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화

Penulis: 청풍야운
부경석은 무겁게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의 눈빛은 깊고, 목소리에는 안타까움이 묻어 있었다.

“채은이가 시집왔을 때, 네 어머니가 얼마나 냉담하고 가혹하게 굴었는지 기억하지? 아플 때마다 의사를 부르는 것도, 네 동생 윤아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고 싶을 때마다 돈을 내는 것도 다 채은이 몫이었어.”

“게다가 그 아이는 네가 늦게 돌아올 때마다 밥상을 차린 채 기다렸고, 네가 고다희 때문에 위장병에 걸렸던 해에도 너를 위해 국을 끓이다 손을 크게 다쳤지.”

부경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채은이는 생전 그런 일을 해 본 적이 없던 아이야.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임씨 가문에 머물던 시절에도 그런 일은 해 본 적이 없었지.”

“그런 아이가 널 위해 모든 걸 바쳤어.”

“하지만 고다희는 너한테 겨우 국 한 그릇을 떠줬을 뿐이야. 그게 그렇게 감동적이고 따뜻하든?”

진성은 침묵한 채 손을 꽉 쥐었다. 그의 눈빛에는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고, 마음속에는 먹구름이 일렁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편, 채은은 이들의 대화를 알지 못한 채 깊이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8시 30분, 그녀는 진성에게 전화를 걸어 이혼신고에 대해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부진성 씨, 혹시 괜찮으시면 9시에 가정법원으로 와줄 수 있을까요? 저는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진성은 핸드폰을 쥐고 담담히 대답했다.

[곧 회의가 있어서 지금은 안 돼. 며칠 뒤에 다시 이야기하자.]

그는 그렇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채은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어제 자신이 분명히 진성에게 시간을 상기시켰던 것을 떠올렸다.

‘아니야, 바쁜 사람이니 그럴 수도 있지, 뭐. 며칠 뒤에 다시 약속을 잡아야겠어.’

그녀는 더 이상 전화를 걸지 않았다.

채은은 어제 지안이 언급한 오지민 교수가 떠올랐다.

그녀는 오지민 교수를 찾아가기로 결심하고, 전화를 걸어 방문을 요청했다.

오지민 교수의 자택에 다다른 채은은 가정부의 안내를 받아 서재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서기 전, 그녀는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오지민 교수의 목소리였다.

“건하야, 네 여동생 문제는 내가 도울 힘이 없구나. 심리 치료는 긴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고, 도중에 멈추면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어. 내 건강 상태가 치료에 영향을 줄까 봐 걱정되는구나.”

그 뒤를 이어, 낮고 차분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교수님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죠. 적합한 분이 계신다면 꼭 추천 부탁드립니다.”

오지민 교수의 대답 소리가 들리자, 가정부가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교수님, 서채은 씨가 오셨습니다.”

오지민 교수가 반갑게 말했다.

“채은아, 어서 들어오렴!”

채은은 서재 안으로 들어서며 대화의 주인공을 똑똑히 보았다.

7할은 치명적인 아름다움, 3할은 부드럽고 우아한 기품을 가진 외모.

그 남자는 놀라울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깊은 눈매, 그 안에 담긴 서늘한 분위기까지. 그는 어두운 그늘 속에 서 있었지만, 예술 작품처럼 차분하고 고요한 위엄을 풍기고 있었다.

남자는 채은이 들어온 것을 알았지만, 그저 오지민 교수에게 정중히 인사하며 말했다.

“다음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채은은 그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그의 정체를 짐작했다.

‘설마...?’

오지민 교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도씨 가문도 쉽지 않은 모양이구나. 그 어린아이가 이렇게 가다간…”

채은은 그제야 확신했다.

도건하, 그는 N시에서 이름난 부동산 재벌인 도씨 가문의 삼 형제 중 막내이자, 대단한 명성을 자랑하는 사람이었다.

도씨 가문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업계에서 무서울 정도의 성장을 이뤘고, 그 중심에는 NS그룹의 대표인 도건하가 있었다.

전설적인 외모와 냉혹하고 단호한 성격, 그리고 신비로운 프로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채은은 그를 이곳에서 마주칠 줄은 몰랐다. 바로 그때, 지안의 말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쳤다.

“며칠 뒤에 있을 명동산 사냥에 도건하도 온다더라?”

건하가 그 행사에 참석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채은은 그가 그런 활동에 흥미를 가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일순간 호기심이 일었지만, 다시 마음을 가라앉혔다.

한편, 오지민 교수는 채은이 이혼했다는 소식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당시, 오지민 교수는 채은이 대학생 중 가장 뛰어난 제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혼 때문에 심리학 공부를 중단한 것을 아주 아쉬워했는데, 그런 제자가 이혼을 겪고도 단단해 보이자 마음이 놓이는 듯했다.

“채은아, 그때의 너는 심리학과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이었어. 그때 학업을 포기하지만 않았더라면, 지금쯤 심리학 분야에서 큰 성과를 이뤘을 거야.”

“이제야 시간이 생긴 것 같은데, 다시 심리학을 공부할 생각은 없는 거니?”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baru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제30화

    채은은 아무렇지 않은 듯 차창 쪽으로 몸을 살짝 움직였다. 계속해서 채은의 행동을 주시하던 건하는 그녀의 작은 움직임을 눈치챘고, 미소를 머금은 채 살며시 눈을 가늘게 떴다. 하지만 채은이 낯선 사람에게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익히 알았던 그는 곧 이해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도 대표님, 보떼로 가시나요?”운전기사는 백미러로 단정하고 단아한 옷차림의 채은이 건하와 자연스레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고는 은근히 공손한 어투로 말했다.보떼는 건하가 손님을 접대할 때 이용하는 단골 호텔로, 그의 전용 룸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곳이었다. 건하는 잠시 생각하더니 채은을 향해 물었다.“채은 씨, 추천해 주실 만한 곳이 있나요?” 채은은 잠시 멈칫하다가 답했다.“대표님께서 자주 가는 곳으로 가시죠. 예전에 도와주신 일도 있고, 오늘은 하린이도 저를 많이 도와줬으니, 제가 감사의 뜻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요.” 채은은 분명히 건하에게 신세를 졌다. 비록 건하의 도움이 그의 여동생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채은은 하린의 치료를 돕기로 결심한 이상,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건하도 채은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고, 운전기사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게 할게요. 기사님, 출발하시죠.”보떼는 N시의 초호화 호텔로, 최고급 소비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수천만 원이 넘는 식사비는 물론이며, 출입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부유층이나 명망 높은 인사들이었으니 말이다. 검은색 카이엔이 보떼 입구에 천천히 멈춰 섰다. N시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건하의 카이엔은 검소한 차량으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연속된 숫자 7이 새겨진 번호판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만했다. 입구에 서 있던 직원이 재빠르게 달려와 차 문을 열었고, 곧이어 로비 매니저도 허겁지겁 달려왔다.“도... 도 대표님,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방은 이미 준비되어 있는데, 이번에도 하린 아가씨와 두 분이신가요?” 건하는 차에서 내리며 채은을 흘깃 보았다. 채은은 스스로 차 문을 열고 내리고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제29화

    채은은 입술을 깨물며 거절하려 했으나, 하린이 먼 곳을 향해 기쁘게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오빠!” 채은이 고개를 들자, 한 남자가 차 문을 열고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깔끔한 맞춤 정장 차림의 건하는 평소의 부드러운 인상과 달리 날카로운 분위기를 풍겼고, 깊고 어두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채은은 왠지 모르게 머리끝이 저릿해졌지만, 건하의 시선을 견디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안녕하세요.”건하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이렇게 또 뵙네요.” 한편, 교무처에서 나온 부윤아는 손에 들고 있던 처분서를 구기며 이를 악물었고, 빠르게 학교 커뮤니티의 게시글을 훑으며 불쾌감과 억울함에 치를 떨었다. ‘서채은이 진짜 그 심리학과 선배라니!’ ‘감히 우리를 속여?!’윤아는 채은이 정말 심리학과의 전설적인 선배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이를 숨기고 있던 그녀의 행동에 분노가 치밀었다.‘그동안 잘도 숨겼겠다? 일부러 숨긴 게 분명해!’‘천박한 X, 오빠랑 이혼하고 벨루스 가든의 집을 차지한 것도 모자라서, 곳곳에서 나한테 맞서면서 치욕을 안겨주고 있어! 이 처분서를 좀 보라고!!’‘우리한테 순종하던 서채은과 비교하면 정말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아!’‘어림없지!’‘오빠한테 이 모든 걸 말해야겠어!”윤아는 복수의 결심을 굳히며 캠퍼스를 나서다가, 멀지 않은 곳에서 채은과 건하의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윤아의 표정은 놀라움에서 분노로 번져갔다. ‘서채은 저 X... 벌써 새로운 남자를 만난 거야?!’윤아는 채은 일행 쪽으로 다가가 보려 했으나 거리가 꽤 멀어, 남자의 얼굴은 똑똑히 보지 못했다. ‘어라? 실루엣이 낯설지 않은데?’윤아는 고민할 겨를도 없이 핸드폰을 꺼내 들고 채은 쪽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연신 사진을 찍은 윤아는 만족스럽다는 듯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생각했다.‘오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어!’‘이걸 오빠한테 보여주면 서채은을 완전히 끝장낼 수 있을 거야! 집도,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제28화

    마치 채은의 감정을 알아차린 듯, 진도윤 교수가 그녀의 어깨를 다정히 두드리며 말했다.“돌아왔으니 됐어. 정말 잘했어.”고개를 들어 격려와 너그러움이 담긴 진도윤 교수의 눈길을 마주한 채은은 코끝이 찡해졌다. 진도윤 교수는 손을 거두며 주변의 흥분한 학생들과 충격에 빠진 윤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채은이는 확실히 내 학생이 맞네. 당시 심리학과가 채은이를 위해 무기한 휴학 허가서를 발급해 준 이유도, 이런 천재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지.”“채은이는 재학 중 최단기간에 전공 학점을 이수했고, 경찰, 정신병원, 심리 상담 센터 등과 협력해 심리학 분야에 수많은 실질적 기여를 했어.”“채은이가 졸업까지 남은 건 아주 작은 걸음일 뿐인데, 우리 심리학과의 천재가 심리 상담 센터의 상담사를 맡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 진도윤 교수의 말투에는 채은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이 가득했다.이 말을 들은 학생들은 모두 채은을 향해 강렬한 호기심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진도윤 교수는 말을 끝낸 뒤, 단호한 표정으로 윤아를 쳐다보며 말했다.“그렇지 않아도 커뮤니티에서 학교 선생님을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보고 오던 참이야. 학생으로서 공부와 탐구에 집중하지는 못할망정, 사적인 감정으로 복수하거나 질투로 남을 헐뜯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네.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은 학교 규정에 따라 처리할 테니, 모두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도록!” 진도윤 교수는 이 말을 마친 후, 채은에게 한 번 더 격려하는 눈빛을 보내고는 자리를 떠났다. 학생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윤아에게 쏠렸다.조금 전 식당에서 자신이 그 글을 썼다고 인정한 윤아는 진도윤 교수의 발언이 자신을 겨냥한 것임을 깨달았다. ‘나... 나한테 하신 말씀일 거야.’‘서채은이 정말 그 심리학과의 전설로 불리던 선배님이었다니!’학생들의 시선을 알아차린 윤아는 얼굴이 창백해졌다가 금세 새빨개졌고, 이내 황급히 자리를 떠나버렸다. 해프닝이 끝난 뒤, 학생들은 채은을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제27화

    여학생의 눈에는 별빛이 가득했는데, 흥분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채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아요, 교수님들께서도 제가 졸업하기를 기다리실 줄은 몰랐네요.”채은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변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특히 심리학과 학생들은 더욱이 그랬다. 심리학과라면 누구나 알 법한 학생, 뛰어난 성적과 독보적인 업무 능력으로 심리학과의 천재라 불렸던 그녀가 바로 서채은이었다!졸업을 앞둔 채 뜻밖의 사고로 인해 자퇴를 결심하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선언한 채은을 위해, 지도 교수들과 학과장은 긴급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학교 측에 특별 요청을 올려 전례 없는 ‘무기한 휴학 허가서’가 발급되었다!학과 전체가 채은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선언과도 같은 것이었다.그 모든 기억이 떠오르자, 채은의 눈에 따뜻한 감정이 스쳐 갔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점점 더 흥분하며 채은을 바라보았다. “정말 그 선배님이라고? 세상에, 그 선배님의 논문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대박이었어!” “서채은 선생님이 정말 그 전설적인 선배님이라면, 단순히 대학 내 심리 상담사가 아니라, 전문 심리 상담사로도 충분한 자격이 있는 거잖아! 경찰과 협력해서 여러 사건을 해결했다는 소문도 있던데?” “와... 내 여신님이 우리 선생님이 되었다니. 교수님께서 보여주셨던 그 시험지를 보면서 꼭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서채은 선생님이었어!” 점점 긍정적으로 변하는 분위기에 사람들은 채은을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순간, 갑자기 윤아가 이를 갈며 통통한 여학생을 향해 소리쳤다. “말도 안 돼! 대체 뭘 보고 떠들어 대는 거야? 서채은이 그 전설 속의 선배님이라는 증거 있어? 그냥 거짓말로 넘어가려는 걸지도 모른다고!” 윤아는 절대 믿을 수 없었다.‘서채은이 무슨 전설적인 인물이라는 거야? 지나가던 개가 웃겠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으면, 왜 우리 집안에서 몇 년 동안 참기만 했겠어?!’통통한 얼굴의 여학생이 억울한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제26화

    하린이 고개를 돌리자, 놀란 척하며 자신을 쳐다보는 윤아의 모습이 보였다. “커뮤니티에 다 나왔잖아. 서채은은 고등학교 졸업장이 전부이고, 부정한 수단으로 우리 학교 심리 상담 센터의 상담사가 된 거라고! 우리보다 학력도 낮은 사람과 어울리다니, 창피하지 않아?” 윤아는 채은을 향해 거만한 태도로 쏘아붙였다. 하린은 화가 치밀어 올라 바로 반박하려고 했지만, 그 전에 채은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하린을 뒤로하고 윤아의 앞으로 나섰다. 채은이 평온한 눈빛으로 윤아를 바라보며 담담히 물었다.“커뮤니티에 올라온 거, 네가 한 짓이지?” “내가 했으면 어쩔 건데?”윤아는 사실을 들킨 것에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더 당당한 태도로 비웃기 시작했다.“다 사실이잖아.” 윤아는 하린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별로 개의치 않는 듯했다.채은이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다는 것도 맞는 말이니 자신은 떳떳하다는 태도였다. 바로 이때, 하린이 차가운 목소리로 끼어들었다.“그 게시글이 뜨거운 화제가 된 건 알고 있지? 아, 허위 사실 유포나 명예훼손이 심각한 경우에는 범죄로 처벌될 수 있는 것도 알고 있으려나?” 하린의 목소리에는 은근한 경고의 뜻이 서려 있었기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집중되며 분위기가 점점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허, 명예훼손?”윤아가 냉소를 터뜨리며 비웃었다. “고졸이라는 게 명예훼손인 거야, 아니면 부정한 수단이 명예훼손인 거야?” “정말 본인 실력으로 우리 대학교의 심리 상담사가 된 거라면, 증명해서 보이면 되잖아!”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대학 심리 상담 센터의 상담사가 될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채은이 정식으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채은이 어떤 증거로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지 의아해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 순간, 채은의 단호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나는 실력으로 채용된 게 맞아.”사람들이 깜짝 놀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제25화

    ‘커뮤니티?’채은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하린은 곧장 핸드폰을 열어 화제의 중심인 게시글을 보여주었다.“이거예요. 누군가 언니의 학력이 고졸에 불과한 데다가, 부정한 수단을 이용해 대학 내 심리 상담사 자리를 얻은 거라고 의문을 제기했어요.”하린은 입술을 깨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채은을 바라보았다.채은은 게시글을 흘깃 본 뒤, 오늘 사무실에서 느꼈던 이상한 시선들을 떠올렸다.‘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옆에 서 있던 하린은 채은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더 초조하고 불안한 듯 말했다.“언니, 이미 많은 사람이 이 게시글을 봤어요. 게다가... 심한 말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언니는 학교에서 버티기 힘들 거예요.” 하린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지만, 채은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그녀를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난 괜찮아. 그저 게시글일 뿐이잖아? 별거 아니야.” “지금 중요한 건 점심부터 먹어야 한다는 거야.” 채은은 이 게시글이 분명 부윤아와 관련 있을 거라 짐작했지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여태 겪은 폭풍우에 비하면 이런 비방은 전혀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한 듯했다.채은의 시선은 차분했고, 미소에는 여유로움이 배어 있었다. 게시글에 담긴 악의적인 말들은 채은에게 전혀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채은의 이런 태도에 마음이 놓인 하린도 미소를 지었다.두 사람은 식당으로 향해 줄을 서려 했다.하지만 두 사람이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하린은 본래부터 도씨 가문의 아가씨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었고, 채은 역시 학교에 발을 들이자마자 뜨거운 화젯거리가 된 ‘미녀 심리 상담사’였다.여기에 커뮤니티 사건까지 더해지자,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일 수밖에 없었다. “저기 봐, 서채은이랑 도하린 아니야? 왜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거지?” “그러게, 두 사람이 왜 같이 식당에 와서 밥을 먹는 걸까?” “뭐야? 대체 무슨 사이지?” 학생들 사이에서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게시물을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