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4화

Penulis: 재인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손연지는 침대 옆에 서서 천천히 그녀의 붕대를 풀어냈다.

상처를 바라보고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파?”

강하리는 통증을 참으며 눈으로 상처를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돌렸다.

“참을 만해.”

“참을 만하긴 뭘 참을 만해? 얼굴이 하얗게 질렸구먼.”

손연지는 말하면서 신속하게 드레싱을 바꿔 주었다.

“이거 이다음에 무조건 흉터 남을 거야. 너 흉터 연고 있어?”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예전에 강찬수에게 심하게 구타당해 많은 상처가 있었다. 그때도 수시로 흉터 연고를 발랐다. 지금까지도 흉터 연고를 집에 구비해 두고 있었다.

“그 팬은 어떻게 처리됐어?”

손연지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절차대로 고소했어.”

“이 문제는 이렇게 끝내는 거야? 더 조사해야 하지 않아?”

강하리는 차갑게 웃었다.

“조사하면 뭘 해? 경찰에서 이미 이 문제는 송유라와 상관없다고 결론 내렸어.”

그리고 구승훈이 송유라를 아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었다. 단지 언급한 것만으로도 그는 불같이 화를 냈다. 그런데 어떻게 그녀가 더 조사할 수 있을까?

“아무리 남모르게 한 일이라도 나쁜 짓은 언젠가 들키게 되어 있어. 송유라가 저지른 일이라면 분명 흔적을 남겼을 거야. 네가 알아보기 불편하면 내가 송유라 팬클럽에 몰래 잠복해서 알아볼까?”

강하리는 침대 옆에 올려둔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구승훈은 다섯 번 정도 전화를 더 한 이후로 더 이상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다.

화가 난 건지 아니면 더 신경 쓰기 귀찮은 건지 알 수 없었다.

강하리는 잠시 아무 말도 없다가 입을 열었다.

“됐어. 그럴 필요 없어.”

“정말 증거가 있다고 해도 구승훈은 송유라를 어떻게 하지 못할 거야. 오히려 조사한 나를 비난할걸. 넌 모르겠지만 구승훈은 이미 이 일을 덮으려고 나한테 돈을 줬어. 그런 사람이 송유라를 의심한 적도 없을까?”

만약 정말 송유라를 의심하지 않았다면 구승훈의 성격에 왜 그녀에게 큰돈을 준 걸까? 그러니 사실 그도 그녀처럼 송유라를 의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5화

    강하리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핸드폰이 무음이어서 보지 못했어요.’구승훈은 코웃음을 치며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 위에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정말 못 본 거 맞아?”강하리는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그렇지 않으면요? 구 대표님은 왜 내가 받지 않았다고 생각해요?”구승훈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강 부장, 내가 너한테 말했었지. 이렇게 쓸데없이 화내지 말라고.”“뭐가 쓸데없는 건데요?”강하리는 순간 참을 수가 없었다.“대표님한테는 송유라 눈물만 쓸모 있는 건가 봐요? 송유라만 화낼 수 있고 나는 이런 화조차 낼 자격이 없는 건가요?”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았다.“강 부장 왜 이렇게 자신을 힘들게 하는 거야? 불러줘야 하는 도우미도 불러줬고 너한테 보상도 다 해줬잖아. 지금은 왜 또 이렇게 억울해하는 건데? 내가 널 병원에 데려다주지 않은 것 때문에 이래?”강하리는 웃음을 터트렸지만 자기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이 젖어갔다.그녀는 눈물을 떨어트리지 않으려고 꾹 참으며 이 남자의 시선을 마주쳤다.“맞아요. 당신이 날 병원에 데려다주지 않아서 그래요. 송유라만 관심이 필요하고 난 관심도 필요 없는 줄 알아요? 애초에 임신도 내가 하고 싶어 한 거 아니고 다른 사람이 날 챙겨 주겠다는 것도 당신이 거절했어요. 구승훈 씨 정말 도우미를 고용하고 나한테 보상을 해주면 내가 억울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감정이란 게 있어요. 돈을 주거나 낯선 도우미를 고용해 주는 걸로 정말 내 마음속에 난 상처를 메꿀 수 있는 게 아니에요.”강하리는 말을 마친 뒤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고개를 돌리고서는 눈물을 닦았다.분명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예전부터 그녀는 잘 울지 않았다. 강찬수에게 피멍이 들 정도로 맞으면서도 울지 않지만 눈앞에 있는 이 남자 때문에는 벌써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구승훈은 고집스러우면서도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마음속에서 또다시 답답함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6화

    강하리는 입을 꾹 깨물더니 구승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아니요, 대표님 마음 놓으세요. 더는 이런 일 때문에 투정 부리지 않을 거예요.”구승훈은 촉촉한 눈으로 강하리를 바라봤다. 속으로는 앞으로 강하리가 걸어온 전화는 무조건 받으리라 약속하려 했지만, 지금은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그는 머리가 복잡해져 시큰둥하게 웃고는 촉촉하게 젖은 옷을 벗어 던졌다.“승재가 아마 주변에 있을 거야. 걔한테 전화해서 옷 두어 벌 가져다 달라고 해줘.”강하리의 입꼬리는 미세하게 떨렸다.그녀는 구승훈이 남아있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녀는 이제 멀쩡했기 때문이다.구승훈은 그렇게 말하고는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그는 평소 스타일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이라 젖은 옷은 절대 안 입으려할 것이다. 아마 구승재가 새옷을 가져다줘야 그를 내쫓을 수 있을 것 같았다.강하리는 곧바로 구승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과연 구승재는 주위에 있었고 이내 옷을 가져다주었다. 옷들 중에는 남성 잠옷도 있었다.“사실 잠옷은 가져오지 않아도 되는데요. 승훈 씨가 여기서 잠을 자진 않을 거니까요.”강하리의 말이 그치자 화장실에서 구승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하리, 내 잠옷 좀 가져다줘.”“...”구승재는 강하리 한테 눈을 깜빡이면서 말했다.“강 부장님, 보세요, 그래도 제가 형을 더 잘 알죠.”강하리는 입술을 깨물며 구승재를 바라봤다. 구승재는 강하리 한테 눈짓을 하며 재촉했다.“빨리요, 강 부장님.”강하리는 구승훈에게 잠옷을 건넸다.그러자 구승재는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쳐다봤다.강하리는 그 표정을 못 본 척 승재한테 말했다.“밤늦게 불러내서 미안해요.”구승재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뭘요, 근데 왜 또 입원하셨어요?”강하리는 그냥 얼버무리며 물음을 피하자 구승재가 반짝거리는 두 눈으로 강하리 옆에 바싹 들러붙었다.“강 부장, 저희 형이 비바람을 뚫고 찾아와 줬는데 무슨 생각이 들어요?”강하리는 이마를 찌푸리더니 대답했다.“아무런 생각도 없어요.”심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7화

    구승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강 부장님, 농담 아니에요. 전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이렇게 오랜 시간 저희 형 곁을 지키셨는데, 송유라 한테 형을 뺏기고 싶으세요? 제가 만약 강부장 님이라면 꼭 형을 뺏기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강하리는 피죽 웃었다.못 빼기겠으면 또 뭐가 달라질 게 있을가. 감정이란 것은 놓지 않는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또한 강하리는 노력도 해봤다.지난 3년간 강하리는 구승훈의 마음을 얻으려 항상 노력을 해왔었다. 구승훈한테 조금의 마음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도 좋았다.하지만 결국 모든 노력은 수포가 돌아갔다.전에도 마음을 얻지 못했는데, 송유라가 나타난 지금 강하리가 성공할 확률은 더욱 희박했다.강하리는 구승재의 말에 그 어떤 대꾸도 하지 않았다.어떻게 대꾸하면 좋을지 몰랐다.보고 있던 구승재는 마음이 조급해 났다.“강 부장님이 연락이 안 됐을 때 저희 형이 얼마나 안절부절했는지 모르실 거예요. 오는 길에 도로가 막히니 차를 도로에 버리고는 강 부장님한테 달려왔죠. 이런데도 형이 강 부장님 한테 일말의 감정도 없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강하리를 마음에 두지 않고서는 구승훈 성격에 이 늦은 시간에 비를 맞으면서 달려왔을 리는 없다.구승훈이 그저 차가 막힌다는 이유로 비 맞으며 왔다는 사실도 강하리는 믿기 어려웠다.하지만 강하리는 알고 있었다. 구승훈은 그녀가 연락이 닿지 않아 마음이 급해졌을 뿐이라고, 더 나아가 그녀가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분노에 휩싸였을 뿐이라고 말이다.구승훈이 찾아왔을 때 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가 왜 전화를 받지 않았냐는 말이었기에 이 추측에 더 힘을 실어주었다.강하리는 더는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는 자그마한 희망을 품고 더 큰 실망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 둘의 관계는 강하리가 구승재 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구승훈이 진심으로 강하리가 걱정됐다면 온종일 전화 한 통 없었을 리는 없다.분명 그녀가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화

    구승훈의 마음은 여전히 부글부글 타올랐다.강하리의 구승훈이 있든 말든 상관없다는 태도가 구승훈을 억장이 무너지게 했다.안현우와는 연락하고 구승훈은 필요없다는 듯한 강하리의 태도 말이다.구승훈은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담배를 피웠다.그는 도무지 자신이 왜 강하리 때문에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담배를 피우다 구승훈의 마음은 더 부글부글 타올랐다.구승훈은 담배를 꾹 밟아버리고는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병실로 들어가자 작은 체구의 강하리가 누워있었다.강하리의 1미터 60정도의 키에 평균에는 속했다.강하리는 평균의 키 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약했다. 허리도 한줌만 하고 살은 그저 있을 곳에 조금 붙어있을 뿐이였다.유산을 하고 나니 더 약해진 듯 했다.게다가 커다란 병실에 누워있으니 더 한없이 약해 보였다.너무 약해서 툭 치면 부서질 것 같았다.구승훈은 부글부글 대던 마음을 이내 가라앉혔다.“배고파? 먹을 것 좀 보내 달라고 시킬까?”온 하루 아무것도 못 먹은 강하리는 열이 내리고 나니 배가 고파 났다.“조금.”구승훈이 나가 전화통화를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먹을 것을 가져왔다.강하리는 죽을 몇 숟가락 먹고는 더 먹을 수가 없었다.옆에 있던 구승훈은 미간을 좁히더니 말했다.“이것밖에 안 먹어?”강하리는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더 먹었다가는 토할 것 같았다.구승훈은 침묵하더니 물었다.“내가 걔들 시켜서 달달한 것 좀 사 오라고 할까? 네가 달콤한 거 좋아하는 것을 까먹고 있었네.”강하리는 머리를 도리도리 저었다.“괜찮아요.”구승훈도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 강하리가 다시 자리에 눕자, 그도 뒤따라 누웠다.구승훈은 강하리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오늘 전화했을 때 누가 받은 거야?”품에 안긴 강하리는 몹시 불편해 빠져나오려 버둥대자, 구승훈은 더 꽉 끌어안았다.“강하리!”강하리는 벗어나는것을 포기하고 조금 뜸들이다 대답했다.“안현우였어요.”“안현우랑 무슨 얘기를 나눴지?”구승훈은 차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9화

    강하리는 머리를 가볍게 끄덕였다."맞아요. 고민 끝에 퇴사하기로 했어요."강하리는 구승훈의 표정을 보지도 않은 채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굳이 보지 않아도 구승훈의 표정이 좋을 리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이미 사직서를 냈으니 더 깊게 설명하지 않았다.세수하고 나오자마자, 구승훈은 이미 옷을 입고 있었다."오늘 회사 변호사가 너를 찾아 계약 해지에 관해 얘기할 거야."말을 마치고 나서 구승훈은 차분한 얼굴로 홀연히 떠났다.강하리는 목구멍까지 나온 말을 결국 뱉어내지 못했다.손연지가 회진할 때 강하리한테 물었다. "어젯밤에 승훈 씨가 왔어?"강하리는 머리를 가볍게 끄덕였다."그래도 양심은 있나 봐. 그렇지만 네 남자 정말 만만찮은 놈이야. 방금 승훈 씨를 마주쳤는데, 그 아우라하며 얼굴색 하며. 그런 사람한테 감히 그런 말을 한 나도 참 대단해."강하리는 입을 비쭉거렸다."뭔 내 남자야. 그런 말 좀 하지 마."손연지는 웃으며 말했다. "내 말이 틀려? 승훈 씨 네 남자 맞잖아."손연지는 눈썹을 찌푸리고는 강하리를 쳐다봤다."어젯밤에 집에 돌아가서 골똘히 생각해 봤는데, 송유라한테 최고의 복수는 구승훈을 영원히 네 곁에 두는 거야. 좋기에는 네가 구승훈 한테 시집가서 너희 둘이 행복한 모습을 보여줘서 송유라를 분노케 하는 거야!"강하리는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네가 나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아. 내가 송유라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왜 송유라를 이길 수 없어? 걔보다 더 예쁘지, 스타일도 더 세련됐지. 얼굴 되지 능력 되지 하는데 왜 걔를 못 이겨?"강하리는 못 참고 웃음을 뿜어내고는 이내 슬픔이 눈에 가득 찼다. "사랑은 이런 도리를 따지지 않아."손연지는 입을 꾹 다물었다. 손연지도 사랑이 이런 도리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 화를 쉽게 삭히기 힘들었다.순간 뭔가가 생각난 손연지는 폰을 뒤적뒤적 거리더니 강하리한테 내밀었다"봐봐. 내가 이미 송유라의 팬클럽에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0화

    강하리는 서둘러 회사 홈페이지를 열어 보았다.운영은 정상화됐지만 사이트 밑부분에는 여전히 송유라의 팬들이 형부를 부르고 있다."형부, 언제 우리 언니랑 결혼해요?”"형부, 너무 스윗해요.”"형부, 저 두 사람 깨 볶는 모습 구경하러 왔어요.”"매형, 빨리 저희 언니와의 열애 사실 인정해 주시죠.”"형부...”형부로 도배되어 있는 댓글들을 본 강하리는 머리가 어지러워 났다.회사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인원들이 있었지만, 이 댓글들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구승훈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하다.‘대표님의 마음이 어찌 넓었으면 상대 팬들도 다 옹호해 주는 건지.’강하리는 한숨을 내쉬고는 폰을 한쪽으로 던졌다.막 누우려고 하는데 누군가 병실 문을 똑똑 두드렸다."들어오세요."방문이 열리자, 강하리는 그대로 얼어버렸다.회사의 수석 변호사였다.구승훈은 과연 말한 대로 한다.그 남자는 단정한 양복 차림으로 엘리트 티를 내며 강하리 앞에 섰다."강 부장님, 이 시간에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강남은 쓴웃음을 지었다.“괜찮아요.”수석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여기 해약 협의서가 있으니 한번 보시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면 바로 서명하시면 됩니다.”강하리는 그 계약을 받아들고 곧바로 위약금에 눈을 돌렸다.100억원.강하리의 관자놀이는 펄떡펄떡 뛰고 있다.구승훈이 그녀를 순순히 떠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다.하지만 그가 이런 말도 안 되는 해약서를 꺼내 들 줄은 몰랐다."강 변호사님, 법을 공부하신 입장에서 이 계약서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강 부장님, 이 계약은 강 부장님께서 체결하신 근로계약에 따른 것입니다.”말하면서 강 변호사는 또 근로계약서를 하나 꺼냈다."강 부장님, 4번, 6번, 3번, 보세요.”강하리는 눈살을 찌푸렸다.강 변호사가 말한 그 항목이 번듯이 적혀 있다.「용역 계약 기간 중 을이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 갑은 을에게 향후 계약 기간 동안 갑이 예상한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1화

    "대표님, 계약 해지 건에 관해 얘기 좀 하고 싶은데요.”구승훈은 차갑게 웃었다."강 부장, 합의서를 보지 못했어?”강하리는 입꼬리가 굳어났다."봤어요...”“봤는데 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강하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정상적인 퇴사를 하고 싶어요. 필요하시다면 후임을 찾아준 뒤 퇴사할 수도 있어요...”구승훈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 없었다. 강하리는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도 구승훈이 불쾌해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강 부장, 우리 회사는 자선단체가 아니야. 애초에 그 근로계약서에 사인했으면 순순히 지켜줘야지.”강하리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표님, 회의실에서 분명히 제 퇴사에 동의하셨잖아요.”구승훈은 순간 당시 회의실에서 강하리가 안현우의 러브콜을 받은 일이 생각났다.구승훈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회의실은 무섭게 조용했다.회의실에 사람들은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구승훈은 탁 하고 손에 들고 있던 만년필을 탁자 위에 던졌다.회사의 임원들은 모두 가슴이 철렁거렸다.이어 맨 앞에 앉은 남자가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강 부장, 내가 퇴사에 동의한 건 맞지만, 네가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했는지 내가 알려줄까?”강하리는 순간 난감해졌다.강하리가 당시 그 2억 원 때문에 다시 구승훈을 찾았을 때, 그가 한 모든 말을 강하리는 기억하고 있었다.강하리는 이런 난처함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아뇨, 기억나요.”"기억이 났으면 강 부장은 몸조리 잘하고 얌전히 출근해.”강하리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해야 그만둘 수 있는 거예요?”구승훈이 눈을 번쩍 뜨더니 말했다."강 부장, 여기는 모텔이 아니야. 백억을 내놓든지, 건강을 회복해서 출근하든지, 아니면 강 부장이 법정에서 나를 마주하고 싶으면 소원대로 해줄 수도 있어.”구승훈은 멈칫하더니 계속하여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백억원은 이미 내가 강 부장의 지난 3년 동안의 고생을 생각해서 싸게 쳐준 거니까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2화

    강하리는 멈칫했다."그 사건, 계속 다른 사람 못 찾았어요?”임정원은 피식 웃었다.“하리 씨가 허락해서 안 찾고 있었는데요. 설마 번복하고 싶은 거예요?”강하리는 문득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지난번에 임정원이 도움이 필요한 자료가 있다고 할 때, 강하리가 거절한 이후로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강하리는 임정원이 분명 다른 사람을 찾았을 거라고 생각했다.임정원이 계속 강하리를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후에 번역할 게 있으면 메일로 바로 보내줘요. 제가 최대한 일에 방해 안 가게 빨리해서 보낼게요.”"그래요, 그렇게 하죠. 이번 일은 뭐예요?”"계약 해지에 관한 문서인데 메일로 보내드릴까요?”"아뇨, 점심인데 같이 밥이나 먹을까요?”임정원의 말이 제안에 강하리도 거절하기 힘들었다."좋아요."강하리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대답했다.임정원와 약속한 레스토랑은 병원 근처에 있었다.강하리가 도착했을 때 임정원은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얼굴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요?"임정원이 물었다.강하리는 살짝 웃었다."요즘 제대로 쉬지 못했어요.”임정원은 강하리가 말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식사 자리는 그럭저럭 조용하고 온화했다.식사를 마치자, 강하리는 그 계약서를 꺼내 들었다.잠시 후 임정원은 심란한 표정으로 강하리를 바라보았다."하리 씨, 무슨 생각으로 이런 계약을 했어요?”강하리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해결하긴 힘들겠죠?”임정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인정하기 싫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강하리도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임정원은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강하리는 이미 그런 결과를 예상한 듯했다.어쨌든, 이건 SH그룹의 법무팀이 내놓은 협의이고 만약 허점을 찾을 수 있다면 구승훈이 이 사람들을 부양하는 데 그렇게 많은 돈을 쓰지는 않았을 거다."정말 구 대표님 곁을 떠날 생각이에요?" 임정원이 또 물었다.사실 이 말을 꺼내면 두 사람 모두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Bab terbaru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93화

    구승재는 문득 그날 밤의 부드러운 입술이 떠올랐다.목젖이 몇 번 움직이고, 심장은 어느새 통제가 안 되기 시작했다.술에 살짝 취한 채 그의 품에 안긴 천아름.붉은 입술은 살짝 열려 있었고, 그걸 바라보는 그의 목이 바짝 말라왔다.순간 정신을 차린 그는 천아름을 품에서 조심스레 떼어냈고, 앞에 놓인 술잔을 들어 한 모금 꿀꺽 마셨다.그리고 바로 깨달았다. 그건 천아름이 마시던 술이었다.그녀는 벌써 화가 난 얼굴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담배 뺏은 것도 모자라서, 이제 술까지 뺏어가?”구승재는 얼굴이 더 뜨거워졌다.다행히도 조명은 어두웠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그럼 내가 한 잔 더 시켜줄까요? 아름 누나가 ‘술 마셔준다’ 해놓고 이 반 잔도 아까워해요?”“안 마셔. 재미없네.”그녀는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구승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까 그건...정말 미쳤었다.순간 그 입술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뻔했으니까.“가요. 데려다줄게요.”“가기 싫어.”천아름은 비틀비틀 그의 어깨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구승재는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심장이 또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로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다.“그럼 어디 가고 싶은데요? 별 보러 갈래요?”천아름은 피식 웃었다.“좋아.”차에서 담요를 꺼내 그녀 어깨에 덮어주고, 핫팩 하나를 손에 쥐여주었다.“이제 좀 말해줄래요? 무슨 일 있었어요?”천아름은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다, 잠시 후 고개를 돌려 구승재를 바라봤다.늘 ‘꼬마 강아지’라며 장난치던 그였지만, 구승재의 얼굴선은 결코 ‘강아지’ 같지 않았다.어딘가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느낌.하지만 성격은, 그 남자와는 달리 훨씬 부드럽고 따뜻했다.그녀는 벽에 살짝 기대더니 손가락을 까딱였다.구승재는 그녀의 손짓에 손바닥에 땀이 맺히는 걸 느끼며 조심스레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누나 예뻐?”천아름의 목소리는 여전히 치명적이고 매혹적이었다.구승재는 순간 목이 탔고, 입술을 몇 번 떨다 겨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92화

    천아름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붉은 입술에 가벼운 미소를 띄웠고, 눈꼬리에 스친 표정은 매력적인 얼굴에 한층 더 치명적인 분위기를 더했다.“왜요? 조명현 씨, 또 뭘 부탁하시려구요? 아니면 이번에도 아내분 보석 맞추는 거예요?먼저 말해두는데요...지금은 개인 오더 안 받아요.”조명현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여전히...하나도 안 변했구나.”천아름은 머리카락을 살짝 넘기며 웃었다.“그럼. 난 나니까. 왜 변해야 하죠?”말투는 사근사근했고, 아까 그가 ‘아내를 위해’라며 장난처럼 던진 말에도 질투 같은 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태연했다.혹여 느꼈다 한들, 그건 분명 ‘착각’일 것이다.그 오랜 시간 동안, 그녀는 단 한 번도 조명현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그래서 내가 약혼했다는 말도, 신경 안 쓰는 거야?”“그건 너 사정이지, 나랑 무슨 상관?”천아름은 휴대폰을 내려다봤고, 마침 구승재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더 할 말 없으면, 난 이만.”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명현의 폰도 울렸다.그가 화면을 보는 사이, 천아름은 벌써 자리를 떴다.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조명현은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가 전화를 받았다.표정이 단숨에 바뀌는 걸 보면, 전화기 너머에 있는 여자는 분명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겠지.도시는 이제 막 밤이 시작되는 시각.열 시 반, 술과 음악에 취해 어깨를 부대끼는 청춘들.하지만 바의 한 구석, 천아름 앞에는 이미 비워진 잔만 일곱, 여덟 개가 놓여 있었다.희미하게 흐려진 눈동자, 손끝에 살짝 집은 가느다란 담배. 옆으로는 수많은 남자들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한편, 여초천의 수술이 끝나자 구승재는 서둘러 이곳으로 달려왔다.천아름이 앉은 테이블 앞에 도착한 그는, 그녀 앞에 늘어선 빈 술잔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얼마나 마셨어요?”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음악 때문인지 아니면 일부러 무시한 건지 천아름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그저 멍한 시선으로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91화

    심준호는 말끝을 망설였지만,강하리는 오히려 단호했다.“딱히 할 말 없어요. 어떤 길은 한두 번은 돌아갈 수 있어도,그 이상은 그냥 시간 낭비예요.”심준호는 한숨을 쉬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밤이 되자, 강하리와 가정부 이모가 병실에 남았다.조시욱은 끝까지 가고 싶지 않았지만 전화 한 통에 결국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연정이는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고,눈을 뜨자마자 입을 열었다.“아빠는?”강하리는 그녀의 볼을 부드럽게 만지며 말했다.“아빠는 일이 있어서, 곧 시간 나면 올 거야.”연정이는 아쉬운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지만,그래도 작게 “응” 하고 대답했다.강하리의 가슴은 알 수 없는 고통으로 저려왔고,그녀는 연정이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췄다.손연지는 그날 몇 번이나 병실에 왔었고,밤에도 함께 있으려 했지만, 응급 수술 콜에 다시 나갈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천아름이 병실로 뛰어들어왔다.연정이를 꼭 안아 들며 말했다.“우리 공주님, 어떻게 이렇게 불쌍할 수가 있어?”강하리는 그저 웃었지만,속으론 같은 생각을 되뇌고 있었다.그래...내 아기, 왜 이렇게 어릴 때부터 힘든 일만 겪어야 해?천아름은 연정이와 잠깐 놀아주고,간단히 뭐라도 먹인 뒤 다시 잠들게 했다.병실이 조용해지자,두 사람은 새로 계약할 광고 모델 이야기를 꺼냈다.강하리는 병원에 있는 와중에도 기획팀에서 보내온 모델 리스트는 꼼꼼히 챙겨보고 있었다.하지만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가기도 전에 병실 문이 다시 한 번 두드려졌다.이번엔 낯선 남자가 들어왔다.얼굴 생김새는 조시욱과 어딘가 닮은 듯했지만,더 노련하고 세련된 분위기.정장에 코트까지 걸친 모습.선 굵은 이목구비에, 어딘가 유쾌하면서도 위험한 기운.강하리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구시죠?”남자의 눈은 잠시 천아름을 스친 뒤 작은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조명현입니다.시욱이 일이 생겨서 제가 대신 물건 좀 가져다드리려고요.”그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들고 있던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90화

    여초천의 자살 시도는 여초연에게도 꽤 큰 충격이었다.사실 지금이 그녀를 압박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지만, 구승훈은 오히려 이때 물러나겠다는 뜻을 보였다.준봉은 그게 이해되지 않았다.구승훈은 조용히 차에 올라탔다.“지금 내 상태로는 운전 못 해.”그는 말하면서 셔츠의 윗단추 두 개를 풀었다.“여초연한테 여초천이 지금 응급실에서 치료받는 걸 직접 보게 해. 그리고 말해. 이젠 약 하나만 넘기면 되는 게 아니라,임희주 약도 전부 내놓으라고. 그리고 노민준이 개발한 약, 진시연한테도 주사해. 압박 좀 줘.”준봉은 머뭇거리며 자꾸만 뒷좌석을 힐끗거렸다.구승훈은 눈매가 짙게 내려앉은 채,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할 말 있으면 해.”“선생님, 굳이...임희주까지 구할 필요가 있으신가요? 이런 거 부인께서 알게 되면, 오해가 더 깊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구승훈은 아무런 대답 없이 창밖을 응시했다.그의 눈동자엔 많은 감정이 얽혀 있었다.준봉은 속으로 몇 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구승훈은 그저 조용히 말했다.“만약 네가 강하리 입장이었고 내가 다른 여자랑 껴안고 있는 사진이나,침대 위에 함께 있는 장면을 봤다면...너라면 어땠을 것 같아?”준봉의 이마가 순간 찌푸려졌다.이건 뭐라 말하긴 좀...어쩌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죽여버릴 수도 있고,어쩌면 두 번 다시 보기 싫다고 등을 돌릴 수도 있을 거다.어떤 경우든 자기 목숨은 보장 못 하는 대답이겠지...잠시 고민한 끝에 준봉은 조심스레 말했다.“제가 부인이라면, 아마 정말 많이 화가 났을 것 같습니다.”구승훈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그렇지. 화도 안 내면 그땐 진짜 끝난 거지.”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거든 호텔 두 달 이내의 CCTV와 투숙 기록 전부 확인해. 임희주랑 나, 같이 드나든 기록이 있는지 봐.”준봉은 살짝 찡그렸지만, 이내 곧 “네” 하고 대답했다.호텔 쪽에서 꽤 빠르게 자료를 보내왔다.구승훈이 비행기를 타기 전, 영상이 도착했다.기록상으로는 구승훈과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9화

    조시욱은 쓴웃음을 지었다.가끔은 자신이 너무 소심한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다.하지만 감정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아무렇지 않게 무시할 수 있을까?구승훈도 강하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마침 조시욱을 보게 되었다.그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저 시선을 다시 돌려 강하리를 바라봤다.“아직까지도 나한테 대답 하나 안 해줄 거야? ”구승훈의 말은 쓸쓸했고 억울함이 묻어 있었다.강하리는 입술을 움직이다가 결국 짧게 말했다.“핸드폰 돌려줘.”구승훈은 눈썹을 살짝 올렸지만 당장 줄 생각은 없어 보였다.“얘기가 끝나고 나면 줄게.”강하리는 화가 치밀어 올라 발로 차고 싶었지만 자신의 다친 다리를 생각하니 그럴 가치도 없었다.결국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누가 나한테 사진을 보냈더라...”구승훈의 눈이 날카롭게 가늘어졌고 그는 조용히 그녀의 핸드폰을 꺼내 그녀 손에 건넸다. 처음 사진을 받았을 때 강하리가 삭제하지 않았다.그 후에 일이 터졌고 침대 위의 영상까지 본 뒤에는 그 사진조차 다시 보기 싫어졌기에 그냥 그대로 남겨두었을 뿐이었다.강하리는 몇 번 화면을 터치하더니 이내 사진 하나를 보여주었다.도촬로 찍힌 사진이었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선명했다.임희주는 수줍고 애틋한 얼굴에 구승훈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래서 그때 이후로 구승훈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혐오감이 밀려왔다.구승훈의 눈동자엔 위험한 기운이 스쳤다.그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강하리를 바라봤다.“이게 나 아니라고 하면...믿겠어?”강하리는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핸드폰을 챙겨 들고 조시욱을 바라봤다.“집에 데려다줘.”조시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다가왔다.하지만 구승훈은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복잡하고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치고 있었다.“강하리, 넌 처음부터 나를 믿은 적이 없었던 거야?”강하리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 조소가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신뢰는 항상 서로 주고받는 거야, 구승훈 내가 널 믿지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8화

    강하리는 구승훈을 똑바로 노려보며 말했다.“누굴 만나든 그건 당신 자유야. 나랑은 상관없어.”그녀의 눈가가 붉어져 있었고, 구승훈은 갑자기 장난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정말 누구든 괜찮아? 임희주만 아니면 다른 사람은 다 후처로 받아줄 수 있어?”강하리는 대답하지 않고 휠체어를 돌려 떠나려 했다.그러자 구승훈은 휠체어의 팔걸이를 단단히 잡고 그녀를 다시 제자리로 끌어당겼다.“나, 임희주랑 아무 사이 아니야. 네가 왜 그런 오해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강하리는 콧방귀를 뀌었다.“그래서? 당신이 아니라고 하면 다 아닌 거야? 내가 왜 당신을 믿어야 되는데?”구승훈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귀 가까이 다가갔다.“내가 진짜 그 여자랑 뭔 일 있었으면... 평생 발기 부전 걸리게 해달라고 빌게. 음, 성기 썩어도 상관없어.”말투가 지나치게 능청스러웠다. 입김이 귓가에 닿자 강하리는 온몸이 얼어붙었고, 본능적으로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때리려 했다.구승훈은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그 손바닥을 자기 가슴에 가져다 댔다.“아니면, 내 심장이라도 파내고 싶어? 그것도 괜찮아.”강하리는 잠시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이내 손을 빼냈다.하지만 구승훈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말해봐. 도대체 왜 그런 오해를 하게 된 거야? 정말 내가 잘못했다 쳐도 내 말을 한마디쯤은 들어줄 수 있잖아.”강하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고, 마음은 이미 복잡하게 뒤섞여 있었다.다행히도 이번엔 구승훈이 먼저 거리를 두었다.그녀는 그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봤다.진심인지 거짓인지 눈빛을 통해 알아내려 했다.하지만 그의 눈동자는 너무 깊고 어두워, 아무런 감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예전에 그녀는 구승훈이 호텔에서 임희주를 안고 있는 사진을 받은 적이 있었다.심지어 안현우의 핸드폰에서 그 장면의 영상까지 직접 본 적도 있었다.사진은 조작일 수 있어도, 영상도 조작일까?하지만 영상이 안현우의 폰에서 나온 거라는 점이 그녀 마음 어딘가에 작은 희망 하나를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7화

    조시욱은 짙은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강하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어디서 얘기할 건데? ”그녀는 구승훈과 눈을 마주쳤지만, 눈동자는 여전히 차분하고 흔들림이 없었다.구승훈은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그녀의 휠체어를 밀고 병실을 나섰다.조시욱은 당황한 듯 따라가려 했지만 구승훈은 발걸음을 멈추지도 않고, 등을 향한 채 차갑게 한마디 내뱉었다.“조 선생은 그렇게 남의 집안일에 끼어드는 걸 좋아하나 보죠?”조시욱은 굳은 표정으로 구승훈을 바라봤다.“난 단지, 하리가 당신과 단둘이 가는 게 걱정될 뿐입니다.”구승훈이 고개를 돌렸고, 얼굴은 마치 한겨울 서리처럼 싸늘했다.그런데 그가 아무 말 꺼내기도 전에 강하리가 또 먼저 입을 열었다.“따라오지 마.”조시욱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문제 생기면 바로 전화해.”“응.”구승훈은 그녀를 데리고 병원 아래 정원으로 향했다.겨울의 정원은 생각보다 을씨년스럽지 않았고, 몇 그루의 납매가 피어 있어 오히려 단정하고 고고한 느낌이었다.구승훈은 강하리를 납매나무 아래로 데려갔다.금빛 꽃잎에서 은은한 향이 퍼졌지만 지금 두 사람 모두 향기를 느낄 여유는 없었다.“난 연정이 양육권 포기 안 해.”강하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구승훈은 두 팔을 가슴 앞에 교차하고 나무 아래에 섰다.노란 꽃잎들이 흩날리며 그녀의 얼굴을 더욱 눈부시게 만들었다.“왜?”그는 갑자기 몸을 기울였고, 손으로 휠체어 양쪽 팔걸이를 움켜잡았다.너무 가까웠다.그의 숨결이 얼굴을 스칠 정도였다.이 자세는 마치 그녀를 품 안에 가두는 것처럼 느껴졌다.“구승훈, 비켜.”강하리는 냉랭하게 말하며 고개를 돌렸다.익숙한 향수 냄새 속에서 임희주의 체취가 느껴져 역겨웠다.구승훈은 입꼬리를 비릿하게 올렸고, 눈빛엔 장난기 섞인 악의가 담겨 있었다.“안 비키면?”강하리는 온몸이 들끓었다.역시, 이 뻔뻔한 남자랑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핸드폰을 꺼내 조시욱에게 전화를 걸려 했다.하지만 번호를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6화

    말이 끝나자마자 구승훈은 심준호의 손에 밀쳐 그대로 흡연실의 유리 벽에 쾅 하고 부딪쳤다.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그쪽을 바라봤다. 마치 말려들까 봐 겁이라도 난 듯 서둘러 자리를 떴다.등이 세게 부딪쳤는데도 구승훈의 표정은 변함없었다.“임희주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그는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심준호는 코웃음을 쳤다.“그래? 그럼 임희주랑 관계 있는 사람은 나란 거냐? 한 사람과 자면서도 다른 사람을 그리워하고, 너 구승훈, 정말 뻔뻔하구나.”구승훈은 이마를 살짝 찡그렸다.“외삼촌.”그는 담배를 손가락으로 짓눌러 껐다.“강하리랑 내 사이에서 내가 잘못한 건 인정해. 그래서 지금 벌을 받고 있잖아. 심지어 그녀가 화가 나서 칼로 내 가슴을 찔러도, 난 감수할 거야. 하지만, 내가 하지도 않은 일까지 뒤집어쓸 생각은 없어.”그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왜 심준호가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됐다.하지만 최근 강하리의 태도를 생각해보면, 자신을 보면 역겨워 하고, 스치기만 해도 손을 씻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구승훈은 벌떡 일어나 나가려 했다.하지만 심준호가 막아 섰다.“어디 가?”구승훈의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이미 죄를 뒤집어썼으니, 적어도 무슨 죄인지 알고 죽어야 하지 않겠어?”심준호는 여전히 놓아주지 않았다.둘은 흡연실에서 대치하게 되었다.구승훈의 눈빛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고, 거기에 살기까지 담겼다.“심준호, 나를 손쓰게 만들지 마.”심준호는 눈을 가늘게 떴다.“그게 무슨 뜻이야?”구승훈은 그의 팔을 거칠게 밀치고 병실 쪽으로 향했다.병실 안에는 아직 몇 명이 연정아 곁을 지키고 있었다.가정부 이모는 백아영 옆에, 조시욱은 강하리 옆에 앉아 있었다.구승훈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네 사람 모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백아영은 여전히 분노가 남아 있었는지 시선을 피했고, 강하리 역시 한 번 쳐다보곤 금방고개를 돌렸다.가정부 이모는 눈짓으로 구승훈에게 말했다.“조 선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5화

    구승훈이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 쪽을 바라보았다.물 흐르는 소리가 막 멈춘 참이었다.그는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살균 티슈로 손을 닦는 강하리의 모습이 차가운 벽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싫어하는 이유가.. 조시욱 때문이야?”구승훈은 무릎을 꿇고 강하리 앞에 앉아 그녀의 턱을 잡아올렸다.“대답해 봐, 조시욱을 위해 몸을 지키겠다는 거냐고?”강하리는 고개를 쳐들며 비웃었다.“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묻는 건데요?”구승훈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휠체어를 돌려 화장실을 나서는 그녀의 등 뒤에서 구승훈은 한참이나 멍을 때렸다. 구승훈이 다시 정신을 차린 건 병실 문이 열리고 심준호와 백아영, 조시욱이 들어와서였다.구승훈을 본 심준호와 백아영의 눈빛이 칼날처럼 날카로웠다.예전에는 무슨 일이 있든 심준호가 먼저 구승훈에게 상황을 묻고 강하리와 화해할 수 있도록 조율하려 했다.하지만 이번 일 이후 심준호는 단 한 번도 구승훈을 찾지 않았다.그건 구승훈에 대한 더 말할 나위 없는 실망을 의미했다.백아영은 당장이라도 구승훈의 뺨을 때리고 싶었지만 수십 년간 유지해 온 품격과 매너로 화를 억눌렀다.세 사람이 강하리와 함께 연정이 주위에 둘러앉자, 병실 한구석에 있던 구승훈은 마치 외부인 같이 느껴져 굳은 표정으로 병실을 나와 유리 창가에 서서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뒤늦게 찾아온 심준호가 말을 꺼냈다.“일은 다 정리됐어?”구승훈은 낮게 대답했다. “거의.”비록 여초연의 주변이 완전히 정리되진 않았지만 그녀를 손아귀에 넣고 있는 이상 큰문제는 없었다.“하리랑 조시욱 일은 너도 알고 있겠지. 승훈아, 너한테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이제 그만 하리 인생에서 나가줘.”구승훈은 멈칫하다 이내 비웃듯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강하리 인생을 방해한다고? 준호야, 세상 사람들은 몰라도 넌 알잖아, 어떻게 된 일인지.”“알면 뭐 하냐? 구승훈, 우리 하리가 몇 번이나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그걸로도 부족해?”심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