가 가득한 벽들이 뒤로 밀려나더니, 이내 시야가 탁 트이며 거대한 호수가 한눈에 들어왔다. 비현실적일 만큼 푸른 빛이었다.호수 건너편으로는 설산이 옅은 구름 사이로 아른거렸고 모든 풍경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송남지는 잠시 멍해졌다. 후끈한 열기 가득한 섬에서 막 도착한 터라 눈앞의 설경은 경이로움을 넘어 낯설기까지 했다.워
카페 직원들은 은지영의 서슬 퍼런 기세에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다가, 천남현이 나타나자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천남현은 은지영의 곁에 멈춰 서서 그녀를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앉아 있는 은지영을 내려다보는 천남현의 위압감에 주변 공기마저 얼어붙는 듯했다. 천남현을 보자 은지영의 가슴 속에 맺혀 있던 화가 더욱 거세게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원망이 가득 서린 눈으로 그를 쏘아보며 악에 받친 목소리를 내뱉었다.“이제야 나를 돌볼 마음이 생겼나 보네?”말투에는 특유의 애교 섞인 투정이 배어 있었다.이런 투정은 상대방이 여전히 무조건 자신의 편에 서 줄 것이라는 전제가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었다.“나 상관하지 마, 천남현! 송남지한테 가고 싶으면 그냥 가버려. 너한테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 안 할 거니까! 이제 너랑 말도 안 섞을 거야!”이 말엔 노골적인 삐침이 묻어 있었다.하지만 천남현에게 그런 투정 따위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천남현은 은지영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짧게 말했다. “닦아.”은지영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했지만, 천남현의 말투는 지독하리만큼 차갑고 소원했다.은지영은 여전히 히스테리를 부리며 소리쳤다.“당장 꺼져! 꼴도 보기 싫으니까 한 달 동안 내 눈앞에 나타날 생각도 마! 가서 그 잘난 송남지랑 어디 한번 잘해보시든가!”천남현은 나직하게 숨을 들이켜며 눈썹을 까닥이고는 은지영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는 한참 동안 은지영을 말없이 응시하다가 입술을 뗐다.“지영아, 그거 알아? 내 여동생이 사고를 당했을 때 난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어. 그러다 널 만났지. 가족 연회에서 네 아버지 뒤에 서서 조심스럽게 사람들을 살피던 네 모습에서, 난 먼저 떠난 내 동생을 봤어. 그래서 결심했지. 내 동생에게 다 주지 못한 사랑을 너한테 쏟아붓겠다고. 내 동생이 살아있었다면, 분명 너처럼 부족함 없이 자랐을 테니까.”은지영은 멍해졌다. 그녀는 이제야 오늘의 천남현이 평소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이 모든 상
눈앞의 광경을 견디지 못한 은지영은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바닥에 주저앉아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그 소란을 틈타 송남지는 테이블 위의 라떼를 챙겨 신속하게 카페를 빠져나왔다.카페를 나온 그녀는 길을 에둘러 한 편의점에 들어갔다. 유리창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밖을 살피던 그녀의 눈에 뒤쫓아오는 천남현의 모습이 들어왔다.송남지의 눈동자에 당혹감이 서렸다.이내 천남현이 다가오자, 송남지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지금쯤 은지영을 달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천남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지영이는 달랠수록 더 수습이 안 되는 사람이라서요. 차라리 혼자 두는 게 낫습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천천히 덧붙였다.“무엇보다 이제는 깨달아야죠. 누구도 영원히 제 편에 서 줄 순 없다는 사실을요.”이성을 되찾은 천남현의 눈빛은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정식으로 사과하겠습니다. 예전에 남지 씨가 은지영과 내기를 했을 때, 하정훈이 아무에게도 투자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는 소문을 낸 건 내가 고의로 한 짓이었어요.”그의 사과 태도는 꽤 진지했다.하지만 그 진지함이 송남지에게는 도리어 기괴한 이질감을 주었다. 저토록 쉽게 사과하는 모습에서, 그가 과거의 잘못을 그저 가벼운 해프닝 정도로 여기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송남지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천 대표님, 용서는 힘들겠지만, 사과는 받아줄게요.”그녀가 사과를 받아들인 건 본인이 충분히 강해졌기 때문이지, 천남현의 태도에 마음이 움직여서가 아니었다.천남현은 씁쓸한 듯 어깨를 으쓱했다.“내 사과가 가식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진심은 말이나 표정만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죠. 그때의 일은 합리적인 선에서라면 무엇으로든 보상하고 싶습니다.”송남지는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가 보상하길 원한다면, 그건 마땅히 그가 짊어져야 할 몫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송남지는 천남현을 도덕적 잣대로 옭아매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의 호의를 거절할 만큼 고결한 척
송남지의 눈매가 서늘하게 가늘어졌다. 귓가를 맴도는 소음이 지나치게 소란스러웠던 것이다.그녀는 무시로 일관하며 공항 내 카페로 들어가 잡지 한 권을 집어 들고 라테를 주문했다. 뒤를 졸졸 따르던 은지영을 유령 취급한 셈이다.하지만 은지영 역시 포기하지 않고 커피 한 잔을 주문하더니,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송남지의 맞은편에 앉았다.송남지가 고개를 들어 은지영이 든 책을 무심하게 훑으며 물었다.“너 현지어 알아?”은지영은 당황하며 슬그머니 책을 옆으로 치우고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네가 상관할 바 아니거든?”송남지가 비웃듯 가볍게 웃었다. 은지영의 속내를 훤히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예전 재스민 투자 계약 건 말이야. 하정훈이 아무도 나한테 투자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고 천남현 시켜서 사기 친 거, 네 짓이지?”은지영의 표정이 일순간 굳어지더니 눈동자에 당혹스러운 기색이 스쳤다. “나 아니야.”송남지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웃었다.“은지영, 넌 정말 거짓말에 소질 없구나.”은지영이 이를 부득부득 갈며 쏘아붙였다.“아니라면 아닌 줄 알아! 너한테 투자하지 말라고 시킨 건 원래 하정훈이었어. 너랑 이혼하려고 작정했는데 네 뒤를 봐줄 리가 없잖아!”송남지는 읽던 패션 잡지를 덮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은지영을 훑어내렸다.“어머, 그래? 그렇게 무관심한 양반이 왜 재스민을 네 손에서 뺏어다 나한테 줬을까. 듣자 하니 네가 재스민을 끝까지 안 놓으려고 버티다가 은씨 가문 어른들한테 호되게 당한 뒤에야 꼬리를 내렸다던데.”은지영은 폐부를 찔린 듯 당황하더니, 들고 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송남지에게 확 끼얹으려 했다.송남지는 피할 새도 없이 굳어버렸지만, 그 순간 누군가 전광석화처럼 끼어들었다.천남현이었다.은지영의 커피는 고스란히 천남현의 몸에 쏟아졌고 주변 손님들은 행여나 제 몸에 튈까 겁난다는 듯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카페 직원들이 수건을 들고 달려와 현지어로 시끄럽게 물었으나 천남현은 손짓으로 그들을 물리고 손수건을 꺼내 옷
“이 사람이 진짜!”송건우는 손가락으로 하정훈을 가리키며 얼굴을 붉혔다.그때 송연경이 헛기침을 하더니 여전히 거만한 태도를 유지하며 말했다.“인성이 훌륭해서 우리를 집에 들였다니 이게 무슨 말버릇이야?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는 모양인데 우리는 남지의 어른일 뿐만 아니라 그쪽의 어른이기도 해. 어른에게는 좀 더 공손하게 말하도록 해.”하정훈은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고 씩 웃으며 의자에 몸을 기댄 채 거만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뭘 더 공손하게 해야 하죠? 까먹으셨나 본데 저는 원래부터 버릇이 없답니다.”송남지는 하정훈
하정훈은 사람을 시켜 태블릿을 가져오게 했다. 그 안에는 결혼식 전체의 디자인과 기획안이 담겨 있었다.송남지는 고개를 숙이고 꼼꼼히 화면을 살펴보았다. 사실 그녀는 모든 걸 하씨 집안 뜻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자신에게 보여 주었으니 대충 넘길 수는 없었다.하정훈은 송남지 옆에 앉아 소파가 살짝 꺼진 자리를 내려다봤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만들어진 자국이었다.송남지는 태블릿에 시선을 고정한 채 집중하고 있었고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올이 볼에 닿았다. 하정훈은 자연스럽게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
하정훈은 몸에 꼭 맞는 잠옷 한 벌을 든 채, 어색함과 곤혹스러움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그는 멋쩍은 듯 설명했다.“나는 잘 때 이걸 입는 게 습관이라서...”그는 송남지에게 자기 침실을 내주려고 했지만 잘 때 항상 입는 잠옷 없이는 도저히 잠들 수가 없었다.그래서 남몰래 침실에 들어왔던 것이다.어색한 기류가 감도는 순간이었다.하정훈은 살면서 처음으로 묘한 도둑질하는 기분을 느꼈다.뭐라도 둘러대려던 찰나, 송남지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왜 이렇게 흠뻑 젖었어요? 우산 안 썼어요?”그녀의
“네가 그날 윤 씨 저택에서 나올 때, 몇 가지 소지품만 챙겼잖아. 중요한 물건 몇 가지를 놓고 온 것 같던데.”윤해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송남지의 뇌리에는 서재에 있던 물건들이 떠올랐다.그녀가 몇 달 동안 공들여 그린 유화였다.그 그림 때문에 그녀는 안료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었다.송남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지금 당장 가서 가져올게요.”하지만 송남지는 윤해진이 그걸 빌미로 협박해 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남지야, 이번에 네가 기흥을 도와준다면, 내가 사람을 시켜서 그 물건들을 송 씨 저택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